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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성사 위해 KRA와 유관단체 힘모아 “하늘의 별따기 해냈다”
우리 경마 사상 처음으로 갖는 경주마 교류전의 대상이 일본이라는 것은 단순히 우리와 위치적으로 가깝기 때문이 아니다.
일본은 모든 스포츠 분야에서 우리와 라이벌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경마에서 만큼은 우리보다는 한참 우위에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경마는 역사적으로 일찍 서구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우리보다는 한참 먼저 경마를 시작했지만, 실제적으로 법적(경마법) 근거를 마련한 현대 경마의 시작은 시기적으로 우리와 비슷하다.(1923년)
하지만 일본은 일찌감치 국제경주를 유치하면서 경마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마침내 2007년 파트Ⅰ 국가로 승격되면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경마국으로 성장했다.
경마에서 파트(part)란 국제 경주마 경매인 협회(SITA)가 해당국가의 경주 및 경주마 수준, 인프라 등을 고려해 경마 시행국을 수준별로 파트Ⅰ에서 Ⅲ까지 분류한 것을 말한다. 무디스와 같은 신용평가회사가 국가신용도를 평가하는 것과 유사하다.
전 세계 100여개 국가가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파트Ⅰ 국가는 ‘일본’을 비롯해 최대 경마국 ‘미국’, 경마 종주국인 ‘영국’ 등 16개국에 불과하며, 파트Ⅱ 국가는 13개국, 파트Ⅲ 국가는 17개국, 나머지 국가는 파트 외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2004년에야 겨우 파트Ⅲ에 진입했다. 이렇게 본다면 일본과 한국의 경마 수준 차이는 소위 어른과 아이에 비유되는 셈이다.
경마 변방국 수준의 우리가 어떻게 일본과 교류전을 성사시킬 수 있었을까.
경주마의 국제 교류의 기본 베이스는 경주상금이다. 경주상금이 큰 대회가 열리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경주마들이 해외원정을 갈 만큼 경주상금은 각국의 경주마들을 유인하는데(?) 최고의 수단이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리는 두바이월드컵의 경우 단일경주에만 무려 1000만 불(한화 약 112억 원)이 걸려있다 보니 멀게는 미국이나 남미의 경주마가 원정을 하는 것이 놀랍지 않은 일이다.
SBS ESPN 한일 교류전의 총상금은 2억5천만 원이다. 우승마에겐 1억3천여만 원이 돌아간다. 이번 교류전의 대상인 오이 경마장은 일본 지방경마장으로 몇몇 큰 대회를 제외하면 경주당 평균상금이 우리 돈 4천여만 원에 불과하다. 이렇게 상금 차이가 있다보니 일본 측에서는 원정에 따른 위험수치를 감안하더라도 수지타산이 맞는 계산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경주상금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대회가 성사된 것은 아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부터 내놓은 한국경마 선진화 장기 계획인 ‘비전2022’의 일환인 이번 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부단히 물밑작업을 펼쳐왔다는 후문이다. 특히 경마본부 이하 국제화팀의 공이 가장 컸다. 서울마주협회(회장 지대섭)의 일본통(通) 인맥을 통한 지원도 한 몫하며,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을 해냈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