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도박=패가망신이라는 사회의 편견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세계 130여 국가에서 국민생활과 밀접한 대중적 레저로 또는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경마가 한국에서는 마치 취급해서는 안될 흉악한 물건(?)처럼 사회적 편견의 사슬에 묶여 있다.  

세상에는 도박의 성격을 띤 내기가 너무나 많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경마에 대해서만 특히 심한 부정적 감정이 팽배해 있다. 화투나 포커로 즐기는 각종 놀이를 비롯하여 골프는 물론이요 프로 축구나 야구와 같은 스포츠에도 내기의 개념이 들어 있고 또 실제로 비공식적으로는 대중적으로 내기가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모든 도박적 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국민적 정서다. 그러나 경마에 대해서는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면 경마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은 왜 팽배하게 되었는가.

경마산업의 기본은 경주마이다. 경주마를 근본으로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주마보다는 사람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 육성하고 경주에 투입한 후 다시 생산에 환류시키면서 경마산업을 부흥시켜야 했으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경주마를 하나의 베팅의 도구 정도로 취급해왔던 것이 우리 경마의 부끄러운 역사다.

또 선진경마국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징수하는 것도 경마를 부정적으로 대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경마에 세금이 많다는 것은 돈을 잃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금을 많이 징수하다보니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늘어나 이들이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각종 제도의 후진성도 경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부채질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경마부정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통제와 규제정책을 강화했다. 그러다보니 축제분위기 속에서 펼쳐져야할 경마가 감시와 통제의 살벌한 분위기에서 펼쳐졌다. 감시와 통제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무언가 잘못이 발생할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국민들의 감정이 곱지않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마제도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이 많아 경마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세계는 서러브렛이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다른 산업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경마산업은 특히 세계가 하나로 움직여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경마산업은 한국내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세계와의 경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국경마가 세계경마국가 분류중 파트3에 진입한 것은 크게 반길만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이 세계와의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의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말등록 및 생산정책의 국제화, 군체계의 폐지 및 나이 성별 우승횟수 상금을 기본으로 한 경주편성, 상금의 현실화와 배분 방법의 경쟁성 강화, 경마정보의 개념정립 및 유통구조의 자율화, 마권종류의 다양화 및 상한제 폐지, 금요일경마 부활을 비롯한 경마일 확대, 국산마 생산의 질적 향상, 경주마 중심으로의 마방환경 개선, 발매창구의 발매와 환급의 분리 및 고액 소액 전용창구 다변화, 가족단위 경마팬을 위한 각종 위락시설의 설치........등 개혁정책들을 실천함으로써 경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경마시행권을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것도 자유로운 경쟁의 걸림돌이 됨으로써 경마에 대한사회의 부정적 편견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1백30여 경마시행국중 국가가 독점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와 일본 인도 3개 나라밖에 없다. 영국, 미국, 프랑스, 호주 등 대부분의 선진경마국들은 많게는 수십, 수백개의 경마시행체들이 활동하면서 경마팬들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도 경마산업의 민영화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