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마계는 1930년대 미국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시비스킷`에 대한 열풍으로 뜨겁다. 미국 현지에서는 `시비스킷`의 소설에 이어 영화까지 개봉돼 온 대륙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에는 `시비스킷`을 소재로한 장난감이며 캐릭터까지 등장해 9.11테러 이후 상실감과 무력감에 빠져 있는 미국시민들에게 엄청난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는 소식이다.
필자는 지난 8월말과 9월초 현지 출장을 통해 `시비스킷`의 열풍을 직접 확인하고 돌아왔다. 소설 `시비스킷`은 미국의 여류 작가 힐렌브렌드의 작품이다. 1929년 아메리카대륙은 대공황이 일어나면서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로 접어든다. 그리고 10년간 미국인들은 절망의 한시대를 보내야 했다.
바로 이 시기 `시비스킷`은 영웅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미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시비스킷`은 미국 역사상 가장 힘겨운 시기였던 대공황기인 1930년대에 사람들의 허전한 가슴을 희망과 용기로 적셔주었던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비스킷`의 일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그의 아비마 하드택과 어미마 스윙온 사이에서 태어난 `시비스킷`은 발육부진의 볼품없는 망아지에 불과했다. 경주투입 초기에는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채 불운한 시절을 보내야했다.
그러나 마주인 찰스 하워드, 조교사 톰 스미스, 기수 레드폴라드를 만나면서 인생역전이 시작되었다.
`시비스킷`의 마생 여정은 소설을 읽는 사람이건 영화를 보는 사람이건 간에 엄청난 감동과 삶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특히 영화에는 현역 미국 최고 기수 중의 한사람은 게리스티븐스가 당시 레드폴라드 기수와 깊은 우정을 쌓았던 조지울프 기수로 배역을 맡아 현실감과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시비스킷`에 대한 소설은 이미 한국에도 번역 출간되어 판매중이며 영화도 곧 상륙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필자는 `시비스킷`의 일대기를 접하면서 우리경마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 고민해보았다. 필자는 그동안 발행한 4권의 경마이론서를 통해서 나름대로 경마산업에 대한 개인의 생각을 피력한 바 있다.
세계사를 살펴볼 때 인류와 말(馬)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각 국가별 문화적 차이나 역사의 풍습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미국의 역사와 문화, 한국의 역사와 문화는 많은 차이가 있다. 단편적으로 생각할 때 `시비스킷`이 태어난 미국의 역사와 문화, `새강자`가 태어난 한국의 역사와 문화는 사뭇 다른 차이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역사와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자꾸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우리의 역사는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리고 어느 민족보다도 찬란한 문화를 꽃피워왔다. 또한 우리민족 역시 말과 함께 동거동락하면서 기름진 한반도를 가꾸어 왔다.
그런데도 우리의 마(馬)문화는 어떠한가. 과연 우리 민족에게 찬란한 마문화가 있었던가하고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제 겨우 3백여년의 역사밖에 안되는 미국이 세계의 경마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수준이 떨어지는 경주마들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가 경마를 시행하는 것은 단순히 도박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않은가. 산업이 있고 문화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88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는 이러한 경마산업의 본질적은 물음에 대해 우리의 경마문화를 선진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80년대말부터 국산마생산과 육성을 시작했으며 93년에는 마주제 경마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면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넘어 산이다. 집단 내부끼리 분열과 혼란에 봉착해 있고 소집단은 소집단끼리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돼 큰 틀의 경마산업 발전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시비스킷`의 교훈을 통해 우리의 경마산업이 일취월장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