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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수 다승 싸움에 경마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지난주 3승을 몰아친 김효섭 기수가 드디어 5개월만에 박태종 기수를 누르고 2003시즌 다승 1위(61승, 9월24일 기준)로 올라섰다.
추격의 고삐를 놓치지 않고 있는 20기 신인 문세영 기수도 꾸준히 승수 쌓기에 성공, 한때 11승까지 벌어졌던 차이를 8승으로 좁혀놨다.
반면 일천승을 눈 앞두고 있는 박태종(59승) 기수는 벌써 ‘아홉수 징크스’에 걸린 듯 주춤, 이제는 김효섭 기수를 상대로 추격전을 펼쳐야하는 상황이다.
이른바 이성일, 임대규, 천창기, 우창구 기수 등을 제치고 ‘신 삼국지’를 형성하고 있는 현재 기수 판도다.
전반기 경마의 마지막 시점이었던 7월까지만 해도 박태종 기수가 50승을 거두며 2위인 김효섭과는 8승 차이를 보여 다승왕 5연패(1999년∼2002년)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8월 들어 무려 14승을 몰아친 김효섭 기수의 상승세는 9월에도 두자리 승수를 바라보게 돼 설마했던 다승왕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돌아온 황태자’란 닉네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며 말 그대로 4월의 1위를 9월이 지나가기 전에 되돌려 놨다.
김기수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실수가 적었다는 점.
즉 박태종 기수의 경우 ‘지어지선’, 문세영 기수의 경우 ‘아일랜드피버’등과 같이 우승을 챙겨야 될 마필로 챙기지 못했다라고 한다면 김효섭 기수는 ‘고려방’, ‘에디터인치프’, ‘도미라이더’는 물론 결코 쉽지 않았던 ‘삼매경’, ‘다우존스’등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김효섭 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란 말이 그 어느때보다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문세영 기수는 한마디로 “박태종 기수가 잘할 때도 2등, 김효섭 기수가 잘할 때도 2등”인 기복 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신인이다. 특히 외국산 개별거래마를 탔을 때 그의 세련된 기승술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박태종, 김효섭도 신인 시절 문세영만큼은 타지 못했다”가 바로 문의 잠재 능력을 대변하는 말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꺾고 데뷔 3년 만에 다승왕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태종 기수는 그 누구보다 팬들과 생사고락(生死苦樂)을 같이하는 기수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매경주 많은 팬들이 성원하고 있으며 트레이드마크인 ‘몰아치기’가 3개월 남은 올해 경마에서 몇 번 나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외 ‘만족도 100%’를 향해 달리는 천창기 기수, ‘근성 기수’인 지하주, 컨디션을 되찾아 가고 있는 ‘영원한 차세대 주자’ 오명섭, 20기의 또다른 ‘핵폭탄’ 조경호 등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2003년 후반 시즌, 점점 어려워 질 편성과 더불어 또하나의 흥미 거리가 될 것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