부산경마가 시작된지 1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충격적이라고 할만큼 혼란스러웠던 상황들이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경마팬들은 부산경마를 어떻게 대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다. 예상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경주마를 직접 관리하고 기승하는 조교사와 기수들까지도 예측불허의 결과에 적지않게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산경마의 대표적 우승마추리의 기본자료는 모의경주 결과와 경주마의 분양가격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의경주 결과과 실전에서는 전혀 반대의 방향으로 나타나거나 고가마보다는 저가마들의 반란이 거세 경마팬들을 더욱더 혼란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부산경마의 모의경주는 2004년11월에 시작해 올해 8월12일까지 385개의 경주를 소화했다. 당초 올해 4월30일 개장 예정이었으나 지자체와 레저세 협상문제로 5개월이 늦은 9월30일에 개장했으니 모의경주는 그만큼 더많이 시행돼 경마팬들에게 충분한 자료가치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모의경주 결과는 그만큼 중요한 자료가치를 해내지 못했다.

경주마 분양가도 정확히 경주마의 능력에 비례하여 매매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저가의 경주마들이 고가의 경주마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나타냄으로써 지방언론들에게는 좋은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부산경마가 혼란스런 상황으로 치닫게 된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우선 모의경주 자료의 신빙성을 분석해보면 일부 마방의 경주 실전과 같은 개념을 도입해 경주를 치렀으나 많은 마방들이 경주마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현시키지 못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외국산마의 경우는 한국마사회가 호주 뉴질랜드 일본 미국 등지에서 현지가 1만불 내외의 경주마를 일괄적으로 구입해 모의경주를 거친 후 경매방식을 통해 마주들에게 분양했다. 그러다보니 경주마의 능력을 정확히 검증해 경주마를 선택했다기 보다는 어느정도 운이 결합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 현실이다. 국산마의 경우야 서울경마와 별반 다를게 없으니 아직 혈통의 정립이라든지 경주마의 능력검증 시스템이 선진 경마국에 비해 낙후돼 있는 현실이 그대로 나타났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부산경마 만큼은 후진제도를 탈피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선진화된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기획한 바 있다. 일부제도는 선진화된 방향을 잡아가고 있으나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잘못된 제도를 답습하는 현실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경마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주마에 있다. 경주마를 중심으로 모든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더군다나 세계 대부분의 경마시행 국가들은 ‘서러브렛’이라는 단일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한다. 따라서 국적은 다르더라도 경마산업 구조의 틀은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100여개 경마시행국가들은 각기 어느 나라가 더 질좋은 경주마로 더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운영하는가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경마도 경마를 시행하는 한 국제적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발전방향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경주마의 가격을 제한한다든지 일괄 구매하여 마주들에게 분양하는 형태는 선의의 자율경쟁을 가로막아 경마산업의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계획경마에 다름아니다. 계획경마는 결국 선의의 자율경쟁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국제적 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또한 부산경마를 서울경마와 전혀 다른 개념으로 마치 다른 나라에서 운영하는 것처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닌지도 한번 따져 보아야 한다. 현재처럼 상주경마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많은 선진경마국에서 시행하는 형태의 순회경마가 좋은 것인지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상주경마는 상주경마 대로 순회경마는 순회경마대로 각기 장점과 단점이 존재할 것이다. 한국의 경마산업 발전을 위해 어느 제도가 더 좋은 것인지 면밀하게 분석하여 하루빨리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길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