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진단-위기 속의 경마산업 해답을 찾아라!>
③ 흔들리는 마주협회號, 최종 종착지는?
Ⅰ.“삐그덕”대는 경마산업, 바람 잘 날 없다!
Ⅱ.“경마중단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조교사협vs노조)
Ⅲ.흔들리는 마주협회號, 최종 종착지는?
Ⅳ.“탈 말이 없다?”…기수들의 이유 있는 불만
Ⅴ.열악한 생산환경, 때 이른 ‘두집살림’
Ⅵ.“강 건너 불 구경 하나!”, 마사회가 나서라!
Ⅶ.경마산업 1백년 대계(大計)를 세우자!
-경사모, 집행부 반대 움직임 본격화되면서 ‘삐그덕’
-갈등 양상... 파국 조짐까지... 양보만이 해결책
마주협회가 표류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들과 마주들은 ‘갈등’이라는 말에 반감을 갖고 있지만 ‘갈등’이라는 단어가 현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해준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마주협회 집행부와 경사모 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파국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많은 경마관계자들이 마주협회의 미래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경사모 “집행부에 불만, 상금 따로 받고 회비 안내겠다”
지난 2월 140여 명 마주들의 서명으로 탄생한 경사모(경마를 사랑하는 마주들의 모임)가 지난달 마사회에 상금개별지급을 신청하면서 마주협회 갈등이 본격화됐다. 경사모 마주들의 이런 움직임은 협회에 착순공제회비를 내지 않기 위한 것으로 협회와의 마찰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상금의 9%에 해당하는 착순공제회비는 일종의 경주마 보험 격인 재해위로금(74%)과 친목행사, 회의, 홍보사업 등에 쓰이는 회원사업비(26%)로 구성됐으며, 상금개별지급을 신청한 마주들은 협회 사무국 직원들의 인건비로 쓰이는 경주협력금도 개별수령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상금개별수령 마주들에게 회원사업비와 경주협력금은 협회에 납부해달라고 공지, 납부치 않을 경우 제명할 수 있음을 통보했고 6월분 상금을 개별수령한 마주 49명(상금 없는 마주 9명 제외) 중에서 30명이 경주협력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원사업비를 납부한 마주는 7명에 불과, 협회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협회 한 관계자는 “경주협력금은 경사모 주축 마주들도 납부하고 있는 상태”라며 “미납 마주 중 상당수가 얼굴을 잘 보이지 않는 마주로, 의지와 상관없이 단순히 경사모 방침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해석했다.
어쨌든 경사모측 마주가 “상금개별수령을 원하는 마주가 100명은 족히 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달에도 상금개별지급 신청이 이어지고 있어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협회, “경사모 권리, 자격 인정 못해... 회원 의무부터 이행하라”
경사모는 협회가 마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한 상금안을 수용하는 등 마사회에 끌려 다니고 있고, 외산마 위임구매가가 개별구매가에 육박하는 등 회원들의 이익과 편의 보장에 소홀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마사회가 책정한 외산고가마 도입 시장조사비 중 일부를 이미 집행했지만 보고서 한 장 남아있지 않고, 월등한 실력차로 상금편중, 경주편성에서의 어려움 등이 확실한 외산개별구매마 도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은 것도 협회의 실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협회 집행부측 마주는 “경사모는 협회 정책을 비난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며 “회원으로서의 의무(협회비 납부)를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협회 정책에 대해 회원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통보했다며 “현시점에서 경사모측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사모측 마주는 집행부에 대한 불만보다 집행부의 대응방식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마주는 “경사모 소속 마주처럼 경마에 대해 잘 알고 열정을 갖고 있는 마주는 450여 명 전체 마주 중 50%에 불과하다”며 “경사모는 결코 소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경사모의 주장에 대해 협회 집행부측 마주는 “경사모의 주장은 소수의견에 불과하다. 다수의 뜻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감정 대립 성격 짙어... 양보만이 해결책
협회와 경사모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경사모는 협회 집행부의 물갈이만이 해결책으로 보고 있고, 협회는 이런 경사모를 인정치 않고 경사모의 주장을 트집잡기로 여기고 있다.
협회 집행부측 마주는 “이미 경사모와 10여 차례 만났지만 접점을 찾을 수 없었고 현 시점에서 경사모와의 타협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사모측 마주도 “이전까지 협회를 바꿔보자는 분위기에서 새로운 마주단체를 만들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한 가지 타협의 가능성이란 협회와 경사모 모두, 100여 명 마주 제명 또는 탈퇴 후 새로운 단체 결성이라는 최악의 경우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 상황이 그 전처럼 아무 파장 없이 끝날 거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현재로선 경사모가 홀로서기에 나서느냐, 아니면 임시총회를 소집해 회장, 집행부 탄핵을 꾀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마사회 한 관계자는 “마주협회의 분열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고, “협회가 불만을 가진 회원들을 끌어안아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결과가 어찌됐든 마주협회의 현 상황을 보는 주변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사회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마주협회의 갈등이 흡사 우리네 정치판을 보는 것 같다는 시각부터 혹여 경마장의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은 없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선거로 뽑힌 회장과 그 회장이 임명한 집행부는 물론 일부 회원들이 제기한 불만도 모두 존중돼야 한다. 회장과 집행부에 대해 “경마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불만을 나타내는 회원, 회원의 불만을 “소수의 선동”이라고 묵살하는 집행부. 지금까지의 마주협회 갈등은 감정싸움이라는 인식이 짙다. 따라서 양보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양측이 한 발씩만 물러서면 흔들리는 마주협회號는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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