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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포항시장, “예정대로 추진”에서 "당분간 중단" 선회
이름을 확정하고 7월 말에 개장을 앞둔 포항시 ‘마장골’ 승마공원이 위태위태하다. 승마공원이 들어설 포항 북구 양덕동 인근 주민들이 악취 문제로 인한 자녀들의 학습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승마공원 건설 반대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덕동 승마공원 반대 시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23일 오후, 인근 광장에서 승마공원 건설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를 가졌다. 3천여 명의 주민이 참가한 이날 대책위는 시장과 면담을 요구했으나 박성호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승마공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25일 화요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당사까지 찾아 승마공원 중단 시위까지 했다. 대책위는 새누리당에 탄원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초등학교와 가까운 곳에 승마장이 들어서면 악취로 학습권을 침해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25일부터 양덕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대상으로 등교 거부도 시작하면서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24일 민선5기 취임 3주년 기념 회견에서 “시장직을 걸고 승마공원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승마공원 사업 진척이 90%에 이르러 7월 말에 개장을 앞두고 있어 사업 중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승마공원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새로운 교육 문화를 선도해할 것”이라고 했다. 또 “공청회와 주민설명회도 거쳐 절차상 문제도, 법적 하자도 없다”며, “악취 발생 등은 첨단 현대식 승마공원이기에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양덕동 인근 신도시 근처에 들어설 마장골 승마공원은 인근 양덕초등학교와 200여 미터 떨어져 있고 아파트 단지와는 6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승마장이 들어서는 양덕동 68번지 종합스포츠타운 부지는 옛 쓰레기 매립장 부지로 2만7776㎡에 실내 승마장과 50여필의 말을 사육할 수 있는 마방, 각종 편의시설과 야외 승마체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포항시는 지난 2011년 3월 국비 지원 사업 확정에 따라 35억 원을 들여 지난 2월에 착공을 시작했었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명칭 공모를 하는 등 마장골 승마공원이 포항시민의 새로운 휴식처로 자리 잡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승마공원 개장을 목전에 두고 이토록 반대시위가 확산된 배경은 복잡하다. 승마공원 건설을 반대한 양덕동 신도시 일부 주민들을 위해 포항시는 주민 의견 수렴 및 사업 설명회를 하고 대구대덕승마장 견학을 하는 등 의견 조율에 힘써왔다. 양덕동 주민들은 법적 대응은 물론 박성호 시장의 퇴진 운동까지 검토하고 있어 승마공원 건설 문제를 둔 논란 확산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박승호 포항시장은 26일 수요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승마공원 건설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승호 시장은 "진정성을 갖고 주민들과 대화하겠다. 승마공원이 혐오시설이 아니라 친환경 국민체육시설이라는 사실을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민 자녀들이 등교 거부를 하며 시위한 일로 승마공원 추진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박승호 시장은 "어떤 경우든 학생들의 학습권은 침해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