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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나마 경마매출과 입장인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마계는 사행산업감독위원회 발족과 경주중 기수 사망, 사상 초유의 인위적 경마중단이라는 큰 풍랑을 만나면서 결코 예년에 비해 경마산업이 나아졌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경마사상 유례없이 ‘중장기계획’을 둘러싼 경마단체간 갈등은 우여곡절 끝에 경마정상화로 일단락 되었지만 미시행된 경주는 결국 미시행으로 남게돼 2년 연속 예정된 경주수를 채우지 못하고 말았다. 2007년 경마계를 진동시켰던 10대 뉴스를 알아본다.
① 초유의 인위적 경마중단 발생
85년 경마역사상 처음으로 인위적인 경마중단이라는 파행사태가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경마발전 중장기 계획’과 관련해 갈등을 겪어온 한국마사회(회장 이우재)와 서울마주협회(회장 남승현), 서울조교사협회(회장 박흥진), 한국기수협회(회장 김동균), 전국마필관리사노동조합(위원장 박봉철)가 출마투표여부를 놓고 마라톤협상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 12월 셋째주 경마가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마사회의 경마발전 중장기 계획에 대해 유관단체가 반발했고, 서울마주협회의 출마투표 포기 움직임에 대해 마사회가 1주일간의 협상 시한을 요청하며 시행체와 유관단체간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경마중단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서울경마공원의 경마중단으로 해당주에는 제주경마가 교차투표로 대신 했다.
사상 초유의 인위적 경마중단은 관련단체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16일(일) 마사회와 서울마주협회간, 마사회와 조교사․기수․관리사 등 유관단체간 극적인 협상타결로 인해 한주만에 정상 시행되게 됐다.
마사회와 유관단체는 ’08년 1/4분기(3월말)까지 경마 발전 중장기 계획에 관한 협의를 종결하기로 합의했고, 합의 사항은 즉시 시행하고 합의되지 않은 사안은 지속적으로 협의하되 2008년 상금 협상은 즉각 착수하기로 했다.
한국경마는 ‘중장기 계획’에 대한 마사회와 유관단체의 이해 차이로 인해 적지 않은 진통을 겪으면서 상호 신뢰감 회복이라는 중대한 숙제를 안게 되었으며, 마사회를 비롯한 경마관련단체는 경마시행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마팬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② ‘경마죽이기’ 사행산업감독위원회법 시행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하 사감위)이 통과되면서, 지난 7월 27일(금)부터 사감위법이 시행되었다. 하지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출발부터 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으면서 예정보다 1개월 가량 늦춰 출범했다.
한편 사감위법 시행과 관련해 경마계와 마필산업관련 단체 및 농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표출되었다.
경마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속에서 경주마생산농가를 비롯 전체 경마승마산업종사자와 축산농민을 중심으로 하는 농민단체들이 전국적인 조직을 결성하겠다는 취지하에 ‘마필산업발전전국연합’이 구성되었으며, 농민단체에서 사감위법에서 경마를 제외해야 한다는 성명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마주협회에서는 오경의 전회장을 위원장으로한 마필산업발전위원회를 구성해 국회위원을 직접 방문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감위는 문화관광부가 사행산업의 과도한 사행행위를 억제하고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독위원회가 업종간 통합과 총량조정, 지도감독과 시정명령, 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조사 연구 등 실질적인 감독권을 행사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입법예고 했지만, 실상 취지와는 달리 사감위법에서 경마산업을 도박산업으로 분류해 입장인원·영업장수·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총량규제를 방향으로 잡고 있으며, 매출액 규모가 큰 경마산업을 주요 타켓으로 하고 있어 결국 경마산업 축소와 순기능이 위축, 마필생산과 관련된 농축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③ 첫 삼관마 탄생 ‘제이에스홀드’
마사회는 한국경마사상 처음으로 완전한 삼관경주 시행에 돌입했다. 뚝섬배를 시작으로 코리안더비와 농림부장관배에 이르는 대장정이 펼쳐진 끝에 ‘제이에스홀드’가 삼관경주 원년에 첫 삼관마에 등극을 했다.
올해 삼관경주는 뚝섬배(GⅢ)(4월 15일, G3ㆍ1,400m), 코리안더비(GⅠ)(5월 27일, G1ㆍ1,800m), 농림부장관배(GⅡ)(10월 14일, G2ㆍ2,000m) 등으로 1400M~2000M까지 다양한 경주거리를 통해 6개월의 대장정으로 이루어졌다. 외국에 비해 길지 않은 경주거리고 서울경마공원 한 곳에서 펼쳐지지만 장기간에 걸쳐 경마대회가 하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마팬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또한 특별한 의미를 선사했다.
