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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컵 마일과 코리안더비를 연달아 제패하며 2관을 달성하며 마지막 왕관만을 앞둔 `오아시스블루`에게 경마 팬들의 관심이 쏠리며 단승식 1.4배의 배당을 형성했다. 코리안더비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한 `운주가이`와 `마이드림데이`가 후순위 인기마로 관심을 모으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유력한 선행마였던 가장 안쪽 게이트의 `이클립스더킹`이 출전 취소되며 경주는 또 다른 변수를 맞이한 채 시작되었다.
흐린 먹구름 아래, 비예보를 앞둔 폭염 속 마지막 관문의 경주는 시작되었다. 외곽에서 출발한 ‘원더풀그룸’이 예상 밖의 빠른 발걸음으로 경주 초반을 이끌었고, ‘베스트레이스’와 ‘오아시스레드’가 그 뒤를 따랐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오아시스블루’와 또 다른 기대주 ‘마이드림데이’는 두터운 중간 선입 그룹에 자리하며 기회를 엿봤다.
뒷 직선주로 구간, 선입권 마필들이 선두와 격차를 좁혔고 서로 간 아슬아슬한 간격을 유지하며 페이스를 따랐다. 승부의 분수령은 마지막 곡선주로였다. 초반 선두를 점하기 위해 큰 힘을 쓴 ‘원더풀그룸’의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자, 뒤따르던 선입 그룹이 일제히 승부수를 띄웠다.
직선주로 진입 직전, `마이드림데이`와 `오아시스레드`가 더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아시스블루`와 진겸 기수는 주로 상태가 상대적으로 무거웠던 안쪽 주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선택은 직선주로 진입 순간 `오아시스블루`의 삼관 달성에 짙은 의문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오아시스` 시리즈가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사이, 외곽의 가벼운 주로를 선점한 `마이드림데이`와 서승운 기수가 가볍고 탄력적인 움직임으로 우승 후보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비인기권에 속했던 ‘영스카이워커’와 ‘스톰파이터’ 역시 외곽에서 날카로운 추입을 선보이며 선두를 위협했다. 하지만 승패는 이미 400미터 지점에서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고, ‘마이드림데이’와 서승운 기수는 ‘오아시스블루’의 삼관 달성의 대업을 저지하며 2분 9초 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트리플 크라운` 시리즈의 마지막 관문을 극적으로 탈환했다.
‘메니피’의 자마 ‘세이브더월드’와 ‘자이언츠커즈웨이’의 혈통을 물려받은 ‘커밍순’ 사이에서 태어난 ‘마이드림데이’는, ‘트리플 크라운’ 시리즈의 전초전부터 마지막 관문까지 모든 경주에 개근하며 착실히 경험과 성적을 쌓아 올린 끝에 마침내 반전의 꽃을 피워냈다.
기승자 ‘작은 거인’ 서승운 기수는 올해 세 번째 G2 대상경주 우승 기록을 전적에 추가했으며, 부경 8조 토마스 조교사는 첫 G2 우승마 배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신우철 마주 역시 2020년 더비 우승마 ‘세이브더월드’ 이후 5년 만에 대상경주 우승마를 길러내며 관록을 증명했다.
한편, 2, 3위로는 각각 ‘스톰파이터’와 ‘영스카이워커’가 자리하며 이변을 완성했다. 이들의 입상으로 이번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는 삼복승식 1119.3배, 삼쌍승식 6217.7배의 경주 역사상 가장 높은 배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7회 대회에서 ‘영광의헌터’가 우승하며 세웠던 기록(삼복승식 560.1배, 삼쌍승식 5497.4배)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9년 만의 새로운 트리플 크라운 탄생을 기대했던 경마계는 아쉬움 속에서 2025년 ‘트리플 크라운’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오아시스블루’는 안쪽 주로에서 뒷심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같은 마주&마방 소속인 ‘오아시스레드’는 4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관마의 위업이 얼마나 어렵고 위대한 도전인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 반 년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으며, 앞으로 이어질 `프리미어 시리즈`에 대한 예고편을 남겼다.
최현성 전문기자의 경마이야기는 말산업저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