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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아랍에미레이트 국제 여성 선수 초청 경주 출전
경마계의 여자 대통령 김혜선 선수가 역사적 100승의 고지를 점령했다.
100승까지 단 1승을 남겨둔 채 11월 경마를 맞이한 김혜선 선수는 지난 2일 제2경주 ‘딕시바니’에 기승해 처음부터 맹공을 펼치며 경주전반을 이끌어나갔다. ‘딕시바니’ 역시 김혜선 선수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막판까지 걸음을 유지해 4마신 차의 여유로운 우승을 거두었다. 100승의 주역인 ‘딕시바니’는 지난 9월 데뷔 후 경주 적응력을 쌓는데 고전하며 좀처럼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인기도 10위의 ‘딕시바니’의 우승은 복승식 196.2배, 쌍승식 480.7배의 고배당까지 터뜨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뒤이어 같은 날 7경주에 출전한 김혜선 선수는 ‘홀리데이펀치’에 기승, 역시 초반부터 매서운 말몰이를 유감없이 발휘해 승수쌓기에 거침없이 박차를 가했다 .
김혜선 선수의 100승 도전은 사실상 더 이른 시기에 이루어졌어야 했으나, 고지를 눈앞에 두고 부상을 당하며 기한이 없는 기다림이 지속됐다. 약 6개월여 간의 재활 끝에 경주로에 복귀한 김혜선 선수는 공백을 무색케 할 만큼 빠른 적응력을 선보이며 복귀 둘째 주부터 무섭게 승수를 쌓아올렸다.
이미 지난 3월, 이신영 감독이 현역시절 세워놓은 여성 선수 최다승수인 90승을 넘어선 김혜선 선수는 매 경주마다 여성 선수 ‘최초’의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김혜선 선수의 통산전적은 1365전 101승 2위 116회로, 공백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23승을 기록해 다승 12위에 랭크돼 있다.
겹경사로 김혜선 선수는 국제 여성선수 초청 경주(H.H. Sheikha Fatima Bint Mubarak Ladies World Championship)에 한국 대표로서 초청을 받아 첫째 주 경마를 끝낸 후 곧바로 아랍에미레이트로 이동했다. 이 대회는 아라비안 경주마를 홍보하기 위한 대회로 올해 1월 오만의 무스카트에서 펼쳐진 경주를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등 아라비안 경주마 경주가 열리는 총 11개 도시에서 대회를 치러왔다. 10일 아부다비에서의 대회가 시리즈의 마지막이었기에 그동안 출전했던 백여 명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김혜선 선수는 유일한 아시아 선수로서 한 몸에 주목을 받았다. 김혜선 선수가 출전한 대회는 현지시간으로 20시 30분에 치러졌으며 1600M의 잔디주로에서 총 14명의 여성 선수가 자웅을 겨뤘다. ‘AL MOUTTAKEL’에 기승한 김혜선 선수는 초반 강한 선행을 펼치며 경주를 이끌었고 막판 아쉽게도 걸음이 나오지 않았으며 7위를 기록했다.
말 한 마리, 한 마리마다 악바리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김혜선 선수.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처럼 항상 최선을 다해왔기에 여성 선수의 대표로 설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한 말몰이로 대한민국 여성선수의 위상을 떨치고 돌아온 김혜선 선수에게 응원을 보내본다.
김혜선 선수 인터뷰
복귀 후 생각보다 빠르게 100승의 고지를 점령했다. 소감이 어떠한가?
복귀 당시만 해도 몸 상태가 완전히는 회복되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여러모로 일이 잘 풀리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많은 감독님들과 마방 식구들이 마치 당신의 일인 것처럼 100승을 응원해주시고 기승 기회도 많이 주셔서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국제 경주에 참가하게 됐는데?
사실 출전하기 전까지는 많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번 국제대회에 참석할 당시 힘들었던 경험도 있고, 나름대로 국가대표로서 출전하는 것인데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나가 창피를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다행이도 복귀 후 한 달 동안 빠르게 몸상태가 회복되었던 덕분에 무사히 다녀오게 되었던 것 같다.
색다른 환경을 접하고 온 것인데,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 같다.
우선 유일한 동양인 선수로 참가하다보니 많이 이슈가 된 모양이었다. 사진 찍을 때도 항상 가운데에 세워주시고..(웃음) 무엇보다 행사 규모에 가장 놀랐던 것 같다. 수준을 떠나 사람들의 관심도 굉장했고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행사가 이어져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라비안 말을 타본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서러브렛과 성격도 다르고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경주 내내 선수의 말몰이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들어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경주가 끝나고 시간이 나는 동안 두바이의 메이단 경마장에도 들렀는데, 실제로 보니 왜 그토록 두바이 경마에 대한 명성이 높아졌는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여러모로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던 시간이었다.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앞으로의 각오를 밝힌다면?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지나칠 수 있는 100승이라는 기록에, 여성선수라는 이유로 이토록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해주셔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해외 대회를 다녀오며 꿈이 한층 커진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해 경주에 임할 생각이다. 앞으로 200승, 300승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테니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