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마가 실격되면 내가 산 마권은 어찌되나?
- 경주시행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실격제도

하나의 경주는 최소 7두, 최대 14두의 마필이 어우러져 1-2분 내외의 시간동안 치러진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간혹 가해마의 방해, 능력 부진,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실격처리되는 마필을 볼 수 있다.
적중의 꿈을 안고 지켜보던 경마팬에게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없다.
「실격」제도란 무엇인가, 그리고 실격되는 마필은 어떠한 경우인가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실격제도란?
「실격」이란 경주중 가해마(방해한 말)의 주행방해로 인하여 피해마(방해당한 말)가 더 이상 경주를 하지 못하게 된 경우나, 검량규정 위반·능력 미달(1위마와 100m 이상 차이)· 기타 공정을 해치는 규정 위반시에 결승선에 도착한 말이라도 재결위원이 순위확정전에 해당마를 순위에서 제외하여 순위를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시행규정 제61조에 「실격」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규정을 제정하게 된 취지는 경주에 출전한 마필이 결승선을 통과하였더라도 경주중 공정을 해하는 중대한 규칙위반을 하였을 때 해당 마필에 대하여 순위를 박탈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경주시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적용범위
「실격」의 적용범위는 발주부터 순위확정전까지로 경주중 주행방해는 발주부터 결승선까지 모든 지점에서 발생하나 검량규정 위반 등의 실격에 해당되는 경우는 경주후 심의과정에서 발견되며, 적용순위는 모든 도착순위가 해당된다.
따라서 경마팬은 실격으로 순위가 박탈된 후 확정순위대로 적중마권에 대해 배당금을 지급받고, 규칙위반 행위마의 마권을 구매했던 경마팬은 배당금을 받을 수 없다.

「실격」의 해당요건
경마시행규정 제61조(실격)에서 정하는 실격의 해당요건은 다음과 같다.
1. 제42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금지약물의 영향하에 있을 때
2. 삭  제(`98.5.1)
3. 후검량이 전검량 보다 1kg을 초과하여 부족한 때(개정 `01.10.15)
4. 기승기수가 제59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후검량을 받지 아니한 때. 단, 제59조제3항의 규정에 의한 경우는 제외한다.
5. 진로방해·압제 또는 충돌, 고성, 부당한 채찍사용 등에 의하여 다른 말의 주행을 방해하여 방해받은 말이 경주중지 또는 실격된 때의 가해마
6. 낙마후 경주를 계속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보조를 받아 재기승한 때
7. 결승선에 1위으로 도착한 말과 100m이상의 차이가 날 때. 다만, 다른 말의 주행방해, 경주사고, 선착마의 탁월한 경주기록 등으로 인하여 부득이 하게 차이가 발생하였다고 재결위원이 인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개정 `95.7.20, `98.5.1)
8. 주로를 이탈한 후 이탈한 지점에서 경주를 재개하지 않았을 때
9. 기타 경주의 공정을 해하는 중대한 규칙위반을 하였을 때

각 항목별로 살펴보면, 1항목은 이 규정을 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 금지약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경주전후 약물검사를 통해 한국마사회에서 금지약물로 규정한 약물 사용에 대해 엄격한 규제 및 조사를 하고 있다.
항목중 2번은 삭제되었는데, 삭제 이전에는 ‘정당한 이유없이 말의 전능력을 발휘시키지 아니한 때’라는 항목이 있었다.
이 부분을 삭제한 것은 ‘전능력 발휘시키지 아니한 때’라는 것은 마필에 대한 제재사유가 아니라 기승기수에 대한 제재사유가 되기 때문에 삭제된 것이다.
3-4번 항목은 경주중 마필이 제 중량으로 경주를 했는가에 대한 부분인데, 실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후검량에서 전검량과 1kg이상 적었을 경우다. 간혹 1kg이상 증가한 경우도 발견되는데, 강우 등의 적정한 사유가 인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교사 및 기수 등 해당 마필 관계자에게 제재가 따르게 된다.
또한 후검량 대상 기수(1위에서 7위까지 기수) 및 심판위원이 지정한 기수가 검량을 받지 않았을 때, 해당마를 실격처리할 수 있는데, 기수의 부상 등 부득이한 사유로 검량을 받을 수 없다고 심판위원이 허가한 경우는 제외한다.

2위부터 모두 실격처리 된다면?
경마팬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7번 항목 능력부진으로 인한 실격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001년 2월 1일부터 능력부진으로 인해 실격 2회를 당한 마필에 대해 경주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있다.
아직은 시행일자가 적은 관계로 경주능력 부진으로 경주부적격 처리된 마필은 약 13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9두의 마필이 해당될 만큼 점차 해당마필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1위마와 2위마의 착차가 100m를 넘었을 경우 이 경주가 과연 성립되는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2위마부터 실격된다면 복승식 마권은 어찌될 것인가
우선 1위마의 능력이 다른 마필보다 월등하여 이러한 결과가 난 경우라고 심판위원이 인정을 한 경우에는 후속마에 대해 실격처리를 하지 않는다. 물론 순위에 대한 어떠한 변화도 없다.
미국에서는 세계적인 명마 ‘맨오워’가 실제 경주에서 후속마들을 100m이상 따돌리고 우승을 기록하는 진풍경을 보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례가 있다. 물론 해당경주는 정상적인 경주로 처리됐다.
그러나 1위마가 정상적으로 경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마가 100m이상 거리차를 기록했다면 이 때는 과연 2위마 이하 모든 마필이 실격될 것인가
만약이라는 단서조항을 달고 마사회 관계자는 해당마를 실격처리 하지만 연승식과 복승식 마권에 대해선 순위대로 환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