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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는 삼관경주를 통해 2010년 이전과는 또 다른 혈통배합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2년 <코리안더비> 우승마인 ‘지금이순간’과 2013년 ‘스피디퍼스트’의 혈통 배합은 여러모로 최근의 흐름을 대변해주고 있어 과연 이들의 혈통 배합이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 부, 모계 같은 성향의 혈통 배합 패턴은 성공적인 케이스?
경주마 혈통에 있어 가장 먼저 논할 수 있는 경주마는 ‘PHALARIS’(영국, 1913~1930)을 들 수 있다. 현존하는 서러브렛의 80% 이상이 ‘PHALARIS’의 자마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단, 20세기 초에 등장한 ‘PHALARIS’는 단거리형 경주마, 스프린터형 경주마로 인해 씨수말로서 홀대를 받았다. 당시 유력 생산자나 마주에게 있어 궁극적인 지향점은 클래식 성향의 챔피언마를 배출하는 것이였다. 이런 가운데 그들은 클래식 성향의 챔피언마를 배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클래식 성향의 씨수말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스프린터형 경주마를 배출하기 위해선 스프린터형 씨수말이 필요하다고 믿은 것은 자명한 사실. 이러한 생산패턴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다른 방향의 혈통적 배합이 이뤄졌고, 최근엔 장거리형 씨수말에게는 단거리형 씨암말, 혹은 단거리형 씨수말에게는 장거리형 씨암말과의 교배로 약점을 상호 보완하는 방법을 통해 현재에 이르는 주류 혈맥이 탄생되게 이르렀다.
단, 국내는 최근 2~3년간 전혀 다른 양상의 교배를 통해 배출된 삼관경주 우승마로 혈통 트렌드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경주마는 최근 3년간 <코리안더비>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피디퍼스트’(2013), ‘지금이순간’(2012), ‘광야제일’(2011)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최근 가장 주가를 높이고 있는 경주마는 ‘지금이순간’이다. ‘지금이순간’의 부마인 ‘인그란디어’는 전형적인 장거리형 씨수말이다. 지난해 자마 경주 거리별 성적면에서도 장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낸바 있다. 여기에 ‘지금이순간’의 모마인 ‘솔마루’ 역시 장거리형 성향의 씨암말로 평가된다. 올해 <코리안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피디퍼스트’의 경우는 ‘지금이순간’과의 혈통배합과는 정반대다. ‘스피디퍼스트’의 부마는 ‘메니피’다. 현재 그가 국내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씨수말임에는 분명하나 그는 단거리형 씨수말이다. 당초 단거리의 활약에 비해 장거리에서는 고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던 씨수말이다. 그러나 그는 국내 정상급의 씨수말로 성장을 했고, ‘스피디퍼스트’라는 걸출한 경주마도 배출했다. ‘스피디퍼스트’의 모계 혈통도 보면 단거리형 성향에 가깝다. 물론 모마인 ‘스피디디디’는 평균 우승거리가 1600M를 상회하지만 그의 선대의 혈통은 그렇지가 않다. ‘스피디디디’의 모마인 ‘DELICATE DEED’(‘스피디퍼스트’의 2대모)는 현역시절 평균 우승거리가 1150M이고, ‘스피디디디’의 2대모인 ‘DELICATE ACK’도 현역시절 평균 우승 거리는 1082M에 그친다. 결국 ‘스피디퍼스트’는 단거리형 씨수말과 모계의 단거리형 성향의 혈통 조합이 이상적으로 이뤄진 배합으로 분류된다. 이외 ‘광야제일’ 역시 중, 장거리형 씨수말인 ‘비카’와 같은 거리 적성의 씨암말과의 교합으로 인해 탄생돼 최근의 흐름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반면 이와 같은 흐름은 최근 3년 정도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는 케이스다. 그 이전 삼관경주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대표마인 ‘상승일로’와 ‘연승대로’는 다른 패턴의 혈통 배합을 보여준바 있다. ‘상승일로’의 2009년 활약상은 화려했다. 당시 삼관경주의 1, 2차 관문인
이와 같이 불과 3~4년전과 현재의 ‘한국형 생산의 혈통 배합’은 상이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거리 적성의 씨수말과 단거리 적성의 씨암말, 장거리 적성의 씨수말과 장거리 적성의 씨암말의 패턴은 당분간 새로운 트렌드이자 강세를 나타낼 수 있는 혈통으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근친배합은 지양하는 추세, 흐름이 바뀌고 있다.
