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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순위가 무의미한 대혼전 경주로 막판 뒷심 대결이 볼만
야간 경마의 백미인 제 20회 SBS배가 오늘 8경주에 펼쳐진다.
1900M의 거리에서 지구력과 스피드를 모두 입증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마를 가리는 경마대회인 SBS배는 지난해부터 별정Ⅴ방식으로 펼쳐져 같은 부담중량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특히 올해 대회에는 국산마 지존급들이 모두 출전해 한껏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경마대회에 세 번째 도전하는 ‘리얼빅터’(51조, 마주 이상홍)를 필두로 「서울마주협회장배(GⅢ)」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천운’(5조 마주 장수영), ‘마니피크’(9조, 마주 조용학)가 이번 대회에 맞춰 꾸준한 준비를 해왔고, 지난해 동 대회 우승마인 ‘하이포인트’(34조, 마주 장석린)와 「스포츠조선배」를 우승으로 장식하고 1군에 승군한 ‘야전사령부’(29조, 마주 신성철)까지 정예 멤버들이 모두 출전하고 있다.
역시 선행은 ‘야전사령부’인가?
당일 비 예보가 되어있는 상황에서 선행을 나서는 마필이 조금은 유리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단독 선행 유리한 ‘야전사령부’가 승군전에 국산 최강자급 마필들을 만났기에 주눅 들지 않고 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상황. 뒤쫓아 오는 강마들에 오버페이스로 자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뒤를 따라 전개를 풀어나갈 마필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이는데 그 마필들의 면면 또한 만만치 않다. 선두권 공략만 허락된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번개강호’와 ‘칸의후예’가 인게이트를 선점하고 있고, ‘천운’과 ‘마니피크’도 나란히 5번과 6번을 배정받아 수월한 선입권 자리 잡기가 예상된다. 외곽으로 밀린 ‘싱그러운아침’의 전개가 상대적으로 불리한데 이는 마필 자체의 파워와 근성이 얼마나 발휘되느냐에 달려있다 하겠다.
초중반 레이스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추입마필들이 어느 시점에 순위를 끌어올릴 것인가가 우승을 향한 최대의 관건이다. 선두권이 오버페이스로 몰락하지 않는 이상 최하위권 전개는 아무래도 불리해 보인다. ‘리얼빅터’의 경우 기본 순발력을 갖추고 있는 준족이라 중위권 자리 잡기만 성공한다면 막판 스피드 좋아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다. ‘하이포인트’역시 추입력이 일품인 마필로 직선에서의 승부도 충분히 가능할 전력이지만 최근 컨디션 난조 속 기복을 보이고 있던 터라, 당일 컨디션 체크가 필요해 보인다.
별정Ⅴ방식, 누구에게 유리한가.
별정Ⅴ는 3세 55kg, 4세 이상 58kg에 암말의 경우 2kg의 감량 혜택을 주는 고정중량 방식이다. 이번 출전마 중에는 3세가 없고 암말도 ‘천운’이 유일해 모두 58kg이고 ‘천운’만 55kg의 등짐을 진다. 대부분 상위군 경주가 핸디캡 중량 방식이 많고 별정이라 하더라도 성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증감량 되는 방식이라 최근 상승세 마필들에게 과한 부담중량이 책정되는 편이다. 따라서 이번 별정Ⅴ방식은 능력마 또는 상승세 마필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중량 시스템이다. 가장 큰 이득을 본 마필은 ‘싱그러운아침’과 ‘하이포인트’다. 직전 경주에서 두 마필 모두 60kg의 등짐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었지만 58kg은 무난히 소화한 바 있기에 이번 부담중량은 호재로 보인다. ‘리얼빅터’와 ‘마니피크’의 경우도 이번에 핸디캡에 출전했다면 60kg이상의 부담중량이 예상되었던 마필들이라 직전 대비 낮아진 등짐은 분명 전력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다소 손해를 보는 마필도 있다. 부담중량이 조금 낮아진다면 언제든지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마필들로는 ‘번개강호’, ‘금아챔프’, ‘탐라선택’, ‘스페셜윈’등이 있다. 이들 복병권 마필들이 3kg이상의 무거워진 부담중량과 강자급 마필들과 겨뤄야 이중고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야간경마의 특성상 선두권과 하위권의 거리차를 육안으로 쉽게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기수들의 경주 운영 능력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경마공원의 국산마 지존을 가리는 이번 SBS배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지영 기자 olympus77@krj.co.kr
①칸의후예
1군에서도 두 번의 우승을 경험한 중삽급 마필이다. 선입형의 마필로 게이트 이점이 있어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직전 대비 높아진 부담중량의 극복과 기수와의 첫 호흡이 관건이다.
