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장내 아나운서(애칭:마나운서) 탄생 기대
이색 직업에 높은 관심, 끼와 적성 맞아야.

과천 서울경마공원의 다양하고 색다른 직업 중에 경마중계 아나운서를 빼놓을 수 없다. 일명 ‘마(馬)나운서’로도 알려진 장내 아나운서는 현재 단 2명.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경마공원에서 펼쳐지는 경마 중계방송이다. 이들은 출발부터 결승선 골인 할 때까지의 매순간을 1초도 쉬지 않고 관중에게 실황해설방송을 하는 수다를 떨어야 먹고사는 이색 직업인들이다.
경마를 즐기는 관중들은 어쩔 수 없이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웃기도 울기도 해야한다. 자기가 선택한 말이 우승하기를 기대하는 수많은 관중들에게 그야말로 1-2분 남짓한 짧은 순간에 함성의 열광과 아쉬움의 탄식을 함께 만들어내는 경마중계 아나운서는 경마의 흥미를 돋구는데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우리나라의 경마중계 아나운서의 계보는 자료로 남아 있지 않다. 오직 말로 전해지는 전설로만 남아 있다고 한다. 한국경마의 역사는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경마장의 중계를 담당했던 아나운서는 일본인이 전담했다고 한다. 해방 후 다양한 인물들이 경마장의 아나운서 부스를 거쳐갔지만 경마장을 거쳐간 여러 아나운서들은 명성보단 음성을 남겼다고 한다. 이유는 말 뛰는 그림에 중계 멘트만 깔리기 때문.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해 한국마사회 제주 목장사업처 책임자로 근무하는 김선덕(55) 전 아나운서는 특유의 낮은 음으로 흥미를 배가시키는 빠른 중계로 뚝섬에서 명아나운서로 명성 아닌 음성(?)을 날린 적이 있고 지금도 그의 중계에 향수를 느끼는 올드팬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마사회 홍보실장으로 있는 조정기(47) 전 아나운서. 그는 발음과 발성 훈련이 잘된 보다 정확한 방송으로 인기를 모았는데, 특히 맑은 음색으로 여성팬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직도 방송에 끼가 살아있어 중요한 해설방송이나 행사 사회를 도맡다시피 한다.
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경준(42) 아나운서. 뚝섬 경마시절 위의 두사람으로부터 장점을 골고루 취사 선택해 스피드에 힘이 실린 나름대로 개발한 자기만의 독특한 중계 스타일을 자랑한다. 아직도 새로운 중계기법 연구에 골몰하고 있는 그는 얼굴도 미남이라 욕인지 칭찬인지 일명 ‘비디오 아나운서’로 통한다.
현역 막내 아나운서 김종덕(34)씨는 자칭 샤킬 종덕으로 농구를 광적으로 좋아한다. 경마 아나운서 입사 면접시험 때 농구중계 시연을 그럴듯하게 중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 그의 중계 스타일은 데뷔 초에는 선배 아나운서의 실력에 가린듯 했으나, 지금은 빠르고 정확한 방송으로 자기만의 음색을 내는 인정받는 중견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끝으로 내년에 경마중계 아나운서 계보를 이을 2002년도 막내 경마중계 아나운서는 누가 될까?
한국마사회는 올해 신입사원 모집 시 경마중계 아나운서 1명도 모집한다고 한다. 현역 아나운서들이 바라는 신입 아나운서의 자격은 ‘끼+노력+재능+성실+유머’다. 아나운서에 관심있고 이색직업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은 한번 응시해 볼만하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