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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계의 최고의 라이벌이 선동렬 선수와 최동원 선수였다면 과천 경마장의 최고의 라이벌은 조경호 기수와 문세영 기수라 할 수 있겠다. 그 두 기수가 700승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경마 역사상 가장 먼저 700승 고지를 밟은 기수는 현재 42조 마방의 수장인 김명국 조교사였다. 뚝섬에서 기승 횟수 제한이 많았던 시절의 기록으로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다. 이 기록은 과천에서 경마가 열리면서 기승횟수 제한이 비교적 느슨해지면서 깨지기 시작했고 현재 박태종 기수가 역대 최다승인 1739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호, 문세영 두 기수의 700승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는 10년여의 짧은 기간 안에 달성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조경호 기수는 현재 4091전 694승 2위 573회로 승률 17.0%, 입상률 31.0%로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001년 7월에 정규 20기로 데뷔해 경마대회 총 22회 우승을 거머쥐면서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고 마카오에 원정을 다녀오는 등 ‘과천벌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군림하고 있다. 만 10년의 기승 경력을 채운 올해 영예 기수가 될 수 있는 자격요건을 모두 갖추면서 9월에 있을 영예의 전당 입성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올해로 만 31세인 문세영 기수는 2001년에 데뷔해 최단기간 100승을 달성하면서 과천벌에 파란을 일으켰던 주역이었고 2004~2006년의 기간 동안 군 복무로 기승 경력이 상대적으로 짧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승수를 쌓아올리면서 포스트 박태종 시대의 1인자가 될 재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군 복무로 인해 만 10년의 기승경력을 채우지 못해 올해 영예기수 신청은 포기했지만 그만큼 광속으로 500승에 이어 700승을 넘보고 있는 1등 기수라 할 수 있겠다.
조경호 기수와 문세영 기수 모두 한 주에 5승 이상 거두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빠르면 3월을 넘기기 전에, 늦어도 4월 중으로는 700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동기간의 치열한 다승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라이벌이 있기에 나태해지지 않고 계속 정진할 수 있는 것이기에 이들 두 기수가 우리 시대의 영원한 라이벌로 과천벌을 든든하게 지켜주기를 바래본다.
김지영 기자 olympus77@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