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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문가문’ “국산마 무대는 너무 좁다, 이젠 통합 챔피언을 노린다!!”
경마인의 최대 축제, 제26회 그랑프리(GⅠ)가 오늘(12월23일 일요일) 제10경주에 펼쳐진다.
경마팬 인기 투표에 의해 선정된 13두가 과천벌 최장거리인 2300m에서 별정Ⅵ방식으로 자웅을 가린다.
역대 그랑프리를 뒤돌아보면 최근 9년 동안 단승식 인기 순위 1위마가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는데 이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부담중량에서 기인하지 않나 싶다.
그동안의 그랑프리는 핸디캡 방식으로 펼쳐왔기 때문에 능력마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부담중량을 부여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성별, 나이별, 산지별에 따른 고정 부담중량 방식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그랑프리 컵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올해는 모든 관심이 ‘밸리브리’에게 모아진다. 이미 경마팬 인기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최근 보여준 경주력이라면 그야말로 우승 확인만 남은 마필이 될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축마는 있는 가운데 2위권이 관건이다”란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라는 단어가 통하지 않는 것이 바로 경마고, 올해 출전마들의 구성을 봤을 때 어느 마필 하나 호락호락 하지 않은 만큼 이변의 그랑프리의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다.
역대 최고 대회라 해도 무방할 2007년 그랑프리를 그룹별로 분석해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명문가문’·‘섭서디’·‘플라잉캣’
- 먹어 본 자만이 그 맛을 안다!!
현재 과천벌 GⅠ대회는 코리안더비, 대통령배, 그랑프리로 총 3개가 시행되고 있다.
만약 ‘제이에스홀드’(코리안더비)가 출전했다면 올해 그랑프리는 모든 GⅠ대회 우승마들의 격돌의 장이 되었을 것이다.
GⅠ의 선두 주자는 ‘섭서디’로 2005년 그랑프리 우승마다. 만약 ‘밸리브리’만 없었다면 현재도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는 막강한 전력의 마필이다.
사실 이번 대회도 ‘밸리브만’만 없었다면 특유의 외곽 젖히기로 선두로 나선 이후 결승선까지 기세를 몰고 갈 수 있을 것인데 레이스 중반 ‘밸리브리’와의 경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최상의 그림은 올해 3월 ‘밸리브리’를 이겼을 때처럼 다른 마필은 엄두를 낼 수 없는 둘만의 경합 이후 결승선에서 막판 역전을 일궈내는 것이다.
두 번째 마필은 ‘플라잉캣’으로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마다. 당시는 감량 이점을 톡톡히 살린 결과라 한다면 이번에는 조금 불리해졌다.
그러나 유독 2300m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처럼 단계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작전이 통한다면 국산마로서는 최초로 그랑프리 2연패 마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명문가문’은 올해 대통령배를 차지하며 출전마 중에서는 가장 좋은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대통령배에서의 모습은 최악(?)의 외곽 전개 이후 막판 더 치고 나오는 우수한 끝걸음을 발휘했는데 이것이 과연 외국산 강자들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어쨌든 올해 그랑프리는 ‘명문가문’이 출전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격이 높아졌다.
- ‘밸리브리’·‘승유신화’·‘행운대왕’
- 무관의 아쉬움, 이번에는 꼭 푼다!!
지금까지 경마대회에서 특히 GⅠ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우승을 거둔 마필을 꼽는다면 당연히 ‘비천봉’이 될 것이다. 무관의 한을 대통령배라는 최고의 타이틀로 풀었기 때문이다.
올해 그랑프리에서 이에 해당되는 마필은 ‘밸리브리’, ‘승유신화’, ‘행운대왕’이 될 것이다.
마명으로만 본다면 경마대회 타이틀 하나쯤은 갖췄을 마필들 같은데 아직 이렇다할 우승이 없다.
대표적인 경우가 ‘밸리브리’라 할 수 있는데 ‘강호명장’이 선행 변수로 작용하나 아마도 속전속결로 무관의 한을 풀려고 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물론 직전 경주 추입 작전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굳이 선행을 고집하진 않겠지만 4번의 경마대회에서 모두 선행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만큼 선두권이 얇은 편성의 이점을 살려 선행 설욕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승유신화’는 최초로 1000m 1분 벽을 돌파한 마필로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1군 강자로 올라섰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태어날 동생들은 국산마가 되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도 갖는다.
직전 경주 ‘승유신화’의 패인은 무리한 선행 전개였음을 고려할 때 1400m 신기록을 수립한 지난 7월 경주처럼 선입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패권에 대한 기대치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9월 경주에서는 ‘밸리브리’를 이겼다는 상대적 자신감도 있다.
