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경륜이 시작되면서 경마산업에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마사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중순부터 경마공원을 찾는 경마팬의 수가 2월 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매출액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때는 경륜이 시행하지 않아 경마가 특수를 누렸던 시기. 경륜이 3월3일부터 2000년의 사업을 시작하면서 경마공원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2월말에 비해 3월초 경마팬의 입장인원에는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매출액은 점차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경륜이 개막되기 직전인 2월25일과 2월26일 경마에서는 매출액이 각각 4백25억5천만원과 4백77억2천만원을 기록했으나 경륜이 개장된 후 3월 첫 주에는 토요일 3백94억7천만원, 일요일 4백61억5천만원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주는 이런 감소세가 더욱 심화되었다. 토요일 3백59억9천만원, 일요일 4백53억1천만원으로 감소폭이 더욱 늘어난 것.
그동안 일견에서는 입장인원이 증가하고 매출액이 감소하는 것은 건전경마 정착의 청신호라고 해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마사회가 올해 사업이익률 6% 달성이라는 과중한(?) 목표가 설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입장인원은 늘어났지만 매출액이 감소하는 현상에 대해 심각하게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마사회가 발표하는 입장객의 수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장외지점을 예로 든다. 경마공원의 경우 입장표를 판매하고 있기는 하지만 10경주 정도가 되면 아예 입장표를 판매하지 않고 경마팬을 입장시키고 있는데, 경마공원은 그나마 집계가 잘되는 편이라고 한다.
장외지점의 경우 입장인원 정원제가 시행되면서 입장표를 나눠주고 있지만 무료로 입장하는 경마팬들은 오히려 표를 나눠주는 것을 귀찮게 여겨 아예 표를 받지 않거나 출입을 하면서 두세 번씩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경마공원에서 집계하는 입장인원의 수치에 대해 경마관계자들이나 경마팬들은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경마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한국마사회는 현재의 매출액 감소에 대해 진지하게 대처방안을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륜이 2000년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엄청난 성장세를 자신했다. 또한 지난해 경륜의 성장세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경륜이 시행허가를 받기 전부터 마사회는 경륜시행에 따른 대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얘기를 해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성장하는 경륜에 맞서 경마팬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경마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에는 현재의 서비스가 모자란 실정이다.
수도권 일원에서만 이룩된 현재의 경마산업은 앞으로 지방화 시대를 맞아 더욱 발전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핑크빛 미래만을 생각하기에는 주변여건이 좋지 않다. 아직도 정부에서는 경마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고 있으며, 경륜을 비롯한 경쟁산업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보다나은 팬서비스와 보다 질좋은 경주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