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5회 코리안더비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올해의 코리언더비는 다른 어느해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다. 출전신청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인 3세의 국산 경주마 14두가 출전하여 기량을 겨룬다.
경마대회 중 최고의 상금이 걸렸다는 것도 큰 관심거리이긴 하지만 코리안더비가 갖는 의미 자체가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올해 펼쳐진 여타의 경마대회와는 다르게 게이트를 꽉채운 14두가 출전했고 편성도 가장 어려운 형국이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동안 코리언더비가 시행되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대회 우승마들에게 비운이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제1회 대회때부터 코리언더비 우승 이후 마필에 이상이 생기는 비운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몸값이 치솟고 최고의 종부마로 대우를 받아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직 한국경마의 현실이다.
올해 우승마에게는 제발 비운이 생기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코리언더비가 우리나라의 경마문화를 선진화시키는 첨병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더비 경마대회는 경마시행국마다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육성시켜나가고 있다. 더비 대회가 창설된 것은 현대 경마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경마대회의 대명사로 통하는 더비의 기원은 200여 년 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79년 더비 백작 에드워드 스탠리 12세가 엘리자베스 헤밀톤이라는 여인과 결혼하면서 귀족들의 풍습에 따라 경마대회를 열게 되었다. 유별난 일을 잘 벌였던 더비 백작은 결혼을 기념하여 특별한 이벤트를 구상했다.
당시 영국에서는 5세 이상의 토종말로 레이스를 펼치는 5,000m 전후의 장거리경주가 대부분이었다. 더비 백작은 특별 이벤트로 3세의 암말만 출전하는 2,400m 레이스를 개최했다. 이 이벤트는 입섬의 더비경 소유 호텔 이름을 따서 ‘오크스’ 대회라 불렀다.
제1회 오크스대회에서는 더비 경 소유의 ‘브리지트’가 우승하여 오크스 호텔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렸고 승리에 고무된 백작은 숫말도 참가하는 3세마 경주를 제안했다. 이에따라 1780년5월4일 제1회 더비 대회가 열리게 됐다. 그러나 더비대회는 그 명칭 때문에 순조롭게 시작되지는 못했다. 더비 백작과 당시 영국 경마계의 유력 인사였던 찰스 번베리경이 서로 자기 이름을 붙이겠다고 시비를 벌였던 것. 두 사람은 결국 동전 던지기를 하여 더비 백작이 승리함에 따라 명칭을 결정했다.
이후 더비 대회는 1,2차 세계대전 기간에도 중단되지 않고 열리는 등 그 명성을 이어왔다.
우리 나라도 5년전 이 대회를 창설하여 경마인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국산마에만 출전자격이 부여돼 경주마 생산농가의 생산의욕을 고취시켜 나가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경주마의 부가가치가 이러한 큰 대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높아지기를 기원한다. 켄터키더비 등 세계의 유명 경마대회에서 우승한 경주마들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몸값이 치솟는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은 경주마매매의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주마의 부가가치를 평가하는 문화도 형성되지 못했다. 올해 코리언더비는 경주마의 부가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코리언더비는 혈통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 같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라는 특성이 이번 코리언더비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경마산업 모든 종사자의 축제로 거듭나는 코리언더비가 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