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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는 그랑프리 경주결과는 여러 방면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꼽힌다. 특히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국산마가 차지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현재까지 총 32회의 그랑프리 경마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국산마가 우승한 경우는 ‘새강자’를 필두로 다섯 번에 불과하다. 대통령배의 트로피를 거머쥔 최고의 국산마조차도 외산마의 높은 문턱 앞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봐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마저도 국산마 보호차원으로 시행된 감량 혜택의 영향이 컸기에, 지나치게 국산마들에게 유리했다는 비난 또한 피할 수 없었다.
반면 올해 그랑프리는 국·외산마 감량 이점을 없애고 오로지 성별과 나이로만 차이를 두어 부담중량을 매기는 별정Ⅴ 방식으로 치러졌다. 즉, 국·외산마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주를 치렀다는 것. 이에 따라 3세마인 ‘인디밴드’는 55kg을, 4세마 ‘지금이순간’은 58kg를 부여받았으며, 우승과 준우승의 의미 역시 한층 빛을 발하고 있다.
이는 최근 발전해가고 있는 국산마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국내는 지난 2005년부터 고가의 씨수말을 도입함으로서 국산마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민간목장 또한 유능한 씨수말을 도입하기 위한 투자로 이어졌고, ‘메니피’ 일변도이던 국내 생산업계에 ‘엑톤파크’와 ‘인그란디어’라는 활로가 열리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반면 외산마의 수준이 다소 하향평준화되고 있다. 국내는 현재 외산마를 수입함에 있어 수, 거세마의 경우는 엄격한 제한을 두는 한편, 암말은 상한선을 폐지했다. 현재의 상황에서 수, 거세마의 유능한 자원을 수입하기는 쉽지 않다. 생산 측면에서는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나, 외산마의 경주력 부분에서는 큰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마사회가 밝힌 경마시행 주요변경사항에 따르면 오는 2014년부터는 산지 분리 경주 체계를 단일 경주체계로 전환하게 된다. 혼합 일반 경주에서의 국내산마 감량 이점이 없어지는 것이다. 강한 대상들과의 경합을 통해 국산마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경마관계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킨다는 측면으로 보이나, 지금과 같은 경우라면 외산마의 전력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 국산마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수입 경주마들의 상한가 제한 완화와 체계적인 수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