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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될성부른 떡잎은 미리 밟아버리는 일도 있어
국내 엘리트 승마계가 국제 승마대회의 룰을 무시한 진행을 일삼고도 쉬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선수들간 편가르기와 알력 다툼이 있고, 실력 있는 선수를 키우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엘리트 승마는 생활체육 승마와 함께 국내 승마계를 양분하고 있지만, 엄격히 한 국가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그 위상의 차원이 다르다. 선수들은 국내에서 치러지는 각종 대회를 통해 산출된 랭킹에 의거, 국가대표로 선출해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 국제 그랑프리 대회 등에 출전하는 ‘영예’를 입는다.
하지만 국내 승마대회의 룰이 국제대회의 기준을 못 따르고, 그 수준이 현저히 낮아 세계 선수들과의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작년 11월에 열렸던 최고 규모의 H배 승마대회는 국내 최초로 장애물 S-1 클래스(140cm)를 우수하게 통과한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S-2 클래스에 참가 자격을 부여, 국내에서도 150cm 장애물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했다.
하지만 당시 대회 결과 보고는 의아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대회를 주관한 대한승마협회는 장애물 사이의 간격을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는 등 대회 룰을 무시, 훌륭한 선수 선발을 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K승마클럽의 관계자는 “엘리트 승마계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승마 선수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이 증언에 무게를 더했다. 국내 대회가 올림픽 장애물 기준(S-4, S-3 경기 등)에 못 미치니 국제 대회에 나가면 입상은 꿈도 못 꾼다. H배 승마대회 개회식에서 “국내 승마 대회의 질을 높여 수준 높은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신은철 대한승마협회장의 발언이 무색할 정도.
문제는 또 있다. 이런 ‘관행’에 따라 국가대표로 선출된 선수는 마치 실력을 인정받은 듯 계속 선발되고 있다는 것. 스포츠라는 종목은 선수의 ‘전성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국내 승마 대회계에서는 전성기와 실력과는 무관하게 관행과 요행에 따라 선발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물론 ‘일부’의 이야기지만, 정정당당하게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대회 룰 등의 인프라가 아쉬운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의도적으로 악용해 실력 있는 유소년 및 신예 선수들의 선발을 가로막고 편 가르기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엘리트 승마.’ 각종 국내 대회에 나가 ‘랭킹’을 쌓은 뒤 어찌어찌해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 출전해도 승전보는 감감무소식인 이유는 바로 내부에 있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