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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은 홍콩의 도전자 ‘챈쳉글로리(Chancheng Glory)’가 차지했다. 경주 직전 펼쳐진 코리아 스프린트에서 ‘셀프임프루브먼트’와 8년 만의 홍콩마 우승을 견인했던 제리 차우(Jerry Chau) 기수는 이번에도 선행 작전으로 경주를 주도했다. 초반부터 두터운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경합을 벌였고, 두 번째 곡선주로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 ‘램제트’와의 격렬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이번 입상은 홍콩 조교마들이 인공주로와 잔디주로 외에 모래주로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무대가 되었다.
3위는 최고 인기마였던 ‘램제트(Ramjet)’와 미우라 고세이(三浦 皇成) 기수에게 돌아갔다. 경주 내내 외곽에서 선두 그룹을 꾸준히 압박했고, 마지막 직선주로에서는 ‘챈쳉글로리’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쳤으나, 외곽 주행으로 인한 체력 소모를 극복하지 못하고 2위 자리를 내주었다.
5위권 내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국내마는 ‘스피드영’과 김혜선 기수였다. 외곽 대신 선두 그룹 후미 안쪽에서 힘을 안배하는 전략을 택한 ‘스피드영’은,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페이스를 주도하던 ‘그레이트위너’의 걸음이 무뎌지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김혜선 기수는 무게중심을 앞으로 쏟으며 마필을 독려했고, 비록 앞선 해외마들을 넘어서지는 못했으나 격차를 최소화하며 4위 자리를 지켜냈다.
두 번째 인기마였던 ‘두라에레데(Dura Erede)’와 마쓰야마 고헤이(松山 弘平) 기수는 경주 초반부터 계속된 최외곽 주행으로 힘을 소진한 뒤 선두 그룹 후미에서 경주를 운영했지만, 직선주로에서 탄력을 살리지 못하고 후미의 ‘석세스백파’와 거리를 유지하며 5위에 머물렀다. ‘스피드영’과 함께 한국의 주요 전력으로 꼽혔던 ‘석세스백파’ 역시 빠른 페이스 속 외곽 주행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5위권 진입에 실패, 국내마 중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코리아컵은 직전 코리아 스프린트와 마찬가지로 한국 국제경주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전략적으로 일본 중앙경마에서 지방경마로 이적한 ‘딕테이언’이 지방경마 소속마 최초로 코리아컵을 제패했고, 홍콩의 ‘챈쳉글로리’는 이번 원정이 단순한 도전이 아닌 홍콩경마의 실질적인 능력 검증의 무대였음을 재확인시켰다. 한국마들 역시 작년에 비해 선두와의 격차를 줄이는 성과를 보였지만, 서울 소속마가 단 한 두에 그치고, 10위에 자리했다는 점은 양 지역 간 전력 격차 해소라는 과제를 남겼다.
최현성 전문기자의 경마이야기는 말산업저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