3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국산마 최로로 1000m에서 1분대 벽을 허문 ‘제이에스홀드’는 역대 최강의 국산마로 꼽히는 ‘새강자’를 능가하는 명성과 기대치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미 국산마 최고의 명예를 얻은 ‘제이에스홀드’의 행보에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컨디션 유지와 부담중량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어린 나이에 강한 상대들과 치열한 경합을 펼쳐온 만큼 경주마의 고질병인 운동기질환과 부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까진 경마대회에 출전하면서 다른 마필들과 동일한 부담중량으로 경주를 치렀지만, 앞으로는 탁월한 수득상금으로 인한 높은 부담중량과의 싸움을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과연 ‘제이에스홀드’의 한계중량이 얼마나 될지도 관건이 될 것이다.
한편 ‘제이에스홀드’의 외국경주 진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농림부와 마사회는 국제화 추진 방안으로 국내 경주마의 외국경주 참가를 밝히며 ‘제이에스홀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④ 故임대규 기수, 경주중 낙마 사망
지난 8월 11일(토) 제7경주에서 경주중 임대규 기수가 낙마사고로 사망하는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국경마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 당시 故임대규 기수는 낙마사고 직후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한국경마기수협회 회장을 맡고 있던 고인이 기승했던 ‘크라운포에버’는 3코너를 선회할 무렵 착지불량으로 왼쪽 앞다리가 부러지면서 기수가 중심을 잃고 낙마를 했고, 뒤따르던 ‘태황성’과 ‘로얄오페라’와 충돌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큰 사고로 이어졌다. 사고 직후 임대규 기수는 안양시 평촌에 있는 한림대성심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오후 6시 37분경 사망하고 말았다.
한편 서울경마공원에는 임 회장의 사망소식이 8경주후 전해졌고, 이후 한국마사회는 비상대책위를 열고 잔여경주(9,10,11경주)와 12일(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11개 경주를 모두 취소하고, 대신 제주경마를 전경주 전국에 중계했다.
과거 경주중 낙마로 사망한 이준희 기수와 금번 임대규 기수가 머리를 다쳤다는 점에서 기수들의 보호장구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기수협회와 마사회는 기수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호장구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개선키로 했다.
불의의 낙마사고로 인해 충격적인 슬픔을 안은 임대규 기수의 사망은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크지만, 경마관계자는 물론이고 경마팬도 항상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경주에 나서는 기수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고, 그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는데 목소리를 모았다.
⑤ 프리기수제, 용병기수 시행
올해 2월 기승계약 이원화가 본격 시행되면서, 기수 판도에 일대 변화가 시작됐다.
그동안 기승계약을 통해서만 기승이 가능했던 규정에서 프리기수제의 시행으로, 소속조가 없이 자유롭게 기승에 전념하는 자유기수(프리기수)와 소속조를 두고 새벽훈련 등에 중점을 두는 소속기수로 이원화된 자유기승계약제가 시행되었다.
자유기수는 조교사와 연간 기승계약 없이, 조교사의우수 기수 선택 의도와 우수마 기승 의도가 부합하여 출주마별 수시계약(상호 합의로 출마투표)으로 기승하게 되며, 소속기수는 소속조와 계약을 체결하여야 경주마 기승 및 조교가 가능한 대신에 경주마의 조교실적에 따라 훈련 실적급을 받고 있다.
자유기수제 시행으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것은 자유기수들의 기승수 증가다. 최초 9명으로 출발한 자유기수는 현재 20명로 증가하면서 하루 기승수가 전체의 60%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자유기수제 시행 이후 문세영, 조경호, 최범현, 심승태 등 20기 기수들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한편 7월에는 서울경마공원에 외국인 용병기수가 첫 선을 보였다. 일본 지방경마장에서 활동하던 쿠라카네 이쿠야스 기수가 데뷔해 자유기수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일본출생의 호주기수 토무자와 노조무 기수와 호주출신의 대니 크레이븐 기수가 서울경마공원에서 기수로 활동을 하고 있다.
낯선 환경을 극복하고 빠른 적응력에 자신들의 장점을 결합시키며 경마팬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용병기수들의 활약으로 용병 도입 원년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국 용병기수들의 정확한 평가는 이번 겨울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직 한국에서 겨울을 지나지 않은 용병기수들이 혹독하고 불량한 주로여건에서 어떤 성적을 보이는가로 보다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⑥ 부산경남경마, 주2일 경마 시행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주2일 경마시대를 열었다. 개장 3년차를 거치면서 지속적인 입장객 증가와 마필능력 향상 등 경마시스템의 안정적 성숙 단계를 보임에 따라 매주 금요일만 실시해오던 실 경주를 금요일 9개 경주, 토요일 3개 경주까지 확대해 주 2일 경마시대를 열게 됐다.
