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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주는 박태종 기수를 향한 경마 팬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격려, 그리고 은퇴에 대한 깊은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축하의 박수와 함께 시작되었다. 박태종 기수가 예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의 함성이 이어졌고, 경주로 입장 시에도 힘찬 응원이 뒤따랐다.
게이트가 열리자 가장 안쪽 게이트의 이점을 살린 `미라클삭스`는 박태종 기수의 노련한 전개 아래 빠르게 선두를 점했다. 첫 펄롱 타임 13.0초의 빠른 페이스로 경주가 시작되었으며, 각 펄롱 타임이 10초대에서 13초대로 변화하는 전형적인 초반 하이 페이스, 이후 종반 근성 싸움의 양상으로 흘러갔다.
곡선주로 구간에서 `미라클삭스`는 좁고 빠른 보폭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그 뒤를 `섬돌모루`, `컴플리트디바`, `아파트` 등이 따르며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박태종 기수는 깔끔한 코너링으로 `미라클삭스`를 이끌며 직선주로에 접어들었고, 채찍 독려에 반응해 안쪽으로 기대던 말을 바로잡으며 발바꿈에 성공했다.
결승선 50m를 남긴 지점까지 선두를 굳건히 지키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후미에서 폭발적인 탄력으로 치고 올라온 `이슬처럼`과 이상규 기수에게 1¼ 마신 차로 역전승을 내주었다. 경주 타임은 1분 20.2초를 기록했으며, 준우승은 `미라클삭스`와 박태종 기수, 3위는 `컴플리트디바`와 김효정 기수가 차지했다.
이날 박태종 기수는 4연속 준우승을 기록한 `미라클삭스`와 함께 본인의 마지막 커리어를 의미 있게 마무리했다. 비록 우승마와의 위닝 런은 아니었으나, 박태종 기수는 경주 직후 직선주로로 나아가 경마 팬들을 마주하며 그간의 성원에 뜨거운 감사를 전했다. 하마대 인근에서는 몰려든 팬들의 인사와 사인 요청에 일일이 화답하며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
1987년 데뷔 이후 38년 동안 경주로를 질주하며 쌓아온 16,016회의 출전 기록은 한국경마 현대사 그 자체였다. 수많은 명마의 파트너로서 시대를 풍미했던 `경마 대통령`의 마지막 질주는 팬들의 환호와 격려 속에서 아름답게 막을 내렸다. 이제 경주로 위의 기수가 아닌 인간 `박태종`으로서 시작될 새로운 여정에도 경마 팬들이 바란 축복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박태종 기수의 실질적인 기승은 이날로 종료되었으나, 전설을 향한 예우는 다음 주에도 이어진다. 한국마사회는 오는 28일 일요일, 서울경마 제6경주를 `경마대통령 박태종 은퇴 기념경주`로 개최하며, 당일 팬미팅과 팬사인회 등 공식 은퇴 행사를 통해 38년 공로를 기릴 예정이다. 경주로의 대통령은 떠나지만, 그가 남긴 1만 6천 번의 발자국은 한국경마의 영원한 유산으로 기록될 것이다.
최현성 전문기자의 경마이야기는 말산업저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