최근 국내는 같은 거리 적성의 부, 모계의 혈통 배합이 새로운 트렌드로 작용되는 가운데 이외 또 다른 특징은 교배를 함에 있어 근친 배합을 지양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근친교배란 “혈연관계가 가까운 개체간의 교배를 말하며, 근친교배에서도 그 혈연관계의 정도는 다양하다. ‘초근친교배(Closebreeding)’는 형제자매간의 교배나 부모와 자식 간의 교배와 같은, 고도의 근친교배를 말한다. 서러브레드에서는, 일반적으로 4대 선조 내에 특정 조상(Common Ancestor : 공통 선조)이 반복되면 ‘근친교배(Inbreeding)’라고 하고, 반면에 4대 선조를 지나서 반복되면 ‘계통교배(Linebreeding)’라고 정의 내린다. 따라서 근친교배(Inbreeding)를 초근친교배(Closebreeding)와 계통교배(Linebreeding)로 구분할 수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경주마 중에서는 근친 배합이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또한 하나의 트렌드로 작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경주마가 ‘지금이순간’, ‘스피디퍼스트’ 등을 들 수 있다. ‘지금이순간’의 경우 근친 배합은 ‘NORTHERN DANCER’ 5S X 5S가 전부다. ‘스피디퍼스트’의 근친 배합도 ‘NORTHERN DANCER’ 5S X 5D, ‘HALO’ 4S X 5D 등으로 많지가 않다. 이외 2013년 삼관경주 첫 관문인
그렇다면 많은 혈통 추종자들이 교배계획에서 근친교배 패턴을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말 생산자와 과학자들이 수 백년 동안, 어떤 종의 혈통에서 이상적인 형질을 「고정」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근친교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근친 교배를 하는 경우에는 주류에서 밀려 있는 씨수말을 의도적으로 근친 교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근친교배를 통해 국내에서 최고의 경주마로 활약을 경주마는 누가 있을까? 지난해 삼관경주인 <코리안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한 ‘광야제일’과 현재 국내 대표마로 평가되는 ‘당대불패’가 대표적인 근친교배를 통해 능력마로 거듭난 경주마로 들 수 있다. ‘광야제일’의 근친 배합을 살펴보면 5대 이내 ‘NATIVE DANCER’ 5S X 5D, ‘NORTHERN DANCER’ 4S X 5D, ‘NORTHERN DANCER’ 4S X 5D, ‘NEARCTIC’ 4S X 5S, ‘NORTHERN DANCER’ 5D X 5D 등의 근친 배합이 있다. 이는 ‘당대불패’도 동일한 경우로 볼 수 있다. ‘당대불패’의 근친 배합은 ‘RAISE A NATIVE’ 4S X 5D, ‘CONTINUE’ 4S X 4D, ‘DOUBLE JAY’ 5S X 5D, ‘COURTESY’ 5S X 5D, ‘NORTHERN DANCER’ 3S X 5D, ‘NATIVE DANCER’ 5S X 5S 등의 근친 배합이 많아 결국 근친 배합을 사용한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지금이순간’, ‘스피디퍼스트’, ‘스팅레이’ 등은 근친 배합이 거의 없는 혈통의 경주마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외에서도 이와 같은 흐름의 혈통 배합이 주를 이루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최근 북미에서는 삼관경주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에서는 삼관경주 2번째 관문인 제138회 <프리크니스 스테익스>가 펼쳐진 가운데 당시 우승마와 준우승마 모두 근친 배합이 거의 없는 특징을 보였다. 우승을 차지한 ‘옥스바우’(Oxbow)는 ‘NORTHERN DANCER’ 4S X 5D X 5D의 근친 배합이 있고, 준우승마인 ‘잇츠마이럭키데이’(Itsmyluckyday) 역시 근친 배합은 ‘NEARCTIC’ 5S X 5S 밖에 없다.
물론 근친 배합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적인 혈통으로 볼 수 없고, 근친 배합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실패한 혈통으로 볼 수도 없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경주마인 ‘지금이순간’과 올해 삼관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팅레이’, ‘스피디퍼스트’는 근친 배합이 거의 없는 성향을 보여주고 있고, 마찬가지로 북미에서도 삼관경주인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옥스바우’(Oxbow)와 준우승마인 ‘잇츠마이럭키데이’(Itsmyluckyday)가 모두 근친 배합이 적다는 적은 주목할 만한 일이고, 또 다른 흐름의 변화로 볼 수 있어 간과할 수만은 없겠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국형 혈통의 트렌드(같은 거리 적성의 부, 모계 혈통 배합과 근친 배합이 적은 특징), 이는 분명 생산의 변화된 과정 중 하나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조만간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항상 변화에 대처를 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도전과 최고를 배출하겠다는 열망이 있다면 생산 부분은 더욱더 발전될 가능성은 높다. 국내는 현재 우수 씨수말이 많다. 이들을 시험할 필요가 있고, 최적의 혈통 배합을 찾아낼 필요성 또한 분명이 있다. 우수 씨수말에 따른 경주마의 생산 패턴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을 할 순 없다.
가까운 일본은 현재 경마산업 부문에선 한국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본의 경우도 한국과 동일하게 생산 부문에 있어 과도기의 시기가 있었으나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흐름에 역행하는 모험적인 시도가 결국 일본 경마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선 ‘당대불패’, ‘지금이순간’ 등이 최고의 국산마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생산 부문에서 관계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만이 제2의 ‘당대불패’, ‘지금이순간’을 배출할 수 있고, 더 멀리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경주마의 탄생 또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