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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온 유훈
“기수는 나의 천직”
“군생활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말을 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말하는 유훈 기수는 19기로 99년 10월에 처음으로 경주로에 데뷔해 이듬해 1월까지 4개월의 짧은 기수생활을 했다.
신인으로 4개월동안 4승을 거둔 그는 많은 경마팬의 주목을 받았지만 군입대로 인해 기수생활을 중단해야 했다.
떠날 때가 되면 소중함을 안다고 했던가? 군입대를 하고 나서 기수가 자신의 천직이라고 느꼈다는 그는 모든 것을 남겨두고 떠나는 기분을 맛보았다.
유훈은 대전에서 군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기수로의 복귀를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를 했다고 한다. 신병교육대를 마치고 위로휴가를 나왔을 때 56kg이나 나가는 체중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식사를 거르지 않는 군대규칙을 어기고 점심은 생략하고 아침저녁도 적은 양을 먹었다.
이러한 규칙에 어긋나는 일이 가능했던 것은 대대장이 그를 좋아했기 때문. 밥을 거르면서도 모든 훈련을 소화해내는 그의 끈기에 감동한 대대장은 이후 많은 배려를 해주었다.
입대전 여린 미소년의 모습에서 이제는 성숙함을 풍기는 그의 변화는 군생활이 그에게 준 선물이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차분히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정신수양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것이다.
“꿈을 향해 달린다”
1주 후에는 26개월 동안 너무나 그리워했던 경주로에 서게 되는 유훈은 최고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5월 1일부터 26조(안해양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체결하고 새벽훈련에 나선 그는 처음에는 다리에 알이 배기는 등 정신이 없을 정도였지만 금방 적응을 하기 시작했단다.
아직은 지켜봐야만 하는 경마일, 다른 기수들의 경주를 보면서 온몸이 불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발주기에 들어선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보면서 마치 자신이 실제로 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주를 구경했다.
20기 후배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그는 ‘더 열심히 해야 살아남는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 경주경험이 4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새롭게 인연을 맺은 안해양 조교사와 한유영 선배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라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새벽훈련을 끝내고 기승기 훈련으로 실경주 출전을 위한 점검을 하고 있는 그는 군대에서 꾸준히 운동을 했고, 특히 제대를 앞두고는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축구와 조깅을 해왔던 만큼 체력에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2년이라는 공백기를 거치고 다시금 경주로에 나서게 될 유훈 기수는 경마팬에게 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노라며 성원을 부탁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