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상반기 경마대회를 대표하는 단어는 3세마들의 두려움 없는 질주다.
‘터프윈’이 ‘동반의강자’를 상대로 부산광역시장배를 차지했고, ‘머니카’가 서울 말의 3관 경주 첫 승을 달성했다.
두 마리 모두 3세마로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쾌거를 일궈냈기에 의미는 더 커지고, 전력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질 내년, 후년의 활약에 더 많은 기대를 모으게 한다.
무주공산이라고 할 수 있는 암말 판도에서는 ‘세런디퍼’가 서울마주협회장배를 차지하며 새로운 주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절대 강자라 하기에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며 암말 우대 정책은 아직 이렇다할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4세 이상마에서는 ‘왕손’이 국산마 판도를 거의 점령했던 ‘트리플세븐’을 제치며 SBS배를 차지,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또한 부담중량에 기인한 결과라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승부는 하반기 대통령배에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경주 포함 총 12회 펼쳐진 상반기 주요 경마대회를 뒤돌아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1월9일] 새해맞이 기념 헤럴드경제배(L) -‘백년봉’ 경마대회 천추의 한을 풀다!!
그동안 국산2세마 대회였던 헤럴드경제배가 올해부터는 새해맞이 기념경주로 변경되며 국산2군마들의 레이스가 됐다.
대회 조건 변경과 함께 원년 첫 승을 쏘아 올린 마필은 ‘백년봉’으로 3세마 시절에 유독 3위의 성적이 많았던 경마대회의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당시 분위기는 경마대회 첫 우승을 노렸던 1조 박종곤 조교사의 ‘위너프린스’가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고, 2위권에서 ‘백년봉’, ‘가드블루’, ‘골든로즈’등이 각축을 벌였는데 오경환 기수의 자로 잰 듯한 중위권 인코스 추입 작전이 주효하며 2위를 기록했던 ‘위너프린스’를 2마신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백년봉’의 주전 기수는 오경환 기수가 됐고, 지난주 SBS배에서 백지 한 장 차이 능력으로 준우승이란 호성적을 다시 기록했다.
▲[2월21일] 세계일보배(L) - ‘플로리다삭스’ 월등한 기량으로 암말 판도에 새바람 불어넣어
올해 세계일보배는 신선한 충격을 줬던 경마대회 중의 하나였다. 돌풍의 주역은 ‘플로리다삭스’로 마치 올해 3세마 빅3로 불리는 ‘터프윈’, ‘머니카’, ‘에이스갤러퍼’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의 폭발적인 파워를 발휘했다.
혼합2군 대회를 맞아 갓 3군으로 승군한 ‘플로리다삭스’는 과감히 점핑 출전을 했고, 그동안 선입형 추입마 기질을 보였다면 본 대회에서는 막강한 도주마로서의 위용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결과는 1분25초9(1400m)라는 호기록과 함께 2위권과도 7마신 차 대승을 일궈냈는데 아쉬움이 있다면 다음 경주에서 오른 앞다리 부상(우요완골 원위단 편골절)을 당해 4개월 간 출전 정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제 4개월이란 시간은 넉넉히 지났고, 재기전을 치를 ‘플로리다삭스’가 암말 판도에 계속해서 새바람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월11일] 뚝섬배(GⅢ) - ‘트리플세븐’ 단거리에서도 역시 강했다
부산경남 경마공원 개장과 함께 연관지어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것이 서울의 국산마 수준이다.
역대 국산 최강자들의 수준을 짚어 보면 ‘새강자’는 예외로 친다 할지라도 ‘쾌도난마’, ‘가야산성’, ‘명문가문’에 근접한 마필이 최근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이는 아마도 부산과 양분돼 서울로 도입되기 때문에 최상위권 마필들의 수도 반으로 줄어든 것에서 기인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최근 그나마 이에 근접해가고 있는 마필이 ‘트리플세븐’으로 뚝섬배 이전까지 3연승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추입형 스타일이기 때문에 단거리(1400m)인 뚝섬배는 불리하지 않겠냐란 예측도 따랐지만 한템포 빠른 추입 전개로 당당히 우승을 거머 줬다.
