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KRA 컵 Classic 경마대회 - ‘마리대물’ 대물급 기대주에서 거물급 최강자로 진화

↑	결승선 통과하는 마리대물

-월등한 기량으로 현 챔피언마 제압해 연말 그랑프리 우승 기대치 높여
-가능성 보인 ‘인디언블루’, ‘빛의왕자’, 하향세의 ‘터프윈’ 엇갈린 명암

2013년 그랑프리 경마대회의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진 제29회 KRA 컵 Classic 경마대회에서 1팀의 기대주 ‘마리대물’(허남이 마주)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경주 중 큰 변수 없이 진검 승부로 펼쳐졌다. 경주 초반 선행을 주도한 ‘해동천왕’은 4C 이후 급격히 뒷심 부족을 보였고, 종반 ‘마리대물’, ‘터프윈’, ‘빛의왕자’, ‘인디언블루’ 등이 힘 대결을 펼쳤으나 결국 ‘마리대물’이 파워에서 우위를 점해 상대마를 제압한 것.
‘마리대물’의 현재 성적은 20전 7승 준우승 3회. 다만 그는 성적 이상의 잠재력과 능력을 겸비해 이미 데뷔 당시부터 주목을 받은바 있다. 무려 530kg을 상회하는 육중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힘이 덜 찼다는 평가를 받아 ‘마리대물’의 진가 발휘는 현 시점부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리대물’의 우승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종반 뛰어난 탄력을 발휘한 ‘인디언블루’는 준우승을 차지해 경쟁력을 발휘했다. 이외 ‘빛의왕자’와 ‘담양축제’가 3, 4위를 차지했고, 당초 우승 유력마로 평가를 받았던 ‘터프윈’은 6위에 그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번 대회의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터프윈’의 부진에 있다. 지난 9월 SBS배 대회에서 4위에 그친 ‘터프윈’은 절치부심 설욕에 나섰으나 결국 입상에 실패했다. SBS배 경주 당시 ‘터프윈’의 우승 실패 요인은 짧았던 경주 거리가 주된 이유로 분석됐으나 이번 대회의 부진으로 인해 경주 외적인 요인을 부진의 이유로 찾기가 어려워졌다. 이유는 이번 KRA 컵 Classic 경마대회는 2000M로 치러졌고, ‘터프윈’으로선 비교적 최적의 전개를 펼쳤기 때문. 오는 12월 그랑프리 대회에서 ‘터프윈’에 따른 진정한 평가가 가능하겠으나 현재로선 6세가 된 ‘터프윈’의 전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번 대회를 토대로 국내 외산마 부문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간 최강자의 위용을 과시한 ‘터프윈’의 전력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신흥 기대주인 3~4세 경주마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줘 서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중 선두주자는 ‘마리대물’과 ‘빛의왕자’ 등이 꼽힌다. 비록 이번 대회에선 ‘마리대물’이 우승을 차지했으나 ‘빛의왕자’는 3세마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들 간의 자존심 대결은 흥미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외 ‘담양축제’도 1군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했고, 암말의 핸디를 안고 있으나 근성이 좋은 ‘인디언블루’의 대권 도전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점쳐지고 있다.
이제 모든 관심은 오는 12월에 펼쳐질 그랑프리 경마대회로 모아지고 있다. 국내 최고의 경주마로 활약을 했던 ‘터프윈’이 재기에 성공해 강자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인지, 아니면 신흥 주자 ‘마리대물’, ‘인디언블루’, ‘빛의왕자’, ‘담양축제’ 등이 새로운 황제로 등극할지에 상당한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제29회 KRA 컵 Classic 결과

순위	경주마	산지	성별	연령	부담중량	선수	감독	마주	기록 및 도착차
1	마리대물	미	수	4세	56	신형철	박종곤	허남이	2:08.9
2	인디언블루	미	암	3세	51	이쿠	서인석	강용식	2½
3	빛의왕자	미	수	3세	54	서승운	박윤규	박기태	코

★‘마리대물’ 관계자 인터뷰
-허남이 마주
미국에서 도입 당시부터 여러모로 사연이 많았던 마필이다. 도입 후 목장에서 관리할 당시부터 다리가 좋지 않아 무리한 기대보다는 꾸준히 뛰어주기를 바라고 응원해왔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 주어 너무 기쁘고 대견하다. 우여 곡절이 많았지만 여러 역경 속에서도 감독님과 마방식구들이 땀 흘려 고생해준 덕분이라 생각해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성원을 아끼지 않고 응원을 해준 팬들과도 기쁨을 같이 하고 싶다.

-박종곤 감독
오크스 경마대회 이후 오랜만에 거둔 우승이라 느낌이 남다르다. 꾸준히 컨디션 조절을 해온 덕분에 말 상태도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혈통 자체가 장거리에 강한 편이고, 최근 동거리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기에 2000M 경주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신형철 선수가 너무 좋은 호흡을 보여준 덕이 컸다. ‘터프윈’이라는 강한 상대가 있었으나 기대치도 있는 만큼 강하게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조심스럽게 우승을 기대해본 것도 사실이다.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져 좋은 결과가 나와 매우 기쁘다.

-신형철 선수
완전히 인기마로 올라온 우승 후보를 타고 이뤄낸 결과라면 지금처럼 기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뛰어준 ‘마리대물’에게 너무 고맙다. 아무래도 강한 상대가 있다 보니 약간의 부담과 의식을 갖고 타게 됐다. 선입권에서 따라 붙는 전개를 계획하고 중간에 치고 나오는 말들이 있나 견제를 했는데 다행이 외곽에서 따라 붙고 방해 없이 전개가 잘 풀려 말이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모로 도움을 주셨던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응원해준 팬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