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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에 음악?조명?샌드 아트 등 결합 관객들 서막부터 탄성
관람 후 반응 호평 주류…만족도 ‘매우 만족’ ‘만족’ 압도적
객석은 유료 관람티켓이 조기 매진되면서 예견됐던 대로 차고 넘쳤다. 빈자리가 없어 통로 계단에 신문지, 손수건 등을 깔고 앉거나 벽에 기대에 관람하는 관객이 한 둘이 아니었다.
서막은 입장 완료와 동시에 조명이 모두 꺼진 공연장 무대와 관람대에 정적이 흐르고 있던 찰라 실내 마장의 벽면이 활용된 대형 스크린에 영상이 환상적으로 나타나면서 열렸다.
공연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고, 시종일관 박수갈채로 호응케 했다.
1시간 30분 가까이 펼쳐진 말 갈라쇼가 마무리되고 공연장을 나선 관람객들의 표정과 반응에서는 만족감이 물씬 묻어 나왔다. 공연을 기획하고 주최한 KRA 관계자들의 표정과 촌평에서는 만족감과 함께 안도하는 기색이 감지됐다.
공연 후 혹여 혹평이 따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사전 준비와 점검, 리허설에 만전을 기했던 실무 관계자들은 잔뜩 고무된 모습으로 관람객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고 ‘매우 만족’과 ‘만족’에 스티커가 집중된 평가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내 온도가 적정했더라면 분위기는 더 후끈 달아올랐고, 무대였던 실내 마장이 열광의 도가니를 방불케 하지 않았을까라는 물음표가 던져졌고,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서울경마공원 내 실내 승마장에서 펼쳐진 사상 첫 말 갈라쇼 공연장 안팎에서 기자 스케치한 공연 전?후의 분위기와 표정, 그리고 유감이다.
본지 취재진과 자매 매체인 KRJ방송 소속 영상 취재팀이 현장에서 다각도로 스케치하고 인터뷰한 내용들을 토대로 짚어 본 이번 말 갈라쇼의 내용과 객석의 반응, 그리고 흥행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획에서 실행까지 소요된 예산과 비용을 감안해 보면 시쳇말로 ‘저비용으로 대박을 터뜨렸다’고 표현해도 지나친 과장이 아닐 것 같다.
국내에서는 최초의 창작이었던 말 갈라쇼는 KRA가 현재까지 전개한 전국민말타기운동을 비롯해 승마활성화사업 등 다양한 말산업 육성지원 사업을 중간 점검하고 평가하면서 기념 이벤트를 가져보자는 제안과 구상이 출발점이었다.
소박한 기획 의도는 말과 사람의 진정한 반려관계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화려한 조명과 우아한 음악, 연극 요소를 가미해 표현하고 전달해보자는 것이 골자였다.
기획을 담당하고 실무를 추진했던 KRA 말산업진흥처 승마 관련 팀원들의 바람도 소박했다. 출연진이 말에 대한 강렬한 사랑과 각별한 열정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감동적인 스토리를 전달하고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해주길 소망했다.
여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으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공연이라는 기대와 바람을 덧붙였을 뿐이었다.
이러한 기획 의도와 바람으로 잡은 컨셉트는 세 가지였다. 그 중에 하나는 말은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관광자원이자 대중예술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것을 말과 사람이 함께하는 공연을 통해 실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와 강한 여운으로 호평을 받았던 다양한 음악들에 역동적인 요소를 가미 웅장하면서 부드러운 한 편의 극을 구성, 선보이자는 것이 골자였다.
마지막 한 가지는 특별한 세트 없이 객석과 무대가 어우러지는 공연장을 추구, 실내 마장이 무대가 되고 두 개의 벽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레이저와 빛을 통해 숨을 거둔 뒤, 별이 된 ‘페가수스’를 지상으로 초대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묘사함으로써 관객들이 말과 빛, 퍼포먼스와 음악의 결합과 어울림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장르를 경험케 하자는 것이었다.
시놉시스(synopsis)는 명확하고 명료했다. 작품의 기획 의도가 무엇이고, 창작자의 주관은 어떤 것이며, 전달하고자 하는 스토리와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파악과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줬다.
누가 보아도 흥미롭고 감동적이었을 스토리는 승마 마니아로 유명한 탤런트 홍요섭이 특유의 목소리로 차분하게 진행한 내레이션에 따라 환상적으로 그려진 샌드 아트, 애니메이션을 통해 시시각각 몽환적으로 연출돼 주목케 했고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관객들로 하여금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로 호응케 했던 승마 프로그램의 장애물비월경기, 공람마술, 특별히 설계된 드레사지 마장에서 기수가 말을 타고 테스트로 통하는 일련의 프리스타일과 기본형 스쿨 피겨를 선보인 마장마술 프로그램 출연진은 KRA 소속 국가대표 승마선수들이었다.
