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선진화되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도의 선진화는 이를 뒷바침하는 법규의 과학화와 합리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경마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마는 매출액과 입장인원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시행제도는 후진성을 면치 못해 [건전경마를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다. 이런상황에서 국회가 제정한 경마발전위원회는 활동조자 이뤄지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한국마사회법시행령은 상위법인 마사회법의 근본취지까지 손상시켜 시행체의 자율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독소 조항은 한국마사회법 제42조(손익금의 처리)에 대한 시행령 제23조(특별적립금의 용도)다. 마사회법에서는 시행체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시행령에서는 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적립금을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장관이 정해주지 않으면 마사회는 특별적립금을 사용할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 조항은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에게 실탄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형국이다. 마사회가 의욕을 가지고 경마의 건전화를 도모하려해도 상급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경마시행규정도  추상적이고 복잡한 내용을 나열해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주편성만 놓고 보더라도 많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단거리에 적합한 경주마가 있고 중거리,장거리에 각각 장점을 지닌 경주마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경마는 [상위군=장거리] 개념의 경주편성 정책으로 일관하다보니 등급이 오르면 경주거리도 따라서 늘어나는 획일성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단거리나 중거리에 적합한 경주마들은 조기에 도태되어 경주마 자원활용의 극대화를 꾀하지 못하고 있으며 장거리를 잘달리는 말만 인기마로 각광받는 모순이 생기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시행되어 대표적 후진제도로 지탄받던 시행체마주제가 폐지되고 93년 8월부터 개인마주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각종 경마법규의 후진성으로 인해 절름발이 제도가 되고 있다. 시행체와 마주협회,조교사협회, 기수협회, 생산자협회 등이 상호간의 불신과 불만만 팽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마시행의 선진화는 경마법규의 개정을 통해서 가능한 것임을 강조해두고자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