②번개강호
직전 1군 첫 우승을 거머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순발력과 뚝심이 좋은 마필로 선두권 공략이 용이한 편성인 것은 호재이나 걸음에 기복이 있는 편이라 과신하기는 힘들다.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복병권.
③첫인상
마체가 작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1군에서 동거리 우승 경험이 있고 기본 탄력과 근성이 좋아 생각보다 좀 더 뛰는 복병 세력이다.
④금아챔프
일간스포츠배를 우승한 이후 1군에서도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Ⅱ), 서울마주협회장배(GⅢ)등에 출전하면서 강마들과 겨뤄온 강단마다. 직전 1군 첫 입상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전개만 잘 풀린다면 기습 노릴 수 있는 복병마.
⑤천운
농협중앙회장배,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우승마로 이미 1군에서도 강자급에 속하는 전력으로 평가받지만 기복 있는 걸음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특히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고 출전마 중 가장 낮은 부담중량도 유리한 입상 도전 유력마.
⑥마니피크
520kg 대의 당당한 체형을 지닌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준우승마필이다. 질주습성 자유롭고 자리 잡기와 견제 대처에 능하다. 직전 대비 중량 가볍고 특급 기수 안장이라 믿음이 가는 입상 유력마.
⑦야전사령부
스포츠조선배를 우승으로 이끈 후 1군 첫 승군전을 이번 대회로 선택했다. 순발력에 강점을 보이고 있고 일단 선행에 나서면 쉽게 서지 않는 마필이라 레이스를 주도할 마필이다. 당일 주로와 날씨가 돕는다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복병마.
⑧포리스트윈드
1군 첫 승군전 무대로 강자들과는 첫 대면이라 전력상 열세로 평가된다. 추입력에 강점을 보이는데 자리잡기와 추입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⑨리얼빅터
대통령배(GⅠ) 5위,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3위 등 경마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전력을 다져왔다. 부담중량 유리함을 발판삼아 전력 전성기에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기에 최적의 조건인 우승 도전마.
⑩싱그러운아침
선입권에서의 안정적인 전개가 장점인 마필로 최근 무거운 등짐으로 고전했지만 한결 가벼워진 부담중량 덕에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입상 도전마. 다만 기수와의 첫 호흡이 관건일 듯.
⑪하이포인트
지난해 동 대회 디펜딩챔피언이다. 6세 고령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걸음에 다소 기복을 보이고 있고 높은 부담으로 고전했지만 충분히 전력 다지면서 의욕 넘치는 입상 도전마. 직전 호흡을 맞춘 기수이나 당일 경주운영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
⑫탐라선택
직전 호흡기 질환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병력에서 회복했고 선입권 자리 잡는데 성공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복병. 마방이적 후 첫 출전이고 기수와의 호흡도 관건이 될 것.
⑬스페셜윈
선입권에서 마지막까지 끈끈하게 버티는 걸음이 주 무기인 마필. 강자급 마필과의 대결이고 높아진 부담중량이 관건이겠지만 당일 경주 흐름이 빠르다면 의외의 결과를 양산할 수도 잇는 복병마.
⑭장군바다
체형이 작은데다 7세의 고령마로 직전 대비 4.5kg 높아진 부담중량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전력상 열세 마필. 추입타이밍이 관건이겠고 기수와의 호흡 문제도 해결해야할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