‘행운대왕’은 최근 들어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개상 답만 찾아낸다면 그 저력은 쉽게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전개상 답이란 모래가 튀겨지면 싫어하는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에 선행이 아닌 이상 항상 외곽을 도는 전개를 나타낸다. 인코스 전개라 할지라도 앞 말과는 일정 마신 차를 벌리며 따라가는데 이에 대한 교정만 이뤄진다면 능력은 분명 더욱 위력적으로 발휘될 것이다.
- ‘포킷풀어브머니’·‘플라이퀸’
- 다시 성사된 암말 최강 정면 승부!!
올해부터 KRA컵 클래식 대회가 시행되며 과천벌 최고의 암말을 가렸고, 사실상 초대 챔프는 ‘포킷풀어브머니’가 됐다.
그러나 이미 1군에서 검증 받은 ‘플라이퀸’이 출전 취소되며 둘만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랑프리에서 다시 성사 돼 또다른 흥미를 제공한다.
먼저 ‘포킷풀어브머니’는 선, 추입이 자유로운 전천후 마필로 만약 ‘밸리브리’가 목표라면 동반 출전한 ‘섭서디’와 함께 53조에서 어떤 작전을 펼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일단 ‘포킷풀어브머니’가 추입을 시도하지 않을까란 예측을 해본다.
이에 반해 ‘플라이퀸’은 전형적인 추입마로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3위를 기록하며 검증을 받았다. 지난해 대비 부담중량이 3kg 증가했다는 것이 불리함으로 작용하지만 출전마 대부분이 선입권에 몰려 있다는 점을 역이용해 분명 위력적인 라스트 한발을 발휘할 것이다.
- ‘강호명장’·‘윈드킹’·‘오백예찬’
- 이기면 좋고, 져도 손해는 없다!!
‘템피스트웨스트’, ‘보헤미안버틀러’, ‘훌라밍고’의 공통점은 1군 승군전을 그랑프리로 택했고, 또한 우승을 거두며 단숨에 과천벌 최강자로 등극했다는 것이다.
올해도 3두의 마필이 1군 승군전을 그랑프리로 치르는데 그 중에서도 경마팬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마필이 있으니 바로 ‘강호명장’이다.
‘새강자’ 이후 8년 만에 국산 3세마가 그랑프리에 출전했기 때문에 반갑지 않을 수 없고, 성적 여부를 떠나 전개상으로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전형적인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한 마필이기 때문에 여타 선두권 마필들은 ‘강호명장’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선봉장인 신우철 조교사의 복귀와 함께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보다 큰 파이팅이 기대되는 마필이라 할 수 있다.
‘윈드킹’은 최근 4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그 끝이 정확히 측정되지 않고 있는데 최강의 편성에서 5연승을 거둔다면 장기 집권도 가능할 것이다. 관건은 선, 추입이 자유롭다는 마필의 강점을 어떻게 최대화시킬 수 있느냐에 있을 것이다.
‘오백예찬’은 YTN배를 차지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낙점 받은 마필로 지난 9월에는 2군마로 1군 경주에 점핑 출전해 이미 그랑프리 출전 가능성을 예고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후 강점인 추입력을 베스트로 끌어 올려놓았는데 아쉬움이 있다면 부담중량의 이점 없이 같은 58kg으로 최강마들을 상대해야 된다는 점이다. 어쨌든 순수 추입력 자체에서는 ‘오백예찬’이 가장 뛰어나다.
- ‘앵거스엠파이어’·‘북청’
- 올해 그랑프리의 감초는 바로 우리들!!
마지막 그룹은 2군에서 과감히 점핑 출전을 시도한 마필들이다. 역대 그랑프리에서 이러한 케이스에서 우승한 마필은 없기 때문에 당장의 기대치는 떨어지지만 3세라는 나이를 고려할 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앵거스엠파이어’는 아직도 데뷔 초 1000m에서 막강한 추입력을 발휘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 마필로 직전 경주의 모습은 마필 스스로가 초반부터 선두권에 가담하려는 투지와 막판 더 치고 나오는 끝걸음을 발휘했기 때문에 올해 대회 최대 다크 호스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북청’은 그동안 복승률 100%를 이어오다가 직전 8전 째 아쉽게 깨졌다. 그러나 농후한 잠재 능력 때문에 일찍부터 과중량에 시달려 왔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홀가분한 부담중량인만큼 마필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정확히 측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데뷔전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추입력을 이번 그랑프리에서 발휘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