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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을 들끓게 했던 경마계 10대 뉴스를 알아본다.
1.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주3일 경마시대 개막
지난 9월30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개장으로 수도권 위주의 경마 시행에서 벗어나 경마 전국화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금요일에 경마를 시행함에 따라 지난 1992년 이후 10여년 만에 금요 경마가 부활해 주3일 경마시대가 열리게 됐다.
개장 첫 날 부산경남경마공원에는 약 1만5천여명의 입장객이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경주당 평균 매출액 8억2천3백만원으로 이는 당초 계획매출 7억5천을 무난히 상회한 것으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금요경마 부활과 지방경마시대의 선두주자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고배당 양산은 부산경마를 로또에 비유하는 경마팬이 생겨나게 할 정도로 서울경마와는 다른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시행착오의 한단계라 할 수 있겠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제대로 경마팬에게 다가서고 금요경마와 지방경마시대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경마가 가지는 추리와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시행을 하루빨리 담보해야 할 것이다.
2. 세계인의 축제 ‘제30회 아시아경마회의’를 우리 손으로
2005년 5월은 제30회 아시아 경마회의 (ARC, Asian Racing Conference)의 열기로 한국 경마계는 물론 아시아 경마계 전체가 후끈 달아올랐다. 20여개 아시아경마연맹 회원국은 물론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이 옵저버로 참가, 총 25개국 800여명이 참가한 이번 ARC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제30회 아시아경마회의(ARC)는 ‘세계 경마 발전을 위한 아시아의 통합 비전(Asia`s United Vision for World Racing)’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시아 경마시행국 간의 확고한 공조체계를 확인하고, 아시아경마의 발전을 확신하는 수확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5년 만에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경마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한국 경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1990년대 이후 급격한 매출액 신장으로 인해 세계가 주목한 한국 경마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아울러 각국 경마 수뇌부들이 총 출동한 경마 현안 논의 및 정보 교류의 현장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 일본이나 홍콩 등에 밀려 아시아에서도 비주류에 속한 한국 경마가 세계 7위의 시행 규모와 함께 세계화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었다는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한국경마는 30회 아시아경마회의를 통해 그동안 착실하게 준비해 온 한국 경마의 발전상을 대내외에 선보이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아시아혈통회의(ASBC)등 다양한 분과회의 및 부대회의를 통해 세계 경마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며 역량을 과시했고, 또한 서울경마공원을 비롯해, 부산경남경마공원, 제주육성마 목장 등을 시찰한 외국 관계자들은 한국 경마가 아직까지 성장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잠재력을 부러워했다. 아울러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민간 외교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했다. 한국 경마산업은 이번 아시아경마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그동안 국내환경으로 위축되었던 부분이 많이 해소되고 보다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3. 30억대 씨수말 한국 상륙
한국마사회는 2005년 고가의 씨수말을 차례로 들여왔다. 국내 경주마 수준 향상을 위해 29억 원짜리 씨수말 ‘엑스플로잇’과 22억원의 ‘커멘더블’을 들여왔고, 최근 들어서는 <브리더즈 클래식> 우승 ‘볼포니’와 ‘양키빅터’ 등의 고가 씨수말을 연이어 수입해 생산농가는 물론 경마계에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켰다.
2004년 미국세컨크롭사이어 8위를 기록한 ‘스톰캣’의 자마 ‘엑스플로잇’(Exploit)은 미국 현지 경매에서 십만불(약 1억1천)을 육박하는 자마들이 많았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씨수말로, 지난해에는 교배료가 15,000$(약 1천6백만원)을 기록했으며, 4두의 스테익스 위너를 배출하기도 했다.
