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판매인은 에이스 아닌 마사회와 계약…공정 판매 의무 다해야
제삼자 중재로 원만 문제 해결되기를 바라…중대 결정 기대
에이스경마의 ‘갑질’이 점입가경이다. 판매율 1위라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판매인(임차인)들에게 부리는 횡포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장외발매소 지점 내 경판협 소속 판매인까지 “겁이 나서 몰래 팔고 있다”, “약자인 우리로써는 어쩔 도리 없다”며 에이스경마 갑질에 순순히 ‘응답’하고 있는 추세. 이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는 경마팬들 역시 제3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연휴 전 주말에서야 ‘예상지 불공정 판매 관련 공지’를 경판협 소속 판매인들에게 발송했다. 임대차계약서 제5조를 언급하며 “특정 예상지를 판매에 유리·불리하게 진열·판매 등 불공정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위반할 경우 경고 처분, 누적 시 계약 해지된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언급했다.
예상지(전문지)를 승인·관리하는 한국마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대신 마치 이번 사태 책임을 판매인들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 이런 가운데 그간 수도권 장외발매소 두 곳에서 8년째 예상지를 판매하고 있는 A씨를 추석 연휴가 본격 시작한 10월 1일, 직접 만났다. 추석 휴장 전 기회를 잡고자 13시부터 고객들이 꽉꽉 들어차 만석이었지만, 에이스경마 측에서 일방적으로 예상지 부수를 줄인 탓에 판매인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기자 말
- (기자) 에이스경마 측에서 갑자기 부수를 줄였다고 들었다.
- (A씨) “에이스 측은 직접 구두상으로 얘기 안 하고 우리가 왜 적게 주는지 너희들이 알아서 생각하라, 감을 잡으라는 식이다. 경마문화와 퍼펙트오늘경마와 분쟁이 있어 액션을 취하는데 협조를 안 하는 판매인들에게…. 평상시보다 부수를 60% 갑자기 줄였다. 책이 적게 와서 전화하니 전화를 안 받더라. 아무래도 손님이 제일 많기에 실제 타격이 크다.”
-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경마문화를 진열해 판매하는 등 쉽지 않은 결정을 하셨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고객들도 희생당하고 있다. 에이스경마를 주면 경마문화를 안 팔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마사회와 계약을 한 판매인이다. 계약서상 공급하는 모든 책자를 비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 엊그제 마사회에서 공문을 보냈다고 들었다.
“서울경마부 담당자가 직접 와서 사진도 찍고, 공문도 보내 임차인 명의로 사인을 받아 갔다. 공문 내용은 경마문화를 비치하라는 것이다. 상황을 설명한 뒤 담당자에게 원만하게 해결하라고,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당하고 있으니 중재하라고 부탁했다. 담당자가 내용은 알고 있었다.”
- 손해는 얼마나 되는가.
(에이스경마 판매량만 따지면) 한 주, 사흘 기준으로 한 달에 대략 120만 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반면 경마문화와 퍼펙트오늘경마 판매는 그에 못 미친다.”
- 애꿎은 판매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단골손님들이 하도 에이스경마가 없으니 ‘왜 없냐’며 길거리(장외)에서 사온다. 그분들을 위해 판매가 그대로 주고 사오기도 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 역시 에이스 사장을 본 적도 없고 모르지만, 양보도 하고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니 빨리 원만하게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여태까지 해오다가 안 되니 공문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문제 본질은 건전한 예상지 시장의 정착이라고 본다.
“10년여 전부터 이쪽에 있었으니 양쪽 발행사 사장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잘했든 잘 못했든 우리는 자세히 모른다. 개인적으로 경마문화신문이 점잖고 저 역시 선호하지만, 현실이랄까, 빨리 해결에 나서야 한다.
대다수 판매인들 사이에서 평은 ‘에이스 나쁜X들’이라고 소문이 나 있다. 아침에 고객들도 ‘에이스 나쁜X들, 나쁜X들’ 하고 욕하고 간다. 고객들도 알고 있다. 싸움이 계속되면 문제가 깊어진다. 저야 없다고 하고 판매 안 하면 그만이지만 다른 분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어려운 분들이 있다. 그분들은 에이스경마가 없으면 타격이 크다. 제 생각에 시간이 지나면 장사하는 판매인들은 서서히 에이스경마 입장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 해결 방안이 있다면.
“3년 전, 판매율이 높은 뉴월드가 에이스경마와 싸울 때 과천 본장 앞에서 대차게 대항했다. 그러니 에이스경마가 갑질을 못했다. 그랑프리는 판매율이 저조하고 만만하니 당한 것 아니겠는가.
임차인들이 속한 시각장애인협회라든지 공정위 제소, 마사회 민원 제기 등으로 손해배상도 청구하는 등 해결하는 방안도 있다. 판매인들 개인이 나서서 하기에는 시간, 돈 문제가 있는 등 역부족이다. 경마문화가 적극적으로 마사회와 농림부 측에 얘기하고 판매인들을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고 본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제삼자, 한국마사회가 중재해서 두 발행사가 원활하게 협치해 화해하는 방법이다. 판매인들, 고객들을 위해 중대한 결정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면 소문이 다 난다. 인격적으로 더 올라가는 것이다. 판매인들도 떳떳하게 경마문화도 팔고 퍼펙트오늘경마도 팔지 않겠나.”
한 시간여 진행된 인터뷰 동안 단골 고객 10여 명이 ‘에이스경마’를 찾았다. 처음 A씨는 “동났다”, “떨어졌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없다”고 했다. 한 단골 고객이 “에이스 종합지 하나 달라”고 하자 “없어요, 오늘 안 나왔어요. 있으면 내가 드리지”라고 했다. 결국 그 고객은 “없으면 아무거나 줘”라고 했고, A씨는 S사와 경마문화 종합지를 권했다.
A씨는 “최근 에이스경마를 찾는 고객들이 다른 곳에도 없고, 귀찮으면 나가지 않는다. 다른 예상지를 사는데 맞으면 다음에 와서 그걸 다시 사더라. 에이스는 고객들을 뺏기는 것이다. 에이스 입장에서도 썩 좋은 상황이 아니다. 손해일 것”이라고 했다.
▲8년째 경마 예상지를 판매하고 있는 A씨는 “에이스를 주면 경마문화를 안 팔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마사회와 계약을 한 판매인”이라며 “계약서상 공급하는 모든 책자를 비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