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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각 지점장 “팬들이 원하는 것, 요구하기 이전에 실천하는 것이 서비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하반기 기존 지점 가운데 낙후된 시설로 팬들의 불만이 높았던 수원, 성동, 강남, 용산 등 4개 지점에 대해 이전 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지난 2일(토) 강북지점을 새롭게 단장, 개장했다. 이전 지점 제5호 탄생으로 낙후지점 대체사업의 1단계는 끝난 셈이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이전이 아니라, 신규 개장이다.”
강북지점(지점장/김태각, 02-6312-2000)의 개장은 기존 이전 사업의 대상이 됐던 4개 지점과는 성격이 다르다. 낙후된 시설로 이전(移轉) 대상이 됐던 기존 지점과 달리, 강북지점의 전신인 사당지점은 인근 서초지점과의 밀접성으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했던 게 이전의 원인이었다.
김태각 지점장도 개장의 의미가 “이전이 아닌, 신규 개장”이라고 강조한다. 가장 근접해 있는 창동지점을 비롯, 인근에 위치한 의정부, 숭인지점 등은 그동안 최고의 혼잡도를 자랑하던(?) 지점들. 이런 상황에서 강북지점의 탄생은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지역 경마팬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점장도 “새로운 경마팬들의 유입이 기대된다”며 “새로운 각오로 지점을 꾸려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편리한 교통, ‘지방팬들도 많이 이용한다.’
강북구 번동 대신증권 강북사옥 3층에서 8층까지 위치한 강북지점은 지하철 4호선과 다수의 시내버스 노선이 경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4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 수유역을 지나는(수유역 북부서 앞) 10개가 넘는 시내버스 노선은 이 일대 경마팬들이 보다 쉽게 지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수유역 근처에는 포천, 철원 등 경기북부와 강원도 서부를 연결하는 시외버스 터미널이 위치해 있어 개장 첫 주 적지 않은 지방 팬들이 지점을 찾았다.
-눈에 띄는 흡연실, ‘흡연자는 죄인이 아니다.’
마사랑이 들어선 대신증권 강북사옥은 총 12층 건물로 올해 완공된 신축건물이다. 건물의 크기도 넉넉하고 무엇보다 깨끗하다. 지점 직원들은 “건물이 깨끗하니 팬들이 먼저 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개장 첫 날 강북지점에서는 흡연실 이외의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느 지점들이 주말마다 그야말로 두더지 굴을 연상시키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일. 이런 현상은 강북지점만의 센스 있는 흡연실 시설에서 기인한다.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다가도 경주가 시작되면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들고 나와야 했던, 또는 경주를 보며 안타까운 심정에 담배를 꺼내 물었던 것이 다른 지점들이 두더지 굴로 변하는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강북지점 흡연실에는 경주를 관람할 수 있는 모니터와 순위, 복승식 배당, 기수 변경 등을 알 수 있는 간단한 상황판이 마련돼 있어 애연가들이 굳이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며 흡연실 이외 지역에서 담배를 피지 않아도 된다.
-‘민원 걱정은 없다.’
강북지점 주위는 유흥가다. 따라서 식당도 많고, 술집도 많다. 시외버스가 다니기 때문인지 여관은 특히 많다. 주택가와 인접한 다른 지점들이 주차문제, 사행성 조장 등 숱한 민원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강북지점은 민원걱정에서 만큼은 해방이다. 주택가와 지점 사이에 있는 유흥가 때문이다. 집 앞에 있는 술집과 여관이 민원의 대상이지, 멀리 떨어져 있는 마사랑이 민원대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지점과 지역주민들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가 바로 주차문제. 이런 점에서 강북지점은 지점 전용은 아니나, 건물 지하에 약 1백68 대 정도의 주차공간이 있고 주위에 유료주차장이나 상가 등에도 적잖은 주차공간이 있어 다른 지점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인터뷰 김태각 지점장〉
“팬들의 요구사항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 불법이 아니라면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팬서비스란 원하는 것을 팬들이 요구하기 전에 알아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각 강북지점장은 서초, 성동, 선릉 등 각 마사랑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마사랑맨’이자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된 ‘서비스맨’이다.
-그동안 여러 지점들을 맡아왔는데, 나름대로의 지점 운영 철학이 있다면?
▲지점의 경우 관람환경이나 시설 등에서 낙후된 것들이 많다. 이런 것을 바꾸기 위해선 팬들보다 직원의 의식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원하는 걸 사전에 인지해서 고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직원들, 특히 일용직 직원들에 대해 마권의 종류, 마권 구매표 작성요령 등 기본적인 것부터 교육시키고 있다. 직원들에겐 팬들의 심정을 세세한 것부터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질서나 계도는 그 다음 문제다.
-흡연실의 모니터, 상황판 설치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되겠는가?
▲그렇다. 사실 흡연실 문제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이번에 실행에 옮기게 됐다. ‘경마를 즐기며 담배를 피는 팬들이 많고, 담배 피는 것은 죄가 아니다’는 생각을 했고, ‘내가 만약 담배 피는 팬이라면 무엇을 원했을까’를 고민했다. 작지만 팬들이 즐겨 이용하는 것을 보고 ‘먼저 실천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보람 있는 것인가를 새삼 느꼈다.
-각 층의 시설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사무실이 있어 약간 좁은 8층을 제외하면 나머지 층은 거의 비슷하다. 층별로 8∼9대의 발매기와 1백30 석 정도의 좌석이 있다. 각 층에는 지정석을 따로 마련해 평시에는 일반팬이, 장애인·노약자가 입장하면 직원의 안내로 장애인·노약자가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강북지점의 자랑과 개장의미는?
▲도봉산 자락이 감싸고 있고, 인수봉을 마주보고 있는 주위 풍경은 여러 지점을 돌아다녔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다. 좋은 주위 경치에 편리한 교통, 주변에 각종 편의시설까지 다 갖추고 있다. 창동지점 등 가까운 지점들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데 강북지점이 숨통을 트이고 새로운 경마팬, 지방 경마팬을 흡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