또한 ‘커멘더블’(Commendable)은 미3관경주 중 하나인 벨몬트스테익스 우승마라는 점에서 경마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씨수말. ‘곤웨스트(Gone West)’의 자마인 ‘코멘더블’(모마/보트트와이스 Bought Twice)은 2000년 벨몬트 스테익스 우승과 함께 트래버스 스테익스(G1, 3위), 수퍼 더비(G1, 2위) 등에서 거푸 입상하며 90만 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인 명 경주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고가 씨수말 ‘익스플로잇’은 종부에 투입된 후 45마리의 제주도내 씨암말과 61차례 교배를 가졌으나, 이중 5두 가량의 씨암말이 생식기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 성병 증상이 나타나면서 교배를 중단하는 사고가 생기고 말았다. 이에 대해 육성목장 측은 수포성 질환(헤르페스Ⅲ형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7일인 것을 감안, ‘익스플로잇’이 증상을 보인 것과 교배를 한 씨암말들에게서 증상이 나타난 시기로 미루어 교배를 한 씨암말로부터 감염이 된 것으로 추측했으며, 이후 3주정도가 지나면서 종부를 재개했다가 다시 중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 교육세 환원 투쟁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당초 정부가 오는 2006년 2%로 환원키로 했던 ‘현행 6%인 지방교육세율을 3년 이후 4%로 인하해 영구적으로 부과하겠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해 경마산업 발전과 경마팬들이 고대해 온 환급률 인상의 꿈은 또 다시 요원해졌다. 정부측이 지방교육세에 대해 3년간 연장하고, 2009년부터 영구세화하기로 한 것.
지난 5일(수) 정부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올해말로 부과시한이 끝나는 경마,경륜,경정에 부과되는 지방교육세를 3년간 연장부과키로 하고, 그 이후에는 세율을 현행 60%에서 40%로 낮춰 영구세화하기로 했다.
교육세 환원과 관련해 마사회노조가 창립기념식에서 ‘교육세환원 투쟁위원회’를 발족하면서 공식적인 환급율 인상 투쟁을 선언하고 지방교육세중 환원되는 4%중 3%를 환급률 인상에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경마팬들이 중심이 되어 지방교육세 환원을 위한 경마팬 서명운동을 벌이고 서명부를 정부부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경마를 사행산업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경마계 및 농축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사행산업을 걱정하는 의원모임’의 공동대표인 손봉숙 의원과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설치 법안을 내놓은 이경숙 의원(열린우리당)이 각각 경마를 사행산업에 포함시키면서 경마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 된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경마규제 움직임이 나타나자 경마계는 사상 처음으로 경마계를 망라하는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경마를 사행산업에서 제외해야 하는 당위성을 알리는데 노력해 왔다. 하지만 결국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의 설치가 가시화 되고 있어 내년에도 경마계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5. 박대흥 조교사, 김효섭 기수 연간 최다승 기록 경신
2005년 서울경마공원에선 조교사와 기수 부문에서 각각 최다승 기록 경신이 있었다.
조교사 부문에서는 박대흥 조교사가 마지막주 경마를 남겨둔 상태에서 지난 주 61승을 기록하면서 최다승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박대흥 조교사는 이미 12월 첫 주에 이미 57승을 기록하며 2003년 배대선 조교사가 기록했던 연간 최다승 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우며 무조건 신기록 달성이라는 비교적 편한 조건 속에서 둘째 주에 마방의 기대주인 ‘가문영광’과 ‘무량무변’으로 2승을 올리면서 연간 최다승 기록을 경신한 것은 물론 최다승 기록을 59승으로 갈아치웠다. 또한 세째 주 경마에서도 2승을 추가하면서 한국경마사의 최다승 기록을 61이란 수자까지 높인 상태다.
김효섭 기수는 9년 만에 기수 연간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매서운 강추위 속에서 펼쳐진 12월 셋째 주 경마에서 총 11회에 기승해 토요일 3승, 일요일 1승을 거둔 김효섭 기수는 올해만 104승을 거두며 신기록을 만들어 낸 것.
비록 일요일 경마에서 기승정지를 당하면서 남들보다 1주 먼저 2005 시즌을 마감해 최다승 기록 행진이 104승으로 끝이 났지만, 9년만에 박태종 기수의 기록을 경신하는 선전을 했다.
6. 오경환, 조경호 등 국내 기수들의 해외 진출
지난 6월 오경환 기수(25)는 우리나라 기수 최초로 마카오 경마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마카오 수습기수 초청경주’ 등 일시적인 국제 교류 경주 등은 있었지만 우리기수가 정식으로 외국 경마장 면허를 취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조경호 기수가 마카오에 진출했다.
