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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 10경주, 스포츠 동아배로 펼쳐졌던 국산 1군 경주(1900M 핸디캡)는 경마 팬들의 함성과 탄식으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던 경주였다. 쌍승식 400.6배, 복승식 169.7배로 최근 1군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초고배당이 연출되었던 것. 이변의 주인공은 ‘루비퀸’(4세암, 문정균 기수, 31조 김효섭 조교사)이었다.
이변의 시작은 당일 주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극단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선행 주로였고 일단 선행에 나섰던 마필들은 기대 이상으로 버티면서 이변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던 하루였다. 그렇다면 선행 마필이었던 ‘루비퀸’에게도 관심을 가져볼 만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한데 이렇듯 초고배당이 연출되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 중 첫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기라성’이라는 걸출한 선행 마필의 존재였다. 3번 게이트를 배정받았던 ‘기라성’의 선행 가능성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게다가 그 뒤를 따를 1번 ‘천운’의 존재감도 한 몫 했다. 당일 압도적인 인기 1위 마필(단승식 1.6배 연승식 1.1배)이었던 ‘천운’ 역시 기본 순발력에서 밀리지 않는데다 선입력이 뛰어나 오히려 당일과 같은 주로에서라면 더욱 믿음이 가는 축마였다.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루비퀸’이 승군전이었다는 점이다. 한층 강해진 상대들을 만났고 통계상으로도 1군 승군전에서 바로 입상을 거둘 수 있는 마필은 몇 두 없는 것이 과천 경마의 현실이었기 때문에 ‘루비퀸’에게 쏠리는 관심이 덜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록 비인기권 마필로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루비퀸’의 기본 전력이 폄하돼서는 안 될 것이다. 선행을 나서면 한 발 더 쓰는 선행마 특유의 장점을 갖고 있는데다 2군에서 이미 따라가는 전개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전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편성과 컨디션이 맞는다면 언제든지 입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마필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1군 강자로 급부상한 ‘루비퀸’의 앞으로의 성장세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김지영 기자 olympus77@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