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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승 기쁨보다 연말 순위변경 아쉬움이 크다’
3백승 고지를 넘어선 천창기 기수의 얼굴에선 크게 기쁜 내색을 찾을 수 없었다.
너무나 뛰어난 동기들이 있어 그런 것일까?
아니었다. 연말을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갔더라면 벌써 뛰어넘었을 3백승 달성이 해를 넘긴 것과 연말 순위변경으로 인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3백승 달성 소감을 단지 “쑥스럽다”는 말한마디로 넘긴 것이다.
그에게 3백승을 안겨준 ‘미러클윈’에 기승하기전 천기수는 거리에서는 불안감이 없었지만 3연승을 해오는 동안 약한 편성이었다가 처음으로 강한 편성으로 만났다는 점에서 우려를 했다고 한다.
강한 상대를 만났다는 점에서 실은 선행보다는 선입작전을 구상했지만 흙탕물 속에서 경주를 해야하는 상황이었기에 초반부터 선행을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이전 경주에서도 3백승에 대한 기대를 꾸준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설무리’는 예상밖으로 경주중 밖으로 기대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기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말았다.
그러나 3백승에 대한 조바심은 없었다고 한다. 단지 인기를 모으고 입상에 실패했을 때 자신을 믿어준 팬들에게 미안함을 느껴야 했다.
‘19조 상승세 계속된다’
지난해 천기수는 뛰어난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상운이 따르지 않았다. 평소 5승 정도면 MVP 기수에 뽑힐 수 있었는데, 그 이상을 하고도 MVP를 놓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월 소속조와 함께 시상대에 함께 오르면서 이전의 서운함을 모두 상쇄할 수 있었다.
그가 밝히는 소속조의 올해 기상도는 ‘아주 밝음’이란다. 비록 하반기부터 인연을 맺게 되었지만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선 소속조의 뒷받침이 절대적인데, 19조 경주마 상승세가 그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던 것이다.
그가 19조가 올해도 상승세를 계속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는 것은 향후 국산마 경주의 주도적인 위치에 설 국산 3세 우수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게 3백승을 안겨준 ‘미러클윈’등의 외국산마도 충분히 큰 몫을 해주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다’
천창기 기수를 해외파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일랜드로 경마유학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그가 아일랜드를 다녀온 것은 96년 여름. 비록 3개월의 짧은 기간이었고, 현지에서 실제 경주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경주마 훈련과 사양관리 등 경마에 대한 제반적인 경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경마를 보는 눈을 넓힐 수 있었다.
당시의 경험이 당장에 어떤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심기일전하고 되돌아보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후로 몇몇 기수들이 연수등을 통해 외국경마를 접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는 그러한 기회들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다시금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다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일랜드의 짧은 경험은 앞으로도 자신에게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한다.
‘55세까지 기수로 남겠다’
흔히들 언제까지 기수를 하겠느냐는 질문을 하면 열에 아홉은 ‘체력이 닿는 한’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천기수는 ‘55세까지 하겠다’고 똑 부러지게 답한다.
이 말은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이기보다 자신에게 하는 얘기로 들린다. 남들처럼 막연하게 체력이 닿을 때까지 한다기 보다는 시기를 정해놓고 그 때까지 체력과 기승술을 유지한다는 도전적인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55세까지 팬들이 인정할 수 있는 기수로 남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부상이나 성적부진으로 인해 기수로서의 존재가치가 떨어진다고 느끼면 언제라도 기수생활을 접겠다는 속뜻을 비치고 있다.
평소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다가서는 천창기 기수. 그는 3백승으로 시작한 올해 모든 기수를 대표할 수 있는 기수로 거듭나고자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천창기 인터뷰 - 경마대회 우승과 월간 MVP에 도전한다
― 3백승을 달성했다. 소감은
▲ 연말 기승정지로 인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다소 쑥스럽다.
― 3백승 마필인 ‘미러클윈’ 기승시 우승 예감은
▲ 3연승을 거두며 주목받고 있지만 솔직히 강한 상대를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다. 능력을 고려할 때 경주거리는 무난히 극복하리라 생각했었다.
― 올해 계획이 있다면
▲ 경마대회 우승과 월간 MVP 기수에 자주 뽑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웃음). 소속조에서 뛰어주는 마필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