오경환 기수는 현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완전하게 현지적응을 하면서 면허연장을 통해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됐으나 부상으로 인해 국내로 복귀했고, 조경호 기수 역시 무난한 성적으로 한국기수의 위상을 알렸다.
7. 우리나라 최초 외국 기수 용병 시대 개막
경마에서 2005년 최초로 외국인 용병 기수들이 도입됐다. 지난 9월 부산경남경마공원이 문을 열면서 마크 뉴남(37), 네이선 데이(32), 게리 베이커(36) 등 호주 출신 기수 3명을 전격 발탁했다.
외국 용병기수 도입을 앞두고 다소 진통을 겪었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출발과 더불어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외국 기수가 데뷔해 주목을 받았다.
3명의 외국 기수중 데이 기수가 적응 실패로 인해 2달여만에 귀국하기도 했지만, 뉴남 기수와 베이커 기수는 나름대로 적응력을 보이며 활약을 하고 있다.
8. 국산마의 자존심 ‘새강자’ 은퇴
과천벌 최강마로 꼽히던 ‘새강자’가 7년 경마인생을 접고 지난 11월27일 9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데뷔후 58전 33승, 2위 8회의 성적을 거둔 새강자는 국산마 최초 그랑프리 우승은 물론 역대 최다 연승기록인 15연속 우승, 역대 최다 수득상금(15억3천638만원), 역대 최다(2회) 연도대표마, 역대 최다(4회) 프리핸디캡 최다중량 선정 등 진기록을 보유한 불세출의 명마.
‘새강자’는 1998년 경주마로 데뷔이후 줄곧 국산마 최강자리를 지켜오며 국산마 르네상스의 중심에서 한국경마의 국산마 열풍을 주도했다. 또한 99년에는 ‘그랑프리’ 대회에서 쟁쟁한 외국산마들을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해 ‘새강자’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9년 4월 ‘탐라배’우승, 12월 ‘그랑프리(G1)’ 우승, 2000,2001년 ‘한국마사회장배(G3)’ 3연패 등 무수히 많은 신화를 남겼다.
‘새강자’의 은퇴식은 비마급으로 치러졌는데, 장석린 마주는 은퇴식 후에도 ‘새강자’를 기억하는 경마팬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원당목장에 ‘새강자’의 보금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9. 뒤로 후퇴하는 경마 중계방송
올해 경마를 알리는 첨병역할을 하던 경마 실황 생중계가 녹화방송으로 둔갑하면서 경마팬들의 원성을 샀다.
경마방송이 녹화방송으로 역귀환하게 된 것은 방송심의위원회가 국정감사 지적을 이유로 경주후 20분 뒤 녹화방송을 권고하면서 녹화방송을 하게 되었다. 국정감사에서의 경주실황 지적은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이 경마를 생중계로 방송하고 있다며 경마를 생중계하면 속칭 하우스 식의 불법 도박장을 운영할 수 있어 불법도박의 확산이 우려된다며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
지적을 받은 방송위원회가 경주실황을 하고 있는 위성 스피드스포츠와 리빙TV에 공문을 보내 실황중계를 중단하고 20분 지연 시차방송을 하도록 권고했다.
10. 경마, PC를 만나다. PC베팅 시대 개막
지난 6월25일 ‘KNetz PC 베팅 ’이 드디어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PC베팅 실시와 함께 인터넷 가입방식이 도입되며 KNetz 회원가입이 크게 늘고 있고 일 매출액 등의 점유율이 다소 증가하는 등 앞으로 KNetz를 이용하는 경마팬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화베팅을 이용하는 인원이 늘어나는 단계에서 인터넷을 통한 베팅이 가능해지면서 경마공원을 직접 찾을 수 없는 경마팬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곧이어 경마실황중계가 불가능해지면서 실시간 배당이나 목소리 중계에 의존한 베팅을 하게 되어 불만의 소리로 변하기도 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