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사협회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경마중단의 위기감이 시시각각으로 증폭되고 있다. 경마중단의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는데도 단체행동에 나서는 당사자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경마중단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즉 ‘설마 경마가 중단되랴’하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옛말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설마 설마’ 하다가 실제 상황에 봉착해 낭패를 본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비유한 말이다.
지금 경마장의 풍경이 꼭 이 지경이다. ‘설마 저희가 경마를 세우랴’는 막연한 믿음을 무기로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형국이다. 경마시행에 대한 여러 불신들이 합쳐지면서 일부 구성원들은 심정적으로 다른 사람이나 단체가 경마를 중단시켜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측면도 있는 것같다.
그러나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실제 경마가 중단된다면 그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돼 나갈 것이다.
우선 경마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에는 선진국들에 비해 가뜩이나 성인오락이 자리잡고 있지 못하다. 경륜이 생겼고 카지노가 도입될 예정이지만 경마만큼 재미 있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줄만한 오락은 없다. 경마가 중단되면 하루 12만명 이상의 경마팬이 다른 소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회적 범죄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나타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정부의 경우는 금전적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1년에 수천억원의 세금을 경마에서 징수해간다. 경기도 과천시의 경우 재정자립도 전국 1위,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전국 1위 등의 영예를 안았는데 경마가 중단된다면 이런 영예가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다음은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입장을 살펴보자. 한국마사회 임직원은 물론이요,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과 경주마 생산농민들도 생계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주마 생산농가와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들의 손해는 말할 나위도 없다.
경주마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마주들은 재산상의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만 경주마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데 먹이조차 먹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 또는 수십억원을 투자한 마주들의 재산 손해는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마주들이 경주마를 구입하지 않으면 생산농가가 망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잔소리에 속한다. 경마전문 매체 및 경마정보 시장 종사자들, 경마장과 지점의 매점과 식당, 전문지판매업자....등 모두가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미처 상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곳곳에서 발생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마권매출액 부문만 3조원이 넘어 세계 8위의 수준에 올라 있다. 총체적인 경마산업의 규모를 추산해보면 20조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경마장에서 경마가 중단이 된다면 거대한 산업이 송두리째 없어질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와 한국마사회 그리고 조교사협회 노동조합은 경마중단 이후의 문제점을 신중하게 판단하여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자기 몫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여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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