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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마 12두 중 단승식 5.0배의 3위 인기를 얻은 `리플즈마린`은 가장 안쪽 게이트의 이점을 십분 활용했다. 출발과 동시에 재빠르게 선두를 장악한 `리플즈마린`은 경주 초반부터 2위 그룹과 1마신 이상의 거리를 벌리며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2펄롱 지점을 11.1초의 빠른 기록으로 주파하며, 다른 신예마들이 따라오기 벅찬 페이스를 이끌었다.
승부처인 마지막 직선주로, 경주 전개는 `리플즈마린`의 독무대였다. 다른 경주마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근성을 짜내는 동안, `리플즈마린`은 오히려 격차를 더욱 벌리며 달아났다. 결국 2위 그룹과 6마신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고, 경주 기록은 1분 1.1초였다.
`리플즈마린`의 이번 데뷔전은 부마 `에어포스블루`의 유전자가 한국 경주로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무대였다. `에어포스블루`는 현역 시절 피닉스 스테이크스(Phoenix Stakes, G1) 등 유럽의 주요 G1 경주를 석권하며 단거리와 중거리 전선을 지배했던 명마다. `리플즈마린`이 보여준 압도적인 추진력은 부마로부터 물려받은 형질이 발현된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모계 혈통의 잠재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리플즈마린`의 모마 `비장의무기`는 외조부마 `엑톤파크`의 피를 물려받았다. `엑톤파크`는 대통령배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트리플나인`과 같이 뛰어난 스태미나와 근성을 지닌 자마들을 배출한 씨수말이다. 이는 `에어포스블루`의 폭발적이지만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스피드에, 경주 종반까지 버텨낼 수 있는 힘을 더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모계의 `데이쥬르`는 `댄지그`의 자마들 중에서도 가장 빠른 스피드를 보유했던 경주마로, 스피드 유전자를 한층 더 강화한다.
혈통적으로 볼 때, `리플즈마린`은 부계의 검증된 스피드와 모계의 잠재적인 스태미나라는 이상적인 조합을 갖추고 있다. 이번 데뷔전에서는 선행으로 경주를 지배했지만, 직선주로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뒷심은 추후 경주 거리가 늘어났을 때 추입 작전까지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물론 단 한 번의 경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리플즈마린`이 보여준 압도적인 기량과 혈통적 잠재력은, 이 신예마가 앞으로 한국경마의 단·중거리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게 만드는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최현성 전문기자의 경마이야기는 말산업저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