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올해 국산마 판도는 예고된 신예 강자 ‘무패강자’의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연속 경마대회의 시발점이었던 스포츠투데이배부터 마지막 대통령배까지, 아쉽게도 대통령배에서는 2위에 그쳤지만 최초로 코리안더비를 차지한 마필이 한국마사회장배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큰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장기 집권까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는 ‘무패강자’, ‘새강자’이후 최고의 국산마로도 평가받는다.
항상 2인자로 불렸던 ‘비천봉’의 제1회 대통령배 석권도 큰 이슈로 남는다. 최고 권위의 대회임을 물론 그 어떤 경마대회보다 경마 관계자 및 팬들이 방겼던 대회란 점에서 ‘비천봉’의 우승은 값어치가 더욱 높아진다.
뚝섬배 우승으로 화려한 전성기를 예고했던 ‘고려방’은 더 이상 경마대회 타이틀 추가엔 실패했으나 그랑프리에서 외국산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국산마의 자존심을 지킬만큼은 지켰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올해 대단한(?) 활약이 기대됐던 ‘위캔드글로리’와 ‘장축’은 각각 컨디션 난조와 장기간 공백에 들어가 유명무실한 감이 있고, 기존 강호의 실세라 할 수 있는 ‘쾌도난마’역시 큰 대회보단 일반경주에서 재기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정도다.
한편 신예마에서는 막강 걸음으로 4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응고롱고로’가 장래성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서천장사’, ‘체르노젬’등도 대형 마필로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고, 2세마 ‘새벽동자’는 헤럴드경제배 우승으로 내년 코리안더비 우승 후보 1순위가 됐다.
정중동(靜中動)에 비유될 수 있는 올해 국산마 판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무패강자’ 경마대회 4관왕 “대통령배야∼ 그대로 있어 내년엔 내가 갈께”
올해 경마 최고의 수확이 있다면 아마 ‘무패강자’일 것이다.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11전 9승 2위 2회로 복승률 100%, 승률 81%를 나타내고 있고, 경마대회 5관왕, 한국마사회장배 우승으로 사실상 국산마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새강자’가 외국산마 일괄 수입 시절 과천벌을 통합했다면 ‘무패강자’는 개별 수입이 허용되고 있는 현 제도에서 그럴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마필로 점쳐진다.
선행을 주무기로 선입, 추입도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특히 어떤 상대를 만난다 할지라도 지지 않으려는 승부 근성이 최대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패강자’는 일단 경주 조건만 바뀌지 않는다면 내년 대통령배에 다시 한번 강력히 도전할 것으로 보이며 또한 그랑프리의 출전 여부도 올해보단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비천봉’·‘고려방’ “기존 강호의 자존심 지켜”
‘무패강자’란 신데렐라에게 모든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에서도 기존 강호 ‘비천봉’과 ‘고려방’은 나름대로의 아성을 구축했다.
먼저 ‘비천봉’은 대통령배란 대역전 홈런 한방으로 그동안 2인자란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탄탄한 순발력과 지구력은 어떤 편성에 갖다 놓는다 할지라도 믿음이 가며 최고 권위 대회의 우승마답게 앞으로도 더욱 명예로운 질주를 기대해본다.
‘고려방’은 가급 경주에서도 타 마필들에 비해 4∼6kg의 높은 부담중량으로 우승을 차지해 실질적인 국산 최강자 역할을 해왔다.
이는 대통령배에서 가장 높은 부담중량을 부여받았다는 것이 입증하고 비록 5위에 그쳤지만 당당히 국산 대표마 자격으로 그랑프리에 출전한 것도 그렇다.
아직은 끝났다고 할 수 없는 이들 간의 자존심 대결과 “타도 ‘무패강자’” 그리고 새롭게 부상할 신예마들의 도전 등 어쨌든 국산마 판도에서 가장 바쁜 행보를 보일 마필은 바로 이들이 아닐까 전망해본다.
- ‘위캔드글로리’·‘장축’·‘쾌도난마’ “유명무실했던 한해”
사실 올해 국산마 판도는 ‘위캔드글로리’ 혹은 ‘장축’에 의해 정리되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많았다.
승군 시절부터 치고 받아 왔던 이들은 1군 승군 뒤 절정의 기량을 발휘했고, 특히 올해 새해맞이 기념경주에서 동반 입상해 기대치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위캔드글로리’는 뚝섬배를 시작으로 마사회장배에서도 5위에 그쳤고, 현재는 일반경주도 쉽게 우승을 넘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장축’도 올해 5번째 경주에서 4위에 그친 뒤 어깨 부상으로 장기간 휴양에 들어갔고, 지난 11월 재기 전을 치렀으나 믿을 수 없는 최하위 성적에 그치고 말았다.
촉망받던 이들의 뜻밖의 부진에 큰 아쉬움이 남지만 경주마로서는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5세를 맞아 내년에는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에 들어갔던 ‘쾌도난마’는 고부담중량의 후유증이 계속돼 올 한해 동안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최근 2연승을 거두며 대권으로의 희망을 다시 한번 가져볼 수 있게 됐다.
- ‘응고롱고로’·‘서천장사’ “내일의 기대주”
신예마 쪽으로 내려가 보면 ‘응고롱고로’, ‘서천장사’, ‘체르노젬’, ‘비천왕’, ‘특별관리’등이 대형 마필로의 성장 가능성을 내비췄다.
이중 ‘응고롱고로’는 제2의 ‘위캔드글로리’라 불릴 정도로 파괴력 있는 걸음을 발휘해 현재 승군하는 마필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기대치를 모을 것이다.
‘서천장사’는 중앙일보배를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켰는데 장거리도 가능함을 입증해 1군 상위권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 외 ‘체르노젬’은 높은 부담중량을 벗어나며 진가가 발휘되고 있고, 포입마라 경마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특별관리’역시 출전하는 경주마다 많은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 ‘새벽동자’ 1라운드는 승리, 2라운드에선?
마지막으로 2세마 부문을 정리해보면 일단 제1라운드는 ‘새벽동자’의 추입승으로 요약된다. 헤럴드경제배 우승으로 기싸움에서 이겼다고 할 수 있으며 순발력보단 추입력으로 뛰기 때문에 향후 늘어날 거리는 더 유리할 전망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우승이 아니었던 만큼 ‘걸파워’, ‘내일’, ‘글라이딩빅터’, ‘서초의명예’, ‘경국대재’등이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새롭게 선보인 ‘웰빙캣’, ‘해브나이스’, ‘순항함대’ 그리고 아직 대기 중인 170여 두의 신마 중에 또 어떤 강자가 등장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