이후 경주에서도 5연승을 이어나가며 탄탄대로를 예고하는 듯 했지만 지난주 SBS배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던 부담중량(59kg)에 결국은 덜미를 잡히며 4위로 물러섰다.
▲[5월16일] 코리안더비(GⅠ) - ‘천년대로’ 짜릿한 머리 차이 역전승, 부산말 더비 우승 확률 100% 이어가
올해 상반기 경마 대회 최고의 박빙 승부는 역시 코리안더비(1800m)였다.
더비에 앞서 KRA컵 마일(1600m)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서울 말들에게는 철의 요새로 느껴졌던 부산 경주로에서 드디어 ‘머니카’가 원정 첫 승(3관 경주 기준)을 따냈다.
그것도 뚜렷한 기량 차이를 보인 11마신 차 대차승 이었기 때문에 ‘머니카’의 더비 우승은 의심키 어려운 사항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마일에서 3위에 그쳤던 ‘천년대로’가 결국에는 추입으로 ‘머니카’를 머리 차이로 역전시키며 통합 경주 이후 부산 말의 코리안더비 우승 확률 100%를 이어나갔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늘어난 경주 거리보다 ‘선봉불패’가 더 크게 부각됐는데 마일에서는 ‘머니카’가 선행에 성공하며 완벽한 페이스 조절이 이뤄졌다면 더비에서는 ‘선봉불패’의 선행 주도에 ‘머니카’가 끌려가며 결국은 머리 차이만큼 오버페이스 했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마지막 대회인 농식품부장관배는 ‘선봉불패’의 출전 여부가 이들의 승부를 가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편 ‘천년대로’는 더비 우승 이후 국산1군 2000m에 출전해 우승을 거두며 거리에 대한 적응력을 마쳤고, ‘머니카’는 아직 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5월23일] 스포츠조선배(L) - ‘럭셔리제왕’ 혼전 중 화려한 뚝심승
최근 군별 경주마 분포 두수를 보면 경주 수 대비 국산2군에 가장 많은 마필이 몰려 있다. 그래서 국산2군 레이스는 일반 경주든 경마대회든 게이트는 경주마들로 꽉 찬다.
스포츠조선배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 전력 차이 크지 않은 14두가 자웅을 겨뤘기 때문에 한 마디로 로또와도 같은 레이스였다.
혼전 중에 우승을 거둔 마필은 ‘럭셔리제왕’으로 강한 선행마들을 상대로 레이스 중반 외곽 무빙을 시도했고, 결승주로에서는 뚝심을 발휘하며 그대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을 차지한 ‘럭셔리제왕’은 아직 1군으로 승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주 펼쳐지는 문화일보배에 다시 출전할 기회를 얻었고, 만약 경마대회 2관왕과 함께 1군으로 승군한다면 절대 강자 없는 국산마 판도에 또다른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43조 서정하 조교사는 2월에 펼쳐진 세계일보배에 이어 다시 스포츠조선배를 차지함으로써 신예 조교사로서의 경마대회 돌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6월13일]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 ‘세런디퍼’ 기존 강자의 강세는 여전
매년 2월 초에는 한해 경마시행 계획이 새롭게 발표된다.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암말 우대 정책으로 올해만 해도 외국산 암말 수입가를 7만불로 올렸다. 수말이 2만불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암말 최고 대회라 할 수 있는 KRA컵 클래식(지난해까지)과 서울마주협회장배(올해부터 변경) 우승마는 뉴 페이스가 아닌 기존 강자들의 독식 무대였다.
지난해 ‘탑포인트’, 지지난해 ‘플라이퀸’ 그리고 원년엔 ‘포킷풀어브머니’까지 기득권을 쥔 기존 1군마들이 대회 영광을 그대로 가져갔다.
올해 또한 ‘세런디퍼’가 우승을 차지하며 뉴 페이스가 아닌 기존 강자의 우위로 마무리됐고,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마필은 ‘기쁨누리’로 1400m까지 뛰어보지 않았던 마필이 2000m 첫 도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현재의 서울마주협회장배라면 신예마보다 기존 1군마가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 그 이유는 경주 거리로 현재의 2000m를 1800m로 줄이는 것도 신예마들을 위한 한가지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29조 배휴준 조교사는 ‘세런디퍼’의 우승과 함께 경마대회 첫 승 감격을 맛봤는데 그레이드 경주 우승으로 인한 차기 대회는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월27일] 스포츠서울배(L) - ‘천운’ 서울은 일단 평정, 다음은 부산이다!!
