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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는 총 16두가 출전했다. `나루카미(Narukami)`가 단승식 2.2배로 가장 큰 인기를 끌었고, 그 뒤를 `더블하트본드`, `윌슨테소로(Wilson Tesoro)`, `아웃레인지(Outrange)`가 따랐다.
경주 초반은 가장 안쪽 게이트의 `윌리엄바로우즈(William Barows)`, `식스펜스(Sixpence)`, 그리고 `더블하트본드` 3두가 주도했다. 사카이 류세이(坂井 瑠星) 기수는 선두 2두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더블하트본드`를 선입권 최선두에 자리시키며 외곽으로 빠져나오기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곡선주로 종반, 모든 말이 일제히 승부수를 띄우며 마군 내 격차가 좁혀졌다. `윌슨테소로`의 가와다 유가(川田 将雅) 기수는 안쪽에 갇힐 위험에 처했으나, `더블하트본드`의 진출로 공간이 열리자 그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마군을 벗어나 경합했다. 후미와 2마신 차를 벌리며 격렬하게 맞붙은 두 말은 7만 7천여 관중의 함성 속에서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진 판독 결과는 `더블하트본드`의 코 차 우승, `윌슨테소로`의 준우승이었다. 경주 타임은 1분 50.2초였다. 종반 펄롱 타임은 12.1초로, 초반 추진이 이루어지는 2펄롱 구간 다음으로 가장 빠른 타임을 기록하며 당시의 치열했던 경합을 증명했다.
이로써 챔피언스 컵 3연패를 달성한 사카이 류세이 기수는 "(3연패의 개인 기록보다) `더블하트본드`가 10년 만에 챔피언스 컵을 우승한 G1 암말이 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더블하트본드`의 우승으로 (유)실크 레이싱(Silk Racing Co. Ltd.) 마주는 커리어 사상 첫 더트 G1 경주 트로피를 추가했으며, 오쿠보 류지(大久保 龍志) 조교사는 2020년 `추와위저드(Chuwa Wizard)` 이후 다시 한번 챔피언스 컵을 제패했다.
한편, 24·25 코리아컵(G1/IG3) 원정조인 `윌슨테소로`와 `램제트(Ramjet)`는 각각 2위와 3위에 자리했다. 올해 도전으로 동 경주 3연속 준우승에 머문 `윌슨테소로`의 가와다 유가 기수는 "말은 최선을 다했다"며 짧은 소감을 남겼고, `램제트`의 미우라 고세이(三浦 皇成) 기수는 "출발이 조금 늦었고, 직선주로 구간 진로가 막혀 바깥쪽을 택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의 뒷심은 대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제26회 챔피언스 컵은 `레몬팝`이라는 거대한 산이 사라진 일본 더트경마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수말들이 득세하던 더트 G1 무대에서 10년 만에 암말 챔피언이 탄생하며 `더블하트본드` 시대를 선포한 것이다. 과연 이 새로운 여왕이 내년 페브러리 스테이크스(G1)를 비롯한 주요 더트 전선에서도 그 위용을 이어가며 일본 더트경마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현지 경마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