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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국내 사행산업에 대한 기형적 인식과 배경 지적
지난 1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말산업 육성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는 평소와 달리 여야 국회의원들과 기관장, 지자체장 등 다수의 정치인 뿐 아니라 장태평 한국마사회장 및 마사회 주요 임원들과 인턴사원들까지 참석했다. 복지 세수 확보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현 정부의 시책뿐 아니라 말산업 육성에 대한 정치계의 진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전 대전광역시장 출신인 박성효 새누리당 의원(대전 대덕)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밀접했던 말이라는 주제가 다소 침체됐지만,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그린 농업, 재활승마, 레저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친숙해지며 새로운 말의 중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충북도지사를 지낸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박성효 의원이 한국말산업중앙회의 고문으로 위촉된 일을 축하하며 “말산업 육성을 위한 길을 국회에서 마련할 수 있도록 큰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말산업육성법 제정 이후 경마를 포함한 말산업이 사행적 성격을 떠나 각종 부가가치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며 말산업 관련 정책들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명흠 장흥군수는 “말산업이 현 정부의 시책인 ‘창조 경제’의 모델 산업으로 생각한다”며 지역 말산업 발전을 위해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도 했다.
무엇보다 발제자들은 국내 사행산업에 대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과도한 규제와 편견 등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주)레이싱미디어 김문영 대표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잘 되기 위해서는 국회가 사감위법을 전면 손질해야 한다”며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 사감위의 역할과 기능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했다. 특히 사감위가 주장하는 ‘기관차 효과’가 맞다면, 불법 행위가 줄어야 하는데 사감위 출범 이후에 오히려 증가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대표는 “통계 수치는 정확하다. 사감위의 주장은 논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사감위 스스로도 틀린 것을 잘 알 것이다. 정부나 국회의 정책 입안자가 이를 간과하지 말고 속히 법 개정을 통해 사감위가 불법 행위만을 감독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국력을 소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조성하 기자는 ‘통제와 규제의 미학, 사행산업’이라는 발표에서 “미국의 도박 합법화법은 도박 산업을 신장시키고 합리적으로 이끌어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도박을 규제만 하는 사감위는 그 출생부터 기형적”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서울시립대 최용선 교수는 “정부는 마사회의 부정적 이미지에 기생하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뿌리 깊고 만연할수록 경마에 대해 규제하고 세수 확보의 정당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는 경마를 세원 확보의 기회라기보다는 세금만 걷으면 된다는 단기적 관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현상을 깨드릴 위험 부담을 하지 않는 문제, 언론이 불법과 합법 경마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보도하는 문제, 사감위가 경마 매출을 산출할 때 합법적 경마 매출 총액만 통계 내는 문제도 지적했다. 최 교수는 “경마는 낮은 세율로 넓은 세원을 낼 수 있다. 합법적 재화의 세금을 낮추면 상대적 가격 차이 때문이라는 기본적 경제 원칙에 따라 불법 행위는 사라진다. 대단히 기초적인 원리인데도 왜 이런 방법을 쓰지 않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 고위 간부는 종합토론 시간에 “오늘 발표를 들으며 속이 시원했다. 평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각계 전문가들이 논리적이고 경험적으로 이야기해 주니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다. 발표 내용을 중요한 자료로 쓰겠다”고 소회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