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요경마 제6경주로 펼쳐진 SBS배 경마대회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더스파이커’가 종반 탄력적인 걸음으로 우승, 정상등정에 성공했다.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매번 우승문턱에서 분루를 삼켜왔던 ‘더스파이커’가 이제서야 제 이름 값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그랑프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치러진 1군 오픈 경주로, 어느 해보다도 관심이 집중된 이번 대회에서 거둔 우승은 ‘더스파이커’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강자’, ‘다함께’에 비해 상대적 과중량을 짊어진 불리함에도 불구, 완벽한 체력안배에 이은 막판 역주는 진정한 강자로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 데뷔 초 6연승으로 승승장구한 ‘더스파이커’는 너무 일찍 강자로 주목받은 나머지, 지난 1년간 고부담중량과 상대마들의 집중견제라는 2중고에 시달려 왔다. 작년 JRA트로피 대회를 시작으로 그랑프리 3위, 그리고 올해 마주협회장배에서의 진로 막힘에 이은 석패 등, 차일피일 미뤄져 온 정상등극의 과정이 이번 대회에서의 우승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경주 전 1번 게이트에 감량이점을 안은 ‘새강자’의 초반선행 예측과는 달리, ‘다함께’와 ‘스트라이크테러’의 열띤 경합으로 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1코너 접어들 때까지의 치열한 초반 몸싸움은 기수제재로까지 이어지는 열띤 양상으로 전개됐고, 결국 ‘스트라이크테러’, ‘다함께’, ‘포트오먼’ 순으로 뒷직선주로까지 이어졌다. 3코너 초입부분부터 ‘새강자’가 승부수를 띄우며 앞으로 나섰으나, ‘스트라이크테러’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결승주로 진입할 때까지 체력부담이 커지게 됐다. 결국 초반 선두를 형성했던 3두의 마필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수모로 이어졌고, ‘새강자’를 앞에 두고 경주 내내 중위권에서 따라붙은 ‘더스파이커’와 ‘즐거운파티’가 각각 시차를 두고 추입에 성공하며 우승권의 윤곽이 그려졌다. 그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끄는 습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한 ‘더스파이커’의 강경식 기수가 손을 흔들며 우승 세레모니를 연출했고, 경주 막판 무서운 뒷심을 보인 박태종 기수의 ‘즐거운파티’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인터뷰
박원덕 조교사
‘새강자’의 감량 폭이 컸기 때문에,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는 못했다. 최근 ‘더스파이커’가 큰 대회마다 우승에 실패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시 팬들께 다가설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앞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경식 기수
지난 스포츠조선배에서 ‘샤즈’로 우승한 후에, 올해 다시 시상식에 설 수 있어 기쁘다. 경주를 앞두고 처음부터 추입작전을 생각했으며, 계획대로 맞아 떨어져 우승을 거두게 된 것 같다. 조교사님 이하 마방 식구들, 그리고 ‘더스파이커’의 우승을 성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손성호 기자 ssh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