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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말과 함께한 인생…이제는 아들과 함께 사업 펼쳐 내년 본격화
“말 자원화 하는 일 시급…말산업 종사자 권익 대변하는 단체 필요해
말 통해 기억해주는 사람들 있어 이 업을 계속해야겠다는 자부심 들어”
정부와 한국마사회는 올해 유별하게 경주에서 은퇴한 말들의 활용, 승마장에서 제 수명을 다한 불용마들의 처리 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이는 곧 안전 문제 그리고 대국민 이미지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 다각도로 그 방안을 모색하던 차 ‘퇴역마 용도 다각화’ 사업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홀스타운(대표 김무영)은 경기 파주에 본사를 두고 경북 칠곡에 사무실도 마련, 경주 은퇴마 및 모든 말들의 폐마 처리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김무영(63) 홀스타운 대표를 10월 2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기자 말.
- 홀스타운은 어떤 업체입니까.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의 ‘퇴역마 용도 다각화 지원 사업’에 선정된 경주 은퇴마와 폐마 처리를 하는 전문 업체입니다. 칠곡에 공장을 설립 중에 있습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영농법인 설립도 추진합니다. 도축한 뒤 동물 사료로 납품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애견사료 1위 전문 업체와도 협의가 됐습니다.
- 정부가 골머리를 앓았던 사안이라 관심이 집중됩니다.
FTA 시대 대안이라는 말산업계도 현재 어렵지만, 말산업계의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자 하는 심정에서 시작했습니다. 퇴역마 용도 다각화 사업 공고를 보고 먼저 찾아갔습니다.
도축된 고기를 애완 전문 육포와 소시지 등의 시범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칠곡 공장이 완공되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과 영천의 경주 은퇴마 수요도 감당할 것이라 봅니다. 폐마 처리 전문 업체이기에 죽은 말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제도, 기반 마련도 해야 합니다.
- 경주에서 은퇴한 말들의 처리도 문제지만, 승마장에서 나오는 말들의 처리도 문제입니다.
말을 자원화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폐마하는 데 지원은커녕 처리 방법이 없으니 포크레인을 불러 몰래 땅에 묻는 현실입니다. 소나 돼지를 처리하는 업체가 있지만 비싸고, 말 전문 처리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던 탓입니다.
도축해 보니 고기가 보통 180kg 나오는데 사료 공장에서는 킬로당 4천 원 이상을 못 준다고 합니다. 운송비를 포함해 두당 50만 원을 받고 있는데 승마장에서는 비싸다고 합니다. 30만 원 선까지 가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홀스타운은 경주 은퇴마와 폐마 처리를 하는 전문 업체다. 김무영 대표는 “말을 자원화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며 “말산업계의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자 하는 심정에서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 40년간 말과 함께한 현장의 산증인입니다.
21살 때 대구에서 경찰기마대를 보고 승마를 배우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말을 키우고 싶었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2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말과 인연을 맺었는데 이곳 파주로 오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말을 대여하는 일을 하려다 포니를 수입하고 번식, 분양하는 일을 전담했습니다. 셔틀랜드 포니와 아메리카 포니를 최초로 수입해 분양했고, 어린이 승마체험도 가장 먼저 시도했습니다. 최근에는 여성들과 청소년 승마에 체고나 온순한 성격이 제격인 하프링거가 좋은 것 같습니다. 승마장도 하고 사육 농장도 했고 한국말산업중앙회 창립 초기 멤버로 사업부단장도 역임했습니다.
아직도 주말이면 일산 호수공원에서 마차를 10년째 운영하는데 아이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좋습니다. 파주 헤이리에서도 잠시 했었는데 그 당시 아이들이 어느덧 성장해 차를 타고 지나가다 나를 보고는 내려 “말 할아버지를 기억한다”며 인사도 합니다. 말을 통해 나를 알아봐주고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이 업을 계속해야겠다는 자부심이 들었습니다.
- 자제분도 함께 사업에 참여합니다.
대구 출신으로 구미에서 사업을 했었습니다. 아들도 구미에서 핸드폰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먼저 “아빠하고 말사업을 하자”고 권유했습니다. 승마를 함께했던 조카는 지금 김천에서 승마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 상설 경매 시장을 만드는 게 꿈이었습니다. 근처에 승마공원도 만들어 온가족이 주말이면 찾아와 말도 타고 쇼도 보고 용품도 구입할 수 있는 장터를 구상했었습니다. 전남 영광에서 유치하려고 했었고 최근에는 수도권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관심을 보여 추진 중입니다.
- 말산업 종사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FTA가 본격화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소나 돼지로는 소득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정부에서도 말을 권장하고 있지만 초기 단계입니다. 아직 승마장이나 목장 등 현장에서는 경영이 어렵고 판로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발전 가능성은 무궁하다고 봅니다. 말산업이 발전하려면 연구, 개발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말산업 종사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실질적 단체가 있었으면 합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프로필 사진을 김무영 대표는 무척 아꼈다. 그는 마차를 타고 포니 체험을 했던 아이들이 성장해 자신을 기억하고 인사할 때면 이 업을 계속해야겠다는 자부심이 든다고 회상했다.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