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토)과 3일(일) 경마에서 무려 3개 경주가 편성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분할경주가 없었더라면 모두 5개 경주가 축소될뻔 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국산 신마들이 대거 몰려들어오면서 마방이 부족한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출전 마필이 모자라 경주가 축소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수 없다.
한편에서는 경주마를 수용할 수 있는 마방이 모자라 대기를 하고 있는 신마들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경주에 출전할 경주마가 없어 예정된 경주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계획된 경주는 대국민과의 약속이다. 국민과의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면 경마에 대한 신뢰는 점점 무너질 수밖에 없지않겠는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경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계획된 경주를 실시하지 못한 것은 이만저만 잘못이 아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반증이라도 하듯 지난주 경마장을 찾은 입장객은 그 전주인 5월 마지막주에 비해 무려 2만여명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경마팬들의 실망이 단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경주의 축소는 어느 한분야만의 잘못은 아니다. 시행체인 한국마사회를 비롯해 경주마 소유자인 서울마주협회, 경주창출을 담당하는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 등이 모두 같은 무게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한국마사회의 잘못을 지적하자면 경주계획을 융통성 있게 개선하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국산마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외국산마는 그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맞추어 외국산마 경주 수를 줄이고 국산마경주 수를 늘이는 것이 어떠했을까. 물론 그렇게 될 경우 계획된 상금지급에 문제가 생기는 등 또다른 문제가 파생될 수 있겠지만 정부와 다른 경마관련단체와의 협의로 문제점을 해결해나갈수 있지 않았을까. 당초 경주계획을 수립할 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까. 만약 예측하지 못했다면 그것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서울마주협회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주마의 원활한 공급은 마주의 책임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외국산마 도입이 이뤄지지 못한 예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외국산마 경주계획은 수립이 되어있는데도 출전할 경주마가 모자라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1년 동안 세워진 계획대로 경주마가 도입되어야만 예정된 경주가 편성될 수 있는 것이다.
조교사협회도 의식의 전환을 하루빨리 해야한다. 일반적으로 조교사들은 상금을 월급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관리하는 경주마를 월단위 계획으로 경주에 출전시키는 것이 관습화되어 있다. 이에따라 매월 월초에는 적은 수자의 경주마가 경주에 나서고 월말에 가면 많은 경주마들이 한꺼번에 출전해 상금벌이 경쟁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서는 현행 경마상금 지급방식을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일부 경마선진국처럼 매일 경마가 종료될 때 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월단위로 상금벌이 계획을 세우지 않으므로 매경주 자연스럽게 전력질주하는 것이 보편화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승부조작, 경마부정 의혹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힘이 들더라도 좋은 일이라면 개선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