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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목장건 마무리 시급…내륙 생산 활성화와 체계적인 육성 위해
―2005년 이후 국산마 생산은 민간목장의 몫, 지원체계 마련 및 교육에 중점
올 해로 국산마 생산육성 10개년 계획이 10년째를 맞이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91년 국산마 생산의 활성화와 경주마 자급을 위한 일환으로 국산마 생산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지난 97년 발표된 수정 계획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사업과 중장기 발전안은 오는 2005년에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익산에 건설 예정이었던 제2 육성목장건과 관련해 국산마 중장기 계획의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 본다.
<국산마 중장기 발전계획이란 무엇인가
―1991년부터 2005년까지 국산마 수급·교체율 75%
―2001년 현재 국산마 점유율 50% 상회, “초과 달성”
국산마 중장기 발전계획이란 한국마사회가 국산마의 생산과 육성을 통해 국적 있는 경마를 시행하고 우수한 경주마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91년 계획한 사업이다.
당초 10개년 계획으로 구상됐으나 사업 여건과 시장 변화에 따라 지난 97년부터 수정 계획안을 작성, 오는 2005년에 최종 단계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국산마 중장기 발전계획에 의한 목표는 국산마 자급률 75% 달성인데, 이는 양적인 성장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한 경주마의 생산과 원활한 마필 교체를 의미한다.
마필 생산은 초기 자본 투자의 막대한 소요가 예상되고 시설 및 인력 등 기술적 측면에서도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이어서 민간 부문에서는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마사회는 광활한 초지와 기후 조건이 좋은 제주 민간목장을 대상으로 경주마 생산 계획을 설명하고 민간목장의 동참을 유도, 현재 제주 지역에서는 96개의 경주마 생산목장이 연간 5백여 두에 달하는 경주마를 생산해 내고 있다.
당초 민간목장에서 경주마 생산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시설적인 측면이나 기술, 인력 그리고 자본력 면에서 그 기반은 매우 취약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도 국내 수준은 해외 유수 목장에 비해 많이 뒤처지는 게 사실이지만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한 것으로 마사회는 자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초기에는 전적으로 마사회에 의존했던 민간목장 가운데 일부가 최근 몇 년간 우수한 씨암말 도입에 열중하며 전반적인 자마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씨수말을 보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일부 마주 가운데는 경주마 생산을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막대한 자본력을 동원해 직접 경주마를 생산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앞으로 민간목장 사이에서도 본격적인 경쟁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중장기 발전 계획을 통해 마사회가 할 수 있는 부분는 초기 자본 투자에서 민간목장의 기반 시설 마련과 경주마 생산 마인드 육성 등이며 최종적으로는 현재 마사회가 70% 이상 담당하고 있는 경주마 생산에 관해 전적으로 민간 주도의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로선 전체 농가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 폭을 적절한 수준에서 조절하되, 경쟁 체제 돌입 시 공정한 시장경제 원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완전 민간 이양 시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가시적 성과는 어떤 것들인가?>
―국산마 양적·질적으로 동반 성장
―생산 농가의 경주마 육성 마인드 자리잡아
국산마 중장기 발전 계획에 의거해 경주마 생산에 전력한 결과, 양적인 면에서 놀라울 정도의 성과를 거뒀음을 알 수 있다.
올 해는 처음으로 서울경마장 경주마 가운데 국산마 점유율이 50%를 넘어 섰고, 매년 민간목장에서 도입하고 있는 씨암말 수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생산 두수는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05년까지 경주마 교체율 75%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양적인 면에서 괄목성장했다는데 반해 질적인 면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산 경주마를 대량으로 생산하다 보면, 질적인 성장도 저절로 이룰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제 양적인 측면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해 낼 때가 왔다고 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 국산마의 수준이 상당 부분 향상된 것도 사실이다.
‘새강자’나 ‘자당’과 같은 걸출한 능력마의 출현으로 전반적인 국산마 수준이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평가되며 이같은 결과는 수년 간에 걸친 생산 분야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이런 가시적 성과외에 주목할 만한 것은 민간목장 생산자들의 의식 수준 변화다.
