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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는 지난 6월10일 ‘슬러거’가 1700m를 1분53초8에, 6월9일 ‘쾌보’가 1200m를 1분15초7, 같은 날 ‘다이센’이 1900m를 2분06초2에 작성한 것.(‘차지유어글래스’의 1400m 1분27초0은 경마대회임을 고려해 제외한다.)
그밖에 대체적으로 주파기록이 개체별로 봤을 때 이전 경주 기록보다 1초 정도 앞당겨 졌다. 그래서 최근의 연이은 가뭄이 경주로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본지는 최근과 같은 현상에 대해 심층 분석해 본다.
- 빠른 주파기록의 의미는 무엇인가?
최근 경마는 건조 주로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빠른 주파기록이 작성돼 경마 관계자는 물론 경마팬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빠른 주파기록의 의미부터 살펴봐야 한다. 두가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주파기록 자체가 빠르다는 것이다. 이것은 편집자주를 통해 3두 정도의 예를 제시했다. 두 번째는 종전 보다 최근 기록이 1∼2초 정도 앞당겨 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의 예는 지난 6월10일 ‘새아름’이 종전 1분04초0에서 1분02초9로 앞당긴 것, ‘선제동자’가 1분05초대에서 1분03초대로 앞당긴 것, 그리고 6월3일 ‘대마루’가 1900m를 2분07초0에 주파한 것 등이 해당된다.
아마도 최근 주파기록이 빠르다고 하는 것은 두 번째의 의미가 더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이것은 다음의 ‘지난해 이 시기에는 주파기록이 어떠했나?’에서 나타난다.
- 지난해 이 시기에는 주파기록이 어떠했나?
그렇다면 지난해 이 시기에는 주파기록이 어떻게 작성되었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연히 비교 대상은 최근(5월19일∼6월10일)과 비슷한 경주로 수분 함유율을 보이고 있는 시점을 대상으로 해야겠다.
분석해 본 결과 2000년 6월3일(토)부터 2000년 6월18일(일)까지 수분 함유율이 꾸준히 5%를 유지했다.
그래서 최근 1개월과 지난해 이 기간동안의 최고 주파기록과 우승마 평균 주파기록을 〈표 1〉에 정리해 봤다.
〈표 1〉 2001년과 2000년 우승마 기록 비교
거리(m) 1000 1200 1400 1700 1800 1900 2000
평균 기록 2001 1:03.5 1:17.5 1:30.2 1:54.8 2:01.1 2:07.3 2:14.0
2000 1:03.2 1:17.3 1:30.6 1:54.9 2:01.5 2:07.4 2:15.2
최고 기록 2001 1:02.9 1:15.7 1:27.0 1:52.6 1:59.2 2:06.2 2:13.3
2000 1:02.1 1:16.1 1:28.8 1:53.3 1:58.6 2:06.1 2:14.4
〈표 1〉의 내용을 살펴보면 2000년과 2001년의 최고 주파기록과 평균 주파기록에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최근 작성된 주파기록은 평년작 수준이다.
평년작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파기록이 빠르게 작성된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단거리 마필들이 간혹 빠른 주파기록을 작성했거나 혹은 종전보다 최근 기록이 앞당겨졌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서두에서 말한 두 번째 경우가 될 것이다.
그리고 〈표 1〉에서 2000년의 최고 주파기록을 작성한 마필들을 나열해 보면 ‘더스파이커’, ‘두칼’, ‘도심’, ‘테라’등으로 당시 장래가 촉망된 기대주들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는 신마가 없는 가운데 지난해와 비슷한 최고 및 평균 주파기록을 작성해 더욱 인상적으로 와 닿는 것 같다.
그래서 1년 전 예를 비춰 볼 때 ‘차지유어글래스’, ‘쾌보’, ‘일성’, ‘미스맥컬럼’, ‘쉐비벨’, ‘오델리아’, ‘저스트라이크에드’등은 주파기록 상 장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마필들로 평가된다.
- 경주마 개채별 주파기록이 빨리 작성된 이유는?
첫 번째 경주로의 영향이다. 최근 연이은 가뭄은 경주로를 바싹 마르게 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경주가 시행됨에 따라 경주로 모래 입자는 더욱 미세해 졌다. 미세해 질수록 입자간의 공간은 줄어들게 되고 그래서 평소의 스폰지 효과를 최근 경주로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을 경주마와 연관시켜보면 푸석푸석한 주로가 아닌 단단한 주로에서 질주하기 때문에 종전 기록보다 전반적으로 빠른 주파기록을 작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과천벌 경주로 모래두께는 약 6.9cm로 종전에 비해 큰 변화 없다. 참고로 모래 보충은 5월17∼5월18일 이틀에 걸쳐 7.1cm로 되어 있었다.
두 번째는 신예마들의 경주로 감각 배양과 능력 성장이다. 최근 주파기록이 빨라졌다는 것은 장거리가 아닌 단거리쪽이 더 피부로 와 닿을 것이다. 단거리를 뛰는 마필은 바로 신예마들이다.
이 마필들이 데뷔전 혹은 두 번째 경주에서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가 실전 감각이 배양됨과 동시에 제 기량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마필은 ‘쾌보’, ‘일성’, ‘쉐비벨’ 등이다. 물론 지난주 스포츠서울배를 석권한 ‘차지유어글래스’는 데뷔전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차세대 기대주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최근 주파기록이 빨라진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요약하면 메마른 경주로에 의한 영향 그리고 신예마들의 기량 발전으로 해석된다.
경마는 기록이 아닌 우승열패의 원칙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현상이 직접적인 우승마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이런 현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경마의 새로운 맛을 체험하리라 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