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승식 도입이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마사회는 16일 직원 및 시간제 경마직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실제 경주와 똑같은 절차로 쌍승식 모의시험을 실시했다.
5개 모의경주를 통해 경주편성, 모의경주 시행, 마권 구매에서 환급까지 전 과정에 걸쳐 실시된 이번 모의시험 결과 문제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시나리오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최태경 사업처장은 “모의시험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월말이나 5월초에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쌍승식 시행으로 경마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폭이 늘게되고 현재 마사회에서는 복승식에 비해 적중률이 3배정도 높은 복연승식을 개발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모의시험이 진행된 관람대 1층 마권발매소와 무인발매기, 계좌투표기를 오가며 진행과정을 살피던 주성윤 사업팀장은 모의시험 실시에 대해 “쌍승식 시행을 위해 마사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 모의시험을 통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실제 배당이 모니터에 아무런 하자없이 표출되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밝혔다.
순서에 관계없이 두 마리의 입상마를 맞히는 복승식과는 달리 1,2위를 순서대로 적중시켜야 하는 것이 쌍승식 마권.
복승식에 비해 쌍승식은 조합수가 두배에 달하는 만큼 적중이 어렵고, 배당역시 높게 나타날 전망이다.  
그동안 경마팬들은 다양한 승식개발을 지속적으로 마사회측에 요구했었다. 94%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복승식으로 인해 경마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사회에서는 단·연식을 장려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해왔다.
마사회에서는 97년에도 쌍승식 도입을 추진했었지만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여론에 밀려 지금까지 시행을 보류해 온 것이다.
이 때문에 마사회의 실무진들은 쌍승식 모의시험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받았지만 혹시 여론이 악화돼 또다시 물거품이 될 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 때문.
사실 경마를 시행하는 세계 각국에서는 단·연·복승식은 기본으로, 쌍승식·삼쌍승식 등 7∼8개의 승식을 시행함으로써 경마팬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그러나 쌍승식은 높은 배당이라는 매력적인 면이 있으나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 마사회는 이런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 3개경주에 한해 쌍승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마사회에서는 우선 쌍승식을 정착을 위해 쌍승식 지정경주를 출전두수가 적고, 출전마간 능력격차가 많은 경주, 출전마 능력판단이 어느정도 가능한 상위군 위주로 선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쌍승식 시행경주는 핸디캡퍼가 지정하며, 선정시기는 출전마 및 기승기수가 확정되는 즉시 지정된다. 이에따라 토요일 경주는 목요일 오후 4시, 일요일 경주는 금요일 오후 4시에 지정되며, 출마표에 쌍승식 시행경주가 공표될 예정이다.
쌍승식 도입에 따라 바뀌는 사항이 있다. 우선 구매표 양식에 4개 승식이 표기되는데, 마사회가 기존 구매표 잔량이 소비될 때까지 기존 구매표와 신 구매표를 동시에 사용할 예정이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배당률 게시대에는 쌍승식 총구매액만 표기되며, 쌍승식 배당률은 장내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김태경 사업처장은 “복승식에 비해 월등히 표출수가 많은 쌍승식 배당을 표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쌍승식을 시행중인 외국의 경우도 쌍승식 배당을 게시대에 표출하는 사례는 없다”고 얘기한다.
쌍승식이 도입되면 승식의 다양화로 경마팬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소액으로 고배당을 꿈꾸는 경마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복승식에 편중된 베팅이 어느정도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쌍승식은 복승식과는 달리 1,2위마의 순위까지 정확히 적중해야 하는 만큼 경마팬들의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