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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하는 경마인으로 본지 통해 다양한 노하우와 마필산업 발전 대안 제시
한국경마는 초기 지극히 열악했던 상황에서 경제발전과 더불어 여가를 즐기려는 경마팬의 확대로 IMF 등 경제악화 속에서도 2002년까지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경마산업도 매출이 급속도로 감소하는 현상이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바다이야기 파동’이 발생하면서 사행산업의 대부격으로 인식되며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집중적인 포화를 맞아야 했다.
경마산업은 경주마 생산에서 경주가 이루어지고 경마팬에게 보여질 때까지 1차산업에서 4차산업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산업이다.
경주마 생산이 국가 기간산업화된 선진경마국은 대규모 목장에서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해 과 달리 국내 경주마 생산의 현실은 열악한 환경속에서 소규모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국내 경주마 생산 현실속에서 기수, 조교사 생활을 거치고 경마산업에 대한 총체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생산현장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권승주 금악목장 사장의 기고문을 이번 주부터 본지에 싣게 된다.
권승주 사장의 풍부한 노하우와 다각적인 시각을 통해 한국경마의 현실을 진단하고 문제점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기수로, 조교사 생활을 거쳐 경주마 생산 현장에 서 있는 권승주 사장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 평범한 직장인에서 기수로
권승주 사장이 경마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 그는 말 그대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계설계회사에서 설계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지만 반복되는 회사생활은 스트레스가 중첩되면서 무료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신문에서 기수모집 광고를 보면서 그의 인생은 대전환점을 맞이하였다.
남들이 보기엔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는 절대 우연이나 막연한 동경으로 기수를 지원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대전에서 학업을 하던 시절, 근방에 충무체육관이라는 곳에서 실시하는 승마를 통해 매일 아침마다 외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마음 한켠에 자리잡았던 말에 대한 기억이 신문광고의 기수모집을 보면서 구체화 되었던 것이다.
84년 기수양성소에 입소한 그는 정규 11기 기수로 85년 경주로에 첫 데뷔를 했고, 93년까지 8년여의 기수생활을 하면서 219승이란 성적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이는 탔다”고 그는 기수생활을 회고하고 있다.
한편 기수생활을 하면서 운동쪽으로 좀더 많은 것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하지만 처음 중앙대 체육학과 대학원에 응시했지만, 전공의 생소함 등으로 인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기수생활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다”라고 밝히는 그는 오히려 탈락으로 인해 오기가 생겨 더욱 학업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결국 권승주 사장은 기수생활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기수중 유일하게 학업을 병행하며 야간교육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 기수에서 조교사로
기수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던 그에게 커다란 시련이 찾아왔다. 경주에 출전했다가 한 경주에서 6두의 경주마가 인마전도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 당시 경주에서 낙마했던 그는 고려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일주일만에 깨어나는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다행이 부상에서 완쾌되고 다시금 경주에 기승할 수 있게 되었지만, 사고의 영향으로 경주에서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고심하던 그는 조교사로의 전업을 위해 조교사 시험에 응시하게 됐다.
하지만 기수생활 8년차의 젊은 나이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었다. 조교사 전업이 너무 빠르다는 의견이 팽배했지만, 당시 조교사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던 그의 성적은 차석과 너무나 큰 차이를 보였고, 결국 조교사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조교사가 되면서 그가 느낀 점은 한국 경마의 현실이 경마에 대한 이론이 턱없이 부족하고, 또한 일본 자료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해야할 일이 많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결국 한국경마가 발전하기 위해선 누군가 이론적인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한번 해보자라는 다짐으로 바뀌게 되었다.
조교사로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며 그는 95년 ‘경마기수의 경기불안이 경주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며 ‘석사 조교사’가 되었고, 한국경마에 체계적인 이론을 접목시키며 경마를 스포츠의 한 분야로 인식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 조교사에서 생산현장으로
젊고 공부하는 조교사로 인식되던 그에게 또한번의 시련이 다가왔다. 경마부정 의혹에 관련돼 타의에 의해 조교사를 그만두게 된 것이다.
“부정과 관련된 잘못은 없었지만, 도의적으로 그런 사람을 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나의 잘못도 있다”고 말하는 그는 조교사를 그만두면서 제주에서 생산현장에 몸담는 한편, 조교사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쉽지 않은 재판의 길을 선택했다.
결국 제주도에서 경주마생산에 몸담은 지 2년이 지나면서 경마부정에 관련되었던 재판에서 승소를 하면서 조교사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막상 조교사로의 복귀를 희망했던 그는 복귀의 길이 열렸지만, 경주마 생산 현장에 남기로 결정을 했다.
“복귀를 해도 조교사로서 나의 역할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조교사 복귀를 포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권승주 사장은 경주마 생산현장에서 체험한 우리나라의 경주마 생산이 너무 열악한 것을 잘 알게 되었고, 조교사보다는 생산현장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갑작스런 조교사 면허 취소와 제주도 생활 등 복잡다난했던 상황이었지만, 권승주 사장은 학업에 대한 열정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생산현장에 있으면서도 박사학위 과정을 위해 제주도와 서울을 왕복했다.
결국 2005년 ‘경마기수의 자기관리가 경주 성적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됐다.
경주마생산분야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금악목장을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려온 권승주 사장은 탐라대, 제주교육대, 동국대 등에서 스포츠마케팅과 승마, 스포츠심리학에 대해 강의를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 한국 경주마 생산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강의만을 전담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권승주 사장은 단호하게 거절을 했다. 만약 대학강단에 서고 싶었다면 이전에 다른 것을 포기하고 전념했겠지만, 자신은 경주마 생산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국 경주마 생산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전문인력 부족을 꼽는 그는 경주마 생산의 양적 증가가 이루어졌고 질적 향상을 얘기하고 있지만, 생산초기의 말을 타고 순치할 사람이 없는 현실에서 질적 향상은 소원하다는 것이다. 또한 작은 단위의 목장이 위주를 이루는 국내 현실은 생산자들의 생각 변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한편 본지를 통해 매주 기고문을 싣게 된 권승주 사장은 “작은 경험이지만 생산현장에서 느끼고 경마전반을 거치며 배운 점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