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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 제8경주로 치러진 동아일보배에서 ‘마하플러스’가 마명처럼 음속에 버금가는 뒷심을 선보이며 우승, 오랜만에 박진감 넘치는 추입의 진수를 연출했다. 선행 강공으로 레이스를 시종일관 이끌었던 ‘햇빛마을’의 뒤를 결승선 전방 300m 지점부터 맹렬히 추격, 서서히 간격을 좁혀나가며 종반 머리 차의 추입승을 거둔 것.
한해를 결산하는 단거리 제왕을 가리는 대회의 특성상, ‘통일천하’, ‘햇빛마을’을 비롯한 선행형 준족들이 출사표를 던졌고, 그 틈에서 거둔 ‘마하플러스’의 인코스 추입승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경주전 우승마의 향방은 일간스포츠배 우승을 포함, 5연승 가도를 달리던 ‘통일천하’에게 맞춰졌다. 그리고 명장 박태종 기수를 기승시켜 우승권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막강해’와 코리안더비를 제패한 국산마의 자존심 ‘햇빛마을’의 상대적 우세가 예견됐다. 하지만 ‘통일천하’의 초반선행에 인코스의 ‘미디어’가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사전예측은 출발게이트가 열리면서부터 크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햇빛마을’의 데뷔 초 연승의 밑거름이 됐던 도주력이 이날 대회에서 다시 불을 뿜은 것이다. 선행에 나서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미디어’의 추격도 잠시, 거침없이 선두로 나선 ‘햇빛마을’은 결승선 근처까지 쉴새없이 몰아쳤다. 이에 반해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엉덩이 부상이라는 악재와 60Kg의 만만치 않은 부담중량에 시달린 ‘통일천하’는 경주 초반 자리싸움에 실패했고, 경주 내내 진로 선택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선행에 큰 욕심 없이 임했던 ‘마하플러스’는 최하위권에 머물다가, 4코너 후반 앞이 트이는 기회를 적절히 포착했다. 인코스를 이용, 발빠르게 결승주로에 접어든 ‘마하플러스’는 단독선행에 발걸음이 무뎌지기 시작한 ‘햇빛마을’을 차츰차츰 낚아채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근래 보기 드문 명추입 장면으로 경마 팬들의 탄성이 동시에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동 대회 우승마 ‘신세대’, ‘언지퍼’, ‘자당’ 등의 선행형 건각들이 득세했던 전례에 비춰보자면, 이날 보여준 ‘마하플러스’의 짜릿한 추입승은 단거리 경마대회의 색다른 묘미를 한껏 살렸다는 평가다.
인터뷰
김춘근 조교사
뜻밖의 우승이라 감격스럽다. 대회 출전을 준비하며 ‘통일천하’를 비롯한 여타 상대마들이 워낙 만만치 않아 우승은 예상치 못했다. 김옥성 기수가 최상의 레이스 전개를 펼친 덕분으로 본다. ‘마하플러스’는 데뷔 초보다 꾸준히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대기만성형의 마필로 판단되며, 앞으로 장거리 경주에서도 선전을 펼쳐주리라 기대한다.
김옥성 기수
조그마한 기대는 있었지만, 이렇게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다. 4코너 이후 진로가 터지며 인코스로 파고드는 경주 운이 따랐다. 결승주로에 접어들었을 때 앞서나가던 상대마들의 걸음이 많이 무뎌진 느낌이었고, 이때부터 우승에 대한 기대가 들었다. 조교사님 기타 사양관리에 힘써주신 마방식구들께 감사드린다.
【손성호 기자 ssh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