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마사회를 비롯한 각 경마산업 단체들의 워크샵과 심포지움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김봉수 부회장과 각 부서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마단체 대표들과 23일 제주에서 경마발전워크샵을 실시했다. 또 서울마주협회는 25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인마주제 10주년 기념 경마발전심포지엄을 열었다. 이외에도 과천마주클럽은 26일 자키클럽에서 창립 1주년 및 개인마주제 전환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마사회 경마연구원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논문을 현상공모하고 있다.
한국경마 80년 역사상 각 단체들이 이처럼 열성적으로 경마산업 발전방향에 대해 심혈을 기울인 적은 없었다. 이처럼 많은 연구와 토론이 이뤄지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도출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
우리의 경마산업은 8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일제 강점기의 식민지우민화정책으로 도입된 이후 제대로된 발전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 결과 항상 국민들로부터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의 편견에 사로잡혀 `복마전`이라는 멍에를 벗어던질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80년대말 본격적으로 국산마 생산이 시작되고 93년에는 마주제 경마가 도입됨으로써 선진화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후 경마산업 각 분야의 단체들은 한국의 경마산업을 선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배가시켜왔다. 열악한 환경과 제도의 미흡, 정부의 경마산업 발전에 대한 비전 부재 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한국경마를 국제화 선진화시킬 것인가에 초첨을 맞춰 모두가 힘겨운 노력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마산업은 아직도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한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여러문제점 중에서도 각종 규제와 통제가 경마산업 발전 및 선진화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 마주제 경마가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절름발이식의 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마주자격부터 엄격한 통제를 하다보니 선의의 자유로운 경쟁이 가로막히고 여러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마를 단 한 마리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 마주로 등록되어 있는가하면 비슷한 자격과 조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도 마주가 되지 못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 생산농민조차 마주가 된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과 같은 경마선진국의 경우 마주가 등록제로 되어 있어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누구든 마주가 될 수 있다. 생산자는 물론이려니와 조교사들 까지도 자유롭게 생산자와 마주를 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00년이 넘는 경마역사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와 모순을 겪으면서 정착시킨 제도다. 그러나 한국은 마주가 되려면 온갖 노력을 해야하고 그나마 마주가 된 이후에도 손익계산에 따라 마주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우리 경마산업이 발전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신디게이트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돈이 없는 마주도 그야말로 명예로 생각하며 손익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여러사람이 질좋은 경주마를 공동으로 소유하게 된다면 경마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주자격 뿐만 아니라 각종 제도도 개선해야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마권종류 다양화 문제는 오는 11월부터 복연승식이 도입되고 쌍승식이 전경주로 확대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경마관련 세제 개편에 관해서는 그동안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마사회는 레저세 인하와 목적세 폐지 등을 정부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지자체나 정부는 세수 확보에만 급급해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환급률 인상은 더욱 멀게 보인다.
경주편성의 개선, 마방시설 및 환경개선, 경주마 생산 및 육성, 매매분야의 선전화도 이뤄져야 한다.
이렇듯 경마산업의 산적한 과제 속에서 각 경마단체들이 앞다퉈 열고 있는 경마발전 토론회를 통해 발전적인 정책과 비전이 제시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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