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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5경주 ‘아라비아왕자’로 100승 달성
-‘금녀의 벽’ 허물고 매 순간 새로운 경마 역사를 써나가는 중
경마계의 여성 신화 이신영 조교사가 데뷔 3년 만에 100승의 고지를 점령했다.
19(토), 20(일)일 양일간 치러진 주말 경마에서 이신영 조교사는 ‘벌컨’, ‘아라비아왕자’, ‘라온에스프리’ 3두를 출전시켰고, 모두 우승에 성공하며 100% 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이신영 조교사에게 100번째 우승을 안겨준 ‘아라비아왕자’는 기수시절 동기였던 문세영 기수가 기승해 두 배의 기쁨을 만끽하게 됐다.
부산 동아대 체육학과에 재학 중이던 이신영 조교사는 1999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며 기수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여타 경마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은 ‘금녀의 벽’이 두텁게 형성돼있어 경마계 여성 관계자는 1975년 여성기수 이옥례씨 이후로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던 상황이었다. 타고난 악바리 근성과 승부욕으로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에도 경주로를 내달렸던 이신영 기수는 통산 893전 90승, 2위 68회를 기록하며 견고했던 ‘금녀의 벽’을 허물어갔다. 당시 함께 활약했던 이금주 기수와 이신영 조교사의 노력 덕분에 현재 서울과 제주에서는 수많은 여성 기수들이 남성 기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신영 조교사는 2011년 7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조교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심지어 더러브렛 조교사 면허시험에서는 학과시험을 수석으로 통과하고 면접에서도 85.3점으로 최고점을 얻으며 남다른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세심한 사양관리와 기수시절부터 보여 왔던 근성, 타고난 승부사 기질이 더해지며 이신영 조교사의 말들은 그야말로 훨훨 날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시즌 47승을 거두며 기라성 같은 선배 조교사들을 뒤로하고 다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신영 조교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수 시절에는 끝내 100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기에 아쉬움이 많았다.”라며 “조교사가 된 후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성과를 얻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버팀목이 되어준 주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조교사를 시작할 당시 우려의 시선도 많았고 그만큼 우여곡절 또한 많았다. 내게 있어 100승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그러한 의혹의 시선 앞에 나와 우리 마방의 능력을 증명해낸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회고한 이신영 조교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흔들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소신껏 시도하며 마방을 이끌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마 관계자를 꿈꾸는 수많은 여성에게 이신영 조교사는 선구자 같은 존재다. 그녀가 걷는 길은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그만큼 감내해야 할 부담감과 시선도 곱절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타박타박 걸어나가고 있는 이신영 조교사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