스포츠서울배는 전초전 격 성격을 띠는 경마대회로 궁극적인 목표는 코리안오크스에 있다.
즉 스포츠서울배 우승마는 서울의 최강자가 되는 것이고, 부산 말을 상대로 코리안오크스를 제패해야지만 진정한 국산 3세 암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의 올해 스포츠서울배는 예약된 강자 ‘천운’이 우승컵을 거머쥐며 서울에서의 확인은 끝났고, 이제 차기 관심은 코리안오크스에 모아진다.
통합 경주 이후 코리안오크스는 ‘절호찬스’, ‘상승일로’등이 있었기에 사실 서울 말들은 우승에 대한 꿈도 꿔보기 힘든 양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에 버금가는 포스를 지닌 부산 말이 등장하지 않았기에 서울로서도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특히 ‘머니카’가 부산 원정에서 우승을 거뒀기 때문에 ‘천운’의 원정 우승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올해 조교사 판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5조 우창구 조교사의 상승세는 일반경주를 넘어 경마대회에서도 입증됐기 때문에 신흥 명문 마방으로서의 입지는 충분히 갖췄다고 볼 수 있다.
▲[7월18일] SBS배(L) - ‘왕손’ 이 정도면 나도 대통령배 우승 후보
올해부터 SBS배는 서울 말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대회가 됐다. 이유는 대통령배가 부산과의 통합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서울 말들만의 국산1군 경마대회는 사실상 SBS배가 마지막이 된다.
그래서 현 서울의 국산1군 강자들은 모두 출사표를 던졌는데 우승은 결국 ‘왕손’이 차지했다.
‘왕손’의 우승으로 인해 ‘트리플세븐’으로 정리돼 가던 서울의 국산마 판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다음 관심은 대통령배에 모아진다.
부산의 ‘연승대로’, ‘상승일로’, ‘남도제압’, ‘영웅만세’등을 상대하려면 먼저 부담중량 극복 능력부터 입증되어야 하는데 이번 SBS배보다 4kg 더 높은 58kg에서 ‘왕손’이 어떤 경주력을 보일 지가 현재로서는 최대 관심사가 된다.
그동안 ‘왕손’이 짊어졌던 최고 부담중량은 57kg으로 58kg에서의 능력만 검증된다면 당연히 대통령배 우승 후보 중의 한 두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7월18일] 부산광역시장배(GⅢ) - ‘터프윈’, 서울과 부산 모두 통하는 멀티 챔피언
올해 상반기 경마의 최대 화두는 역시 ‘동반의강자’와 ‘터프윈’의 맞대결 성사 여부였다.
서로가 자신만의 영역을 고집해 왔다면 아마도 이들 간의 대결은 올 연말쯤이나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산광역시장배가 지난주로 옮겨지면서 계기는 마련됐고, 두 마리 모두 원정 의지를 밝히며 예상보다는 빨리 맞대결이 펼쳐졌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터프윈’은 한 치 오차 없는 최적의 인코스 선입 전개 뒤 최선의 끝걸음을 발휘했다면 ‘동반의강자’는 4코너 선회시 코너웍에 실수가 따르며 크게 외측으로 사행해 결국 9위에 그치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터프윈’의 상대는 ‘연승대로’와 ‘비카러브’로 결승선을 통과해서야 목 차, 머리 차 승부가 갈라졌다.
아마도 대다수의 팬들은 두 마리 모두 정상적인 능력 발휘와 함께 진검승부를 원했을 것인데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큰 레이스였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터프윈’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넘어야 될 산인 ‘동반의강자’를 단숨에 넘어섰고, 데뷔 이후 무패 가도의 8연승을 부산 원정에서 일궈냈기 때문에 서울과 부산 모두 통하는 멀티 챔피언으로서의 모습을 완전히 갖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