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부, 한국마사회 사업예산 전년대비 4.3%만 증액
사업이익률 6% 지침과 더불어 경마산업 성장에 찬물 끼얹어

올 해 야간경마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키로 했던 금요일 경마가 끝내 무산됐다.
당초 한국마사회는 정부가 지난해 타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이익률 6% 지침을 요구함에 따라 올 해에만 시험적으로 금요일 경마를 6일간 시행, 경마일 수를 100일로 늘려 사업이익률 6%를 맞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3일과 24일에 걸쳐 발표된 정부 지침에 따르면 마사회 사업예산을 전년 대비 4.3%만 증액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금요일 경마 시행 계획이 백지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지난해 마사회의 사업예산은 총 1천7백44억원으로 올 해에는 여기에 4.3% 인상된 1천8백18억원의 예산을 승인받게된다. 하지만 총 경마일 수가 91일에 불과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 해에는 경마일 수가 3일 늘어난 94일이고 금요일 경마까지 시행할 경우 경마일이 총 100일에 달하기 때문에 당초 문화관광부에서 승인한 4.3%의 인상분만 가지고는 사업시행이 어려워진다.
경마일 수 증가에 따른 지출은 그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현재 경마산업에 비춰볼 때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가능한데도 이러한 경마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정부에서 일방적인 지침을 내려 경마산업 육성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쟁산업인 카지노가 올 상반기 중으로 개장할 예정이고 지난해 양적, 질적인 면에서 비약할 만한 성장을 거둔 경륜도 지방화 시대를 열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오는 2001년에는 실내 벨로드롬이 완공될 예정이라 연중 경륜 시행이라는 큰 메리트를 갖게 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마산업의 육성 장려에 전력을 기울여야하는 문화관광부는 오히려 연간 3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경마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경마계 전반에 걸쳐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다.
마사회 노조를 비롯해 각 경마 시행단체들은 지난해 정부의 사업이익률 6% 지침에 반대해 거센 항의와 집회를 열어 마침내 97년에부터 중단됐던 금요일 경마의 한시적 부활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정부에서 또다시 사업예산 4.3%이상 증액 불가라는 사족을 덧붙임으로써 마사회와 경마유관 단체들 간, 또 이들과 정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