경주마 생산에 대해 기존의 소·돼지 등을 사육하는 축산 분야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으로 인식했던 생산농가들은 지난 몇 년전부터 본격적인 경주마 생산에 주력하면서 생산과 육성에 관한 마인드를 스스로 형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어린 망아지의 순치를 위한 기술을 직접 습득하는가 하면, 작으나마 경주마 육성시설을 목장에 도입하는 생산자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최근의 추세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민간에서 경주마 생산을 주도하게 될 때를 대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배우며, 기술력을 습득하려고 하는 생산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수한 씨수말·씨암말 도입해 질적 향상 도모>
―일부 마주 비롯해 민간농가에서도 씨수말 도입 추진
―마사회 지난해에만 고가의 씨수말 3두 도입, 민간서도 씨암말 수준 높여야
지난해 마사회는 미국 켄터키주에서 우리 돈으로 5억원을 상회하는 고가의 씨수말을 3두나 도입했다. 그동안 민간 생산 농가에서는 씨수말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으나 새로 도입된 씨수말로 인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한켠에서는 민간목장에서 도입하고 있는 씨암말 수준이 향상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역시 제기되고 있다.
어차피 경주마의 능력에 어미마의 능력이 상당 부분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비마의 좋은 혈통과 능력이 적절하게 배양되기 위해서는 씨암말의 수준도 동반 상승돼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민간목장에서는 씨암말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인데, 이제 양적인 측면에서 뿐 아니라 과감한 투자에 의한 양질의 씨암말 도입도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마필 생산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한편, 지난 98년부터 시작된 민간목장의 씨수말 도입은 지난해에도 이어져 일부 자본력과 인력을 갖춘 대형 목장들이 외국으로부터 씨수말을 들여오고 있으며, 그 수준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생산해 낼 자마들에 높은 기대치가 반영되고 있다. 또한 일부 마주들도 씨수말 도입을 통해 직접 생산에 관여하고 있는데, 경주마 생산 부문의 확대가 가속화될수록, 생산자와 직접 생산에 관여하는 마주의 활발한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제2 육성목장 건설 서두르자>
―익산 지역 타당성 여부 재검토
―육성목장 건설 방향에 따라 국산마 생산 계획도 변화 예고
익산 지역에 건설 예정이었던 제2 육성목장이 거듭된 난항으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부지 매입조차 이뤄지지 못해 근 1년간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것이다.
내륙 지역에 육성목장을 건설하겠다는 마사회의 계획에 대해 많은 경마관계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었다.
80여만평 대규모 단지에 현대적이고 체계적인 마필 육성 시스템과 트레이닝센터가 건립되는 것은 물론, 7백여 칸에 이르는 마방을 보유하게 되면 적어도 내륙 지역에서 생산해내는 경주마의 체계적인 육성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육성목장 건설을 전제로 현재 2백여두에도 못미치는 내륙 지역 민간목장의 경주마 생산량을 확대하겠다고 계획해 온 마사회는 그러나 내년 완공 예정이었던 육성목장이 거듭된 난항을 보이자 중장기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05년까지 생산 부문을 민간 주도로 완전히 넘기고 마사회는 육성에 관한 트레이닝과 시설, 기술 지원만을 담당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육성목장의 건설 방향에 따라 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문제로 대두된다.
육성목장을 어느 지역에 건설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굳이 부지 매입이 어려운 지역에 무리수를 둬가면서 까지 추진할 게 아니라 사업 타당성이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지역에서 계획된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데 경마관계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마사회는 하루 빨리 익산 지역의 부지 매입을 매듭짓고 육성목장 건설 작업에 돌입하든지, 아니면 다른 지역을 물색해 국산마 중장기 발전 계획을 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으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며, 그때에 수정 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호에서는 국산마 중장기 발전계획과 관련해 경매제도 정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