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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생산농가의 편법 방지 등 개선 필요
어느덧 경주마생산계에도 로또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30∼40억원에 달하는 고가 씨수말과의 교배권이 생산자에게 높은 이익을 보장하는 로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경주마 생산은 그동안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지만, 바탕에는 바로 마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가의 씨수말을 수입하여 무상 교배를 실시하고, 수의 지원과 생산기술 지원 등을 통해 국내 경주마 생산의 초석을 다져왔다.
외국의 경우 삼관경주를 비롯한 큰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주마에 대한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바로 생산환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름난 씨수말인 경주에는 많게는 수억 원에까지 이르는 교배료를 자랑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열악한 생산농가의 환경으로 인해 마사회가 국내 마필생산의 질적 향상과 원활한 생산체계의 조기정착을 위하여 고가의 씨수말을 사들여 국내 말 생산 농가들의 엄선된 암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배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생산농가의 암말들이 마사회가 제공하는 우수한 혈통의 씨수말과 교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다보니 일부 농가에서 편법을 써서 마사회 씨수말과의 교배권을 늘리는 사례가 발생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생산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목장에서 직원이나 친족 등의 명의를 빌려서 여러 이름의 목장으로 나누어 놓거나, 씨암말들은 한목장에서 관리하는데 여러 목장의 이름으로 나누기도 하고, 개인 농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농업 법인을 만들어서 목장등록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목장이 20∼4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편법은 등록 농가제의 맹점인 토지 12,000평과 5두의 씨암말 그리고 약간의 마방이라는 조건을 악용한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획득한 교배권을 타인에게서 위탁받은 씨암말로 무상교배를 신청해 교배권 사용료를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마사회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경주마생산을 마사회에서 생산농가로 주도권을 넘긴다는 정책변화를 밝히고, 소수의 고가 씨수말만을 도입해 국내 경주마의 질적 향상을 추진할 계획임을 알렸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경주마생산농가 대부분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외국과의 경쟁력은 전무하다는 평가다. 아직은 마사회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보다 생산농가들의 빠른 자생력 확보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과연 어떤 변화가 필요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