박재홍 감독, 전재식 코치, 허준성 트레이너, 송상욱?손봉각?방시레 선수 등이 바로 그들이었다. 이들은 부단히 연마하고 축적한 실력과 남다른 열정을 바탕으로 승마의 진수와 함께 고난이도의 묘기를 유감없이 선보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말과 일체가 되어 군무를 펼쳐 보인 KRA 승마단원들과 어린이 승마단원들, 동화와 만화 속 주인공 등으로 기꺼이 분장하고 무대에 등장 폭소를 자아내게 했던 승마활성화팀원들의 6기통 직렬 춤과 마장 정지작업 연출은 페가수스가 활약했던 서커스무대를 연상케 했다.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들은 또 있었다. 전재식 코치와 함께 혼연일체가 되어 ‘페가수스의 마지막 공연’을 상상케 할 정도로 선보인 승용마 ‘클래식걸’을 비롯한 70여 두의 말이 그들이다.
품종과 체형이 다양했던 말들은 웅장했던 음악과 강렬했던 조명, 레이저 광선에도 놀라거나 위축되지 않고 제각각 주어진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새로운 대중예술 창조의 핵심 도구는 물론 레저에 문화를 접목한 관광자원화 가능성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부부동반, 가족동반 관람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던 관람객들의 반응 가운데는 “관람료와 시간 투자가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을 만큼 흥미와 재미가 기대 이상이었고, 환상적이었다”는 호평도 있었다.
각종 공연 기획과 연출, 주관을 전문적으로 대행한다는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말들이 주인공이고, 주역인 말 갈라쇼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과 호응 속에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 기획에서 준비, 실행까지 전반의 과정을 실무적으로 견인했던 KRA 박진국 승마활성화팀장은 “관심과 호응이 이렇게 클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관람객들의 만족도와 평가, 반향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운데 자체 평가 결과와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 향후 방향과 계획을 팀원들과 다각적으로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말 갈라쇼는 승마의 마장마술과 장애물비월 경기, 2두 이상의 말이 기수와 함께 단체 포메이션을 변형 또는 유지하면서 펼치는 공람마술에 연극의 요소를 결합하고 여기에 감동적인 스토리를 가미한 공연으로 이해하면 무방할 게다.
갈라쇼는 일종의 축하 또는 자선 특별공연으로 공연예술이나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자주 행해졌다. 말산업과 승마산업 선진국인 독일 등 유럽과 미국에서는 대중성이 만만찮은 문화 콘텐츠의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KRA는 이번 말 갈라쇼 입장 수익 전액을 말띠 행인 2014년에 태어나는 미혼모 자녀와 입양 대기 아동 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이는 여운을 남긴 말 갈라쇼에 유종의 미를 하나 더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사상 처음의 공연이었던 만큼 일반인들에게는 더욱 생경했을 법한 이번 말 갈라쇼관람객들은 유료 관람티켓이 조기에 매진되는 사태를 낳은 장본인들이었다. 이들의 반응 중에는 KRA 최고 경영진이 간과해서는 안 될 지적과 일침이 없지 않았다.
“공연장 찾기와 접근에 불편이 따랐다”, “공연장 관람석 온도가 너무 낮아 주최 측이 제공한 무릎담요를 사용했지만 관람 내내 몸을 움츠리고 떨어야했다”, “경마 시행일 여파에 따른 불가피성을 이해는 했지만, 가족이 동승한 차량 진출입과 주차에 애를 먹었다”는 지적 등을 꼽을 수 있다.
첫 공연에서 흔히 발견되는 차질이나 불가피하게 발생한 흠결이라 여기고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튼 국내에선 처음으로 창작돼 공연이 실현된 셈인 이번 말 갈라쇼는 말의 가치와 활용 범위가 창조와 활용에 따라서는 광범위해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케 했다.
또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 주고, 희망을 갖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산케 할 말 관련 스토리가 무궁무진하다는 측면을 들여다보게 했다.
프로그램의 다양화 폭과 공연 내용의 질적 수준, 그리고 품격도 상상과 창조, 보완에 따라서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발견케 했다.
이번 말 갈라쇼 기획과 주최 성과는 한 임원이 소감 피력하면서 인용했던 ‘KRA의 창조경제 실제 사례 중 하나’란 표현이 걸맞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정도로 대단했다.
성급한 낙관일지 모르겠으나 첫 공연에서 노정된 미비점들을 보완하고 전체적으로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는다면 우선 전국 주요 대도시 순회공연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만하다 여겨졌다.
말 갈라쇼를 펼칠 만한 공연장의 존재 유무와 확보가 관건이겠지만 순회공연 프로그램 중에 말의 가치와 우리 말산업의 잠재력, 경마와 경마산업의 본질 등을 하나의 스토리로 명료하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하나쯤 포함된다 해도 그리 부적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KRA 말산업본부 산하 말산업진흥처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창작, 연출하고 일부가 기꺼이 출연까지 한 이번 말 갈라쇼 반응과 반향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이런 신선한 충격의 지속과 확산 여부는 KRA 조직 구성원, 특히 최고 경영진의 관심과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준영 기자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