한국 경마 80년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주 2일 경마시행은 부산경남경마의 새로운 활력을 도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뿐만 아니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조기 정상화로 수도권 위주의 경마시행에서 벗어나 지방 경마시대의 개막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갖는다.
한편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올해의 주 2일 경마시행을 성공적으로 정착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경마시행일을 금,일요일로 변경하면서 일요경마로 6개 경주를 시행하면서 이중 4개 경주를 교차경주로 시행하게 된다.
⑦ 장수경주마목장 개장
지난 3월 개장한 장수육성목장은 내륙 경주마 생산농가 총괄지원 및 후기육성 전문 시스템을 구축해 원당 경주마목장의 기능을 통합 수행하고, 육성조교시설의 민간개방을 통해 후기육성에 주력하게 되며, 경주마의 질 개선 및 마문화의 확산 등 마사 진흥을 위한 복합적 다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장수경주마목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경주마의 후기육성 기능 강화라 할 수 있다. 마사회는 후기 육성을 통한 경주마의 조기 활용과 마방 이용률 확대를 기대하고, 후기육성 기능 강화를 위해 육성조련사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장수경주마목장에선 내륙생산자협회의 국산마경매가 진행되었고, 후기육성마의 경매도 진행됐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 장수경주마목장은 활용도면에서 당초 기대치를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⑧ 마주단체, 서울마주협회로 통합
지난 2003년 1월 과천마주클럽의 사단법인 출범과 함께 양분되었던 마주단체가 서울마주협회로 통합되었다.
그도안 두 개의 단체로 양분되었던 마주단체는 지난해 ‘바다이야기’로 촉발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시행 등 정부와 국회의 경마산업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한국경마가 대내외적 위기에 직면하면서 마주전체의 권익을 보호하고, 마주단체가 한국경마의 위기에 공동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짐으로써 통합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올해 1월 양 단체의 합의하에 구성된 ‘마주단체 통합 추진위원회’는 그동안 10여 차례의 회의를 통해 통합에 관한 양 단체 의견을 조율했고, 그 결과 과천마주클럽(4월), 서울마주협회(6월)가 각각 임시총회를 개최해 마주단체 합병안을 결의, 결국 8월에 서울마주협회로 통합되면서 남승현 회장이 취임했다.
마주단체 통합은 마주의 단결과 화합으로 서울마주협회의 도약과 발전은 물론 나아가 한국경마의 위기극복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⑨ 경매 활성 및 1억원대 경매마 탄생
올해 경주마생산농가는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다. 3월에 열린 1차 제주국산마경매에서 ‘팝스글로리’자마(부마 ‘아처시티슬루’)가 9,600만원을 기록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75.0%의 낙찰률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이후 또한 4월 장수경주마목장에서 열린 내륙경매에서도 상장마의 과반수 이상이 낙찰되는 모습으로 만개한 봄기운이 퍼졌다.
이후 제주 6월경매와 10월 내륙경매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제주 10월경매가 비교적 양호한 낙찰률을 기록했고, 6개 민간목장이 참여한 (주)코리아블러드스톡 주관의 10월 1세마 경매에서 경매사상 최초로 ‘오월의향기’자마(부마 ‘디디미’)가 1억원이 넘는 낙찰가를 기록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지난 9월 현지 거래가 310만 달러인 미국산 씨수말 ‘포레스트캠프’를 도입해 씨수말 최고가를 경신했다.
⑩ 경주거리 다변화, 전문지 평가제도 도입
마사회는 지난 9월부터 기존 시행하던 경주거리 외에 1300m 경주거리를 신설 시행했다. 1300m 시행은 거리의 다양화를 통해 다양한 거리에서 펼쳐지는 경주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것과 다양한 거리에 맞는 경주마별 거리 특성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특히 거리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하위군에 중장거리 경주를 늘리면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상위군에선 대부분 경주가 중장거리로 펼쳐져 단거리 적성마가 설자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거리 특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군별 거리 다양화의 추진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마사회는 8월부터 세계경마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마전문지 품질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마사회는 “경마전문지 발행사들이 불법ㆍ편법의 길거리 판매가 아닌 전문지의 품질로서 건전하고 발전적인 상호 경쟁을 유도하고 전문지의 공신력을 강화하며 경마 팬의 전문지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경마전문지 품질평가 서비스 제도」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경마정보의 질과 양’과 ‘적중률’ 등 2개 항목으로 시행된 평가는 부작용으로 인해 현재 ‘적중률’에 국한돼 품질평가가 진행돼 당초 취지가 다소 퇴색된 듯하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