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형 서비스’ 그 시작은 인터넷베팅이다③

Ⅰ. IT인프라 경마산업도 적극 활용하자
Ⅱ. 인터넷베팅제, 어떻게 할 것인가
Ⅲ. 인터넷베팅, 경마대중화 vs 사행심 조장
Ⅳ. 다시 일어서는 경마산업, 기대해도 좋은가(매출, 경쟁산업, 민영화, 외국사례, 김종국 팀장 인터뷰)

정통부가 얼마전 조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OECD 회원 28개국 중 한국의 IT산업 경쟁력은 미국, 핀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영국에 이어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78개 평가항목 중 특히 IT산업 규모·비중, IT인프라 수준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중에서도 초고속통신망 및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수준임이 입증됐다.
이미 사회 전 분야, 모든 산업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차용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버렸고 우리는 그것을 실감하고 있다.
인터넷은 세계를 동시에 하나로 묶어주는 창(窓)이다. 이것만큼 효과적이고 파괴력이 있었던 툴(tool)이 있었던가.
인터넷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 시대 한복판에서 경마산업은 지금 지나치게 ‘안전모드’만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가!
인터넷베팅제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얼마전 「한국 경마산업의 인터넷마케팅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인터넷 경마 베팅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한 한국마사회 김종국 서비스팀장과 함께 인터넷베팅제의 시행 필요성과 시행 방법, 기대 효과 및 중장기 비전에 대해 4회에 걸쳐 진단한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레저vs도박’ 경마의 이중성, 산업화의 걸림돌
-경마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 산업으로서 입지는 미비
경마를 산업으로 분류할 때 대부분은 사행산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지난해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2002 레저백서」에 따르면 오락산업으로도 분류돼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마권을 구매하고 배당금을 타기까지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고 유통하는 과정이 복잡하게 개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사행산업, 오락산업으로만 규정할 순 없다.
생산·제조업, 서비스업, 첨단정보산업까지 어우러진 종합산업으로 인정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과세 항목이나 정부의 규제 정도, 관련 법규들을 본다면 경마는 카지노, 경륜, 경정 등과 마찬가지로 사행산업의 일종일 뿐이다. 지난 한 해 무려 1조 7천억 원이 경마를 통해 사회로 되돌려졌는데도 경마산업의 공공성은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은 경마의 산업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사업영역 확대는 더더욱 꿈도 꾸기 어렵다.
경마는 한국마사회의 독점 시행으로 여타 비교 가능한 동종산업에 비해 사회 공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다. 민간이 운영하는 카지노와 비교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시장 선점 때문이었는지 경마는 사회 기여도와는 별개로 과도한 규제 대상으로 낙인 찍혀 사업 확대나 새로운 경영전략 등을 모색하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온라인복권 로또나 카지노 등이 정부부처의 파격적인 지원과 민간 사업자의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경마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동안에도 제 목소리를 내오지 못했던 것이 경마산업이다. 이제부터라도 그동안의 부정적 인식을 완전히 떨쳐 버리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마, “노름 좋아하는 일부 계층 전유물” 아니다!
-일일 3만 원 이하 건전 경마팬 전체 75%
-고액베팅 가능케 하는 제도적 허점이 문제
한국갤럽 등 여러 여론조사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경마는 사회적으로도 이미지가 나쁘지만 이를 즐기는 이용자조차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감추는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마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은 언론에서 형상화하는 경마의 부정적 모습들에 익숙해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경마=패가망신”이라는 극단의 논리를 대입하게 된다. 실제로 경마를 즐기고 있는 소비자들의 성향은 어떠한지 살펴본다면 의외로 경마에는 과학적 추리와 연구가 개입되는 갬블로서의 매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70%는 건전 고객이다!
지난해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경마팬 유형은 크게 네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초보형(3개월에 3∼4회 방문)이 18.9%, 여가형(6개월에 1∼2회)이 24.8%, 단골형(거의 매주 직접 방문)이 25.2%, 그리고 베팅형(방문하든 않든 베팅은 반드시 하는 유형)이 31%로 조사돼 소위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꾼”은 대략 30%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바로 31%에 달하는 고액베팅자다.
▶경주 당 평균 1만 원 내외 구매
총매출액을 입장인원으로 나눠보면 1개 경주 당 평균 베팅액은 4만3백원으로 일일 44만원에 이르지만 환급된 금액까지 감안하면 순수하게 투자된 돈은 경주당 1만1천5백원, 하루 평균 12만5천9백원이다.
마사회가 자료 분석한 것에 의하면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일일 3만원 이하 베팅자 비율이 75%인 것으로 나타나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와 거의 일치했다.

경마로 인해 파생되는 각종 사회문제 등은 결국 30% 안팎의 고액베팅자로 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들 자체도 문제지만 고액베팅이 가능하도록 짜여 있는 제도적 허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상한선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에서 마권종류 부족에 따른 저배당에의 고액베팅은 이용자들에게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초저배당이 형성되게끔 편성되는 경주도 문제다. 적중이 까다로운 대신 소액으로 높은 배당을 노릴 수 있는 틀이 마련된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은 부작용은 없을 것이다.

경마팬 과반수 이상, 인터넷베팅제 선호
-구매상한선 범위에서 54%가 시행에 공감
-사행심 조장에 대해 비슷한 비율이 “그렇다” 응답…경마에 대한 이중성 드러내
인터넷베팅제 시행에 대한 경마팬 성향 조사 결과 1개 경주당 상한선 10만 원이 지켜질 경우 54.3%가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20%는 적극 찬성, 33%가 공감, 27.9%가 유보적 입장을 취한 반면 24% 정도는 반대 입장을 보여 철저한 실명관리만 이뤄진다면 대체로 제도 시행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허용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34.8%를 포함해 1년 내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역시 52%에 달해 인터넷베팅제에 비교적 많은 경마팬들이 호의적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 즉 사행심 조장과 관련해서는 인터넷베팅이 허용될 경우 사행심이 조장될 것이라는 쪽에 53%가 몰렸고, 사설경마 조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율이 그렇다고 응답해 경마팬 스스로도 경마에 대한 이중적 사고를 드러냈다.
제도 시행에 따른 보완 사항으로는 단연 경주실황의 확대 제공을 꼽았는데, 무엇보다 케이블TV를 통한 전 경주 실황 중계가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외 마사회 홈페이지나 핸드폰, PDA 등으로도 실시간 경주중계나 결과 확인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김종국, 「한국 경마산업의 인터넷마케팅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2003. 6) 설문 자료 참조.

<인터넷 마권구매대행업 규제 못한다>
-법률 자문 결과 ‘유사마권발매행위, 사행행위 아니다’
-공공 이익 위한 합리적 제한 규정은 가능, 관련법 정비 시급
지난해 처음 등장한 마권구매대행업에 대해 한국마사회가 유사마권발매행위 및 사설경마행위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현행법 상으로는 규제가 어려워졌다.
마사회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마권구매대행영업행위에 대해 두 명의 변호사 모두 ‘경마유사 행위로 보기 어렵고, 마권구매를 중개한 것이 발매 자체를 중개하거나 사행행위의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처벌도 곤란하며 이에 따라 대행업체 직원에 대한 입장거부 및 퇴장조치도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모 인터넷사이트에서 처음으로 마권구매대행을 시작한 후 수십개 유사 업체가 등장함으로써 경마팬의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 마사회가 이에 대한 규제 방안을 모색했지만 당장은 어렵게 된 셈이다.
따라서 높은 대행 수수료로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 구매대행업을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한 한편 시행체 차원에서 인터넷베팅제를 직접 실시하거나 